“당신이 누구든 어떤 환경에서 어떤 어른, 어떤 선생님한테 무엇을 배우고 경험했느냐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집니다. 사진을 읽는 능력도 여러분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겁니다.”<한겨레> 사진팀 곽윤섭 선임기자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저널리즘특강’에서 영상 메시지는 ‘알고 있는 만큼 볼 수 있고, 읽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주얼 일리터러시, 곧 ‘시각 문맹과 저널리즘’을 주제로 시작한 특강에서 곽 기자는 라슬로 모호이너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초·중·고 미술 시간 이후 일반인들은 문자 아닌 시각 이미지를 배우는 횟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크게 세 띠로 둘러싸인 섬이다. 해안선을 따라 섬을 도는 해안일주도로(지방도 1132호), 그 안쪽으로 해발 200~400m 중턱을 도는 중산간도로(지방도 1136호), 섬의 가장 안쪽 한라산을 둘러싸고 도는 지방도(1115, 1139, 1131호)가 세 바퀴 환상일주도로를 형성한다.해안일주도로는 해안선을 따라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를 거쳐 다시 제주시로 돌아오는 177.8km 최외곽도로다. 일제가 식민지화 수단으로 건설해 해방 후 단계적으로 전 구간이 완성됐다. 애초 국도12호선이라 불렸으나 제주도가 특별자
문화제국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성찰해야한류가 거세지면 반작용도 인다. 일본의 혐한류, 중국의 반한류 현상이 그것이다. 대중문화 스타들을 통해 화려하게 꽃피운 한류가 그동안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성찰이 나오면서 한류를 만들어준 국가들과 함께 문화발전을 이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 방안으로 국가간 쌍방향 문화교류 형태인 ‘착한 한류’가 제시됐다. 시인이기도 한 김용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에서 이런 화두를 던졌다.김 원장이 한류의 과제로 ‘착한 한류’를 꼽은 이유는 성장세가 빠른 한류의
제주도는 머리와 꼬리가 있는 섬이다. 서쪽 끝에 있는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頭毛里)가 섬의 머리라면, 동쪽 끝에 있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終達里)는 꼬리다. ‘마지막으로 다다르는 마을’인 종달리는 가로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 모양이 꼬리처럼 보인다. 이곳 사람들은 ‘땅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제주도의 꼬리 종달리 포구길게 뻗은 종달리 바닷가 쪽 끝머리에는 해발 165m 지미봉(地尾峰)이 있다. 지미봉에 오르면 동쪽으로 종달리 포구가 한눈에 들어 온다. 종달리는 일제강점기에 제주도내 최대 소금 생산지였다. 그래서 소금을 생산하는 이곳
‘제주어의 미래’가 된 합창단원들제주시 옛 제주대학병원에 자리잡은 ‘예술공간 이아’ 지하 연습실에는 주말마다 제주 문화를 제주 언어로 노래하는 어린이들이 온다. 4년 전인 2015년 9월에 창단한 ‘어린이 문화외교관’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이다. 만 7~13세로 구성된 이들은 제주어로 해녀문화, 4.3 등 제주 문화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제주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가 알려주면 돼요. 중요하고 사라지면 안 되는 소중한 언어니까요. 친구한테도, 서울에서 놀러 온 어른에게도 제가 노래로 알려줄 거예요.”지난달 28일
우리는 만나 보지도 않고 겪어보지도 않은 채 상대를 혐오하는 때가 있다. 젠더, 인종, 난민 등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각종 혐오의 뿌리가 그렇다. 사회 구조가 아닌 자신과 비슷하거나 나약한 이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수평폭력은 인종차별과 식민주의에 맞서 싸운 프란츠 파농의 개념이다. 식민지 시기 알제리 민중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 죽이고 죽였다. 아이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더 이상 외상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렀다.인간은 수직폭력의 피해를 크게 입을수록 수평폭력 유혹에 빠진다고 한다. 알제리 민중을 곤궁한 처지로 몰아
“장발장은행 설립은 한국사회가 ‘불공정하다’는 것에서 시작됐죠. 한국사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굉장히 무관심하고, 심지어 국가조차도 아주 냉혹해요. 참 불평등한 사회예요.”군사정권의 탄압을 피해 망명객으로 살아가는 삶을 담은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1995)>로 잘 알려진 홍세화(73) 작가가 ‘은행장’이 되어 동분서주하고 있다. 벌금을 못내 구치소·교도소에서 노역을 해야 할 처지인 생계형 범죄자들에게 벌금 낼 돈을 빌려주는 장발장은행이 그의 일터다. 지난 6월 5일 서울 마포구 ‘소박한 자유인’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고 지난 1
지난 2016년, 20대 여성이 만취 상태에서 역주행으로 운전하다 노부부가 몰던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 피해자 중 남편은 후유증 치료를 받다 숨졌고, 부인은 평생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살게 됐다. 가해자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고 풀려난다. ‘양평 아우디 음주 역주행’ 사고다. 사건 후에도 대형식당을 운영하며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가해자에 분노한 시민들은 ‘나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식당 불매운동을 벌여 법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처벌을 대신했다.최근 심신미약자 성범죄 같은 흉악범죄가 국민감정에 들어맞지 않
“공원에서 만난 큰 개 한 마리가 나에게 꼬리를 치며 달려오는데, 나를 위협하려고 하는 건지, 친구를 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워싱턴포스트>는 유튜브의 등장을 이렇게 비유합니다.”디지털 환경이 변하고 있다. 모바일로 손안에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애플이 혁신을 내걸고 아이폰을 시장에 내놓은 지 10여년. ‘모바일 퍼스트’ ‘디지털 퍼스트’ ‘AI 퍼스트’로 진화하는 미디어 환경은 지상파 시장과 올드미디어를 무너뜨리며 모바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었다. ‘기획된 콘텐츠’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편리함은 인간을 불편함에서 해방시켰다. 그러나 인간의 편리함으로 생태계는 불편해졌다. 수난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3월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제주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을 부검했다. 거북의 몸 속은 해양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바다거북이 해파리나 해초로 착각해 삼키면 소화불량이나 장천공 등이 발생해 폐사에 이른다. 매년 적어도 만 마리 이상 바닷새와 십만 마리의 상어, 돌고래 등이 해양 쓰레기를 먹고 죽어간다. 전문가들은 짧게는 2050년, 멀게는 2100년이면 지구 생물의 절반이 멸종할 것이
지난 3월 29일 하루, 신생아 3명이 버려진 채 발견됐다. 한 아이는 저체온증 상태로 구조됐지만, 다른 두 아이는 발견됐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사건은 같은 날 각기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 여성이 아이를 낳은 직후 버렸다는 점은 같았다.이날 앞다투어 전달된 언론 보도의 핵심어는 ‘비정한 엄마’ ‘버려진 아이 숨져 안타까워’ ‘비밀출산법•베이비 박스 찬반 논란’이었다. 현행법은 ‘영아유기’ 책임을 엄마에게 묻는다. 형법 272조는 영아를 유기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7년 가을, 홍콩에 갔다. 공항에서부터 여행 내내 귓가에 맴돌던 기계음을 잊을 수가 없다. ‘뚜뚜뚜뚜.’ 에스컬레이터나 횡단보도, 승차권 발매기 근처만 가면 어김없이 쩌렁쩌렁 이 소리가 울렸다. 가만 보니 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신호였다. 그때부터였을까? 거리에 이동약자를 태우는 데 시간 지체를 주저하지 않은 버스, 휠체어를 밀어주는 사람, 앞이 보이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주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몸이 불편하지 않은 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 모두에게 거리의 요란한
시즌제 도입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호흡이 짧아지면서 많은 웹 콘텐츠가 방송 프로그램으로 편성되고 있다. 웹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유튜버도 함께 브라운관으로 편입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던 스타들이 웹으로 진출해 단독 채널을 열고 있다. 예능 시장에서 웹과 브라운관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다각화한 플랫폼과 방송 채널 수 증가가 원인이다. JTBC는 유명 유튜버들의 방송 제작기와 일상을 담은 ‘랜선라이프’를 새로 올렸다. 대도서관, 윰댕, 벤쯔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TV로 진출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아나바다’ 캠페인이 호응을 얻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절약과 재활용 운동이었다. 이 운동이 최근 새로운 의미로 다시 등장했다. 자주 쓰지 않는 공구나 차량, 주거와 사무 공간, 경험과 지식까지 나눈다는 ‘신(新) 아나바다 운동’, 즉 공유경제다.과거의 아나바다가 자원을 아껴 쓰자는 목적이 강했다면 공유경제는 공급자에게 새로운 이익의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싸고 편리한 대안을 제공하면서 교통체증 해소나 환경개선 등의 사회문제 해결까지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백혈병 등 반도체사업장 질환에 관한 지원 보상 문제를 매듭짓고 두 손을 맞잡았다. 노동자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이다. 자기 사업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려 숨진 노동자를 오랫동안 외면한 삼성, 사업장을 안전하게 관리·감독할 책임이 없다며 가난한 노동자들을 보듬어주지 않은 국가(근로복지공단), 그리고 피해자. 이 3자간 분쟁은 처음부터 보편적 가치를 향했다면 조금 더 빨리 합의를 이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맞닿아 이야기를 나누고 뒤늦은 사
‘국가가 우리를 버렸다.’ 고 김범석 소방관의 아버지 김정남씨는 지난 9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2014년 서른한 살에 혈관육종암이라는 희소병으로 숨진 아들의 ‘공무상 상해’(공상)를 입증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진행하며 국가에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국가는 김 소방관에게 ‘위험직 공무원’이라는 칭호를 붙여 희생을 요구했지만, 공상의 책임은 회피했다. 현대의학도 밝히지 못하고 있는 희소병에 관해 피해자인 유족이 인과관계를 밝히도록 뒀기 때문이다. 1심은 증거부족으로 기각된다. 진실을 외면한 채 수집한 증거만으로 판결을 내렸
최근 도시재생 붐이 일면서 낡은 집과 담벼락이 많은 마을들이 벽화로 마을을 꾸미는 데 재미를 붙였다. 골목길 담벼락에 그림 몇 점 그려 넣었을 뿐인데, 삭막했던 분위기가 포근한 느낌으로 변했다. 서울시 동대문 인근 이화벽화마을과 경남 통영시 동피랑마을이 대표적이다. 이 마을들은 한때 평범한 산동네에 불과했지만, 벽화마을이 된 뒤로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로봇이요? 사람이 그린 줄만 알았어요”지금까지 벽화골목은 장애인, 예술인, 자원봉사단체,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