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방송인 유병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엄마 아빠는 PC충!!’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그의 영상에는 ‘PC함’ 곧 ‘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함’을 강요하는 부모가 나온다. 이 부모는 다이어트 하는 딸의 애인을 비만 혐오자로 규정하고, 백인 남성인 그가 흑인이면 좋겠다고 말한다. 인종 차별에 반대하고,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정치적 올바름이 성급한 태도와 만난 ‘과도한 PC함’을 비꼰 것이다. 3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 댓글 창에는 환호성이 가득하다.하지만 나는 영상을 보고 고개를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이 주관하는 열네 번째 ‘인문주간’이 29일 충북 제천 세명대 민송도서관 라운지에서 개회식을 하고 ‘클래식과 함께하는 북콘서트’ 등을 열었다. 북콘서트에는 <달콤한 나의 도시> <너는 모른다>등을 펴낸 소설가 정이현이 초대됐다. 이번 인문주간은 ‘갈등을 넘어, 화해와 상생으로’라는 주제로 열린다. 26일 ‘다문화가족 한국역사문화체험’ 행사를 시작으로 11월 3일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예술기행’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에 관한 사회적 요구를 수렴하는 포럼, 전시, 연주회 등의 17개 행사가 준비돼있다. ‘인문 주간’은
미끈하게 치솟은 유리건물들 사이로 촬영 장비를 실은 트럭과 중계 차량이 오가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 방송가. ‘온에어(방송 중)’를 알리는 조명처럼 불빛이 명멸하는 이 거리 한 편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1월 24일, 한 청년의 생일에 맞춰 문을 연 이곳은 방송업계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권익을 지키는 전초기지다. 20여년간 사회단체와 노동조합 등에서 일했던 진재연 사무국장(42)이 살림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9일 이 센터 사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하고 25일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26년간 대학로에서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을 지켜 온 책방 일꾼 은종복, 그가 책방을 정리하는 마지막 한 달을 통해 시대의 사라짐을 담았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 본 기억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편집 : 정재원 기자
“너네 아빠는 말이 안 통해.” 엄마가 부엌에서 말했다. 아빠가 또 밥을 한 솥 가득 해두고 나간 모양이다. 아빠는 요리를 좋아하지만 양 조절에 늘 실패한다. 문득 며칠 전 본 유튜브 영상이 생각난다. 대화가 안 통하는 국제 커플의 데이트 브이로그(Vlog)다. 서로의 언어는 물론 영어도 모르는 연인은 눈빛과 짧은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40여년간 함께 산 부모의 불통과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불통 같은 소통’은 무엇이 같고 다를까? 사랑에서 ‘말’은 얼마나 중요한가?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저서 <몰락의 에티카>에서 사
“제주여성영화제는 제주 영화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영화를 통해 문화다양성을 확보하고 소수자 입장에서 인권 지평을 확장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제주여성영화제 20주년을 맞아 28일 제주 메가박스에서 열린 집담회에서 김정숙 홍보대사는 제주여성영화제 의의를 이렇게 강조했다. 윤홍경숙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발제를 맡고, 강유가람 감독,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정숙 제주여성영화제 홍보대사, 이민경 제주여성영화제 기획팀, 고미 <제민일보> 기자가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회는 ‘제주여성영화제 2
부동산에 따라 사회적 신분 결정되는 사회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성공적인 농지개혁을 이뤄냈던 나라가 어쩌다 '부동산 공화국'이 되었을까? '부동산 공화국'에서 땅은 서민들의 삶을 옥죄는 것에서 나아가 기업들의 '기업가 정신'마저 감퇴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우리 사회의 소득불평등을 가속화하는 요인이지만, 정부는 마땅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에서 "한국에서는 부동산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얼마나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군산 금강하굿둑 진포 대첩 기념탑전라북도 장수군 소백산맥에서 발원한 금강은 401km를 흐르며 전라북도와 충청남북도를 풍요롭게 적신다. 이어 충청남도 서천과 전라북도 군산의 경계를 이루며 서해로 흘러든다. 금강이 서해 군산만 앞바다에 이르는 지점에 1990년 군산과 서천을 잇는 둑을 쌓았다. 금강하굿둑이라 부른다. 둑 남쪽에 조성된 군산 시민공원이 푸근하게 탐방객을 맞아준다. 공원 한가운데 높이 솟은 탑으로 가보니 좀 특이하다. 흰 탑 아랫부분에는 장수와 병졸들 조각, 탑 꼭대기에는 큼직한 화포의 몸통, 즉 포신을 올려놨다. 장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자들 일체 출입을 못하게 하고 저랑 독대를 했는데, (자신은) 한 마디도 안 한 채 옆에 있던 조윤선 대변인이 질문도 대신하고 제 물음에 대답도 대신했어요. 저는 상당히 참 기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아무리 군사력과 경제력이 막강해도 문화예술이 낙후되면 만년 후진국이라고 말했죠. 나중에 조 대변인이 ‘대통령 수락연설에 선생님 말씀을 넣었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리고 대통령 된 다음에 저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더라고요. 허허허.”<벽오금학도> <칼> 등을 쓴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트위터계 대통령
양극화 사회는 지역격차를 넘어 지역소멸 문제로 연결될 정도로 농촌지역에 특히 타격이 크다. 이에 따라 농민도 취약계층으로 보고 농민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올 6월부터 해남에서는 농민기본소득제가 시작됐다. 전체 농가에 지급하는 건 최초다. 조건 없이 월 5만원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관한 사회적 보상의 물꼬가 소액이나마 처음 열린 것이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기본소득 논의가 뜨거워진 배경에는 한국의 극심한 양극화 사회가 있다. 제한된 지역과 특정 계층을 대상
“웹툰(인터넷만화) 작가들도 굉장히 유행에 민감하죠. 인기작 (만들려고) 어떻게 하면 댓글을 많이 받을 수 있는가 (경쟁하죠). 그러니까 심지어 얘기하자면 ‘악플(악성댓글)’이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는 거잖아요. 웹툰 사이트에서는 조회수 순서대로 광고료가 나오고, 그런 식으로 인기 순위가 짜여 버리잖아요. 이건 정말 위험한 거죠. 그러니까 (조회수 기준으로) 인기 있는 만화가 좋은 만화가 된다는 거, 다양성이라는 게 실종되어 버리잖아요.”‘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꼽히는 <공포의 외인구단>을 그린 이현세(63) 세종대 만화애니
영화 ‘파밍보이즈’에는 농부가 꿈인 세 청년이 나온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농업 공동체를 견학한 뒤, 세계의 농장을 보고 싶다는 꿈을 꾼다. 6개월간 호주에서 ‘쓰리잡’을 뛰고 1500만원을 손에 쥔 뒤, 본격적인 농업세계일주를 시작한다. 2년간 셋의 세계여행경비로는 적지만, 우프(WWOOF)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농사일을 배우는 동시에 여행까지 할 수 있다. 영화는 호주와 유럽 5개국의 유기농농장과 농업공동체, 농업교육기관을 방문하는 세 청년의 여정을 보여준다.한국 청년 현실에서 출발한 여행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이 영화는
“한국 노동자들이 어떻게 사느냐를 제가 노르웨이 사람한테 이야기하면, 문제는 아무도 제 말을 안 믿는다는 거예요. 그게 인간으로서 가능하냐는 거죠.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집배원들이 하루 15시간씩 일하다 과로사하기도 하죠. 공사장에서는 비계(안전시설)를 잘못 설치해 연간 200여명이 떨어져 죽고요. 그렇게 말하면 믿어주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면 왜 사장이 감옥에 안 가느냐는 거예요.”러시아 출신의 귀화 한국인으로 현재 노르웨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노자(46) 오슬로대 교수가 6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선수’들의 판이 벌어졌다. 나의 몸과 건강에 관한 권리를 배우고, 주장하는 ‘월경 선수’들이 만든 ’축제판’이다. 5월 28일인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지난 25~26일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에서 열린 제2회 월경박람회를 찾았다. 월경박람회는 주식회사 이지앤모어가 주최하고, 서울시, 세이브앤코, 질경이, <여성신문>이 후원한다.이번 박람회는 ‘월경 플레이어를 위한 새 판이 시작된다. Run for YOU, Learn for ME’라는 주제로 열렸다. 박람회 참가자와 월경에 관한 권리를 향상시킨 시민단체 등은 ‘월경 플레이어’라는
“평화(平和)란 입(口)에 쌀(米)이 골고루(平) 들어가는 거더라고요. 음식이 골고루 나눠지지 않고는 평화가 없는 거죠. 인도주의 입장에서 제발 밥을 나눕시다. 엄마들이 자식들 군대 보내잖아요. ‘밥퍼 앞치마 입고 남한 병사뿐 아니라 북한 병사도 밥해줍시다’ 하면요, 엄마들이 다 웁디다, 울어. 통일운동은 저렇게 고위정책 입안하는, 두뇌싸움 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서, 밑바닥에서 엄마들이 학생들이 뜨거운 마음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노숙인과 저소득층을 위해 30여년간 무료배식과 의료구호에 앞장서 온
늙으신 어머니 나에게이 노래 가르쳐 주실 때,두 눈에 눈물이 곱게 맺혔었네.이제 내 어린 딸에게이 노래 들려주노라니그을린 두 뺨 위에 아 한없이눈물 흘러내리네.드보르작이 어린 두 딸을 차례로 떠나 보낸 뒤 작곡한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의 가사다. 그는 첫 딸이 죽었을 때 성모 마리아에게 매달렸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바라보는 마리아의 찢어지는 슬픔을 함께하며 위안을 구했다. 1년 반 뒤, 둘째 딸이 죽자 이번엔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유아 사망이 흔하던 시절, 드보르작은 캄캄한 절망 속에서 따뜻한 어머니를 회상하며 슬픔을
“우리나라는 오염물질을 줄이는데 예산을 쓰는 게 아니고 피하거나 임시로 모면하는 데 쓰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마스크 배포나 인공강우 실험 등은 ‘보여주기’에 불과하고 국민 건강과 환경을 오히려 해롭게 할 수 있습니다.”30여 년간 미세먼지를 연구해온 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장재연(61)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25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혔다.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인 장 대표는 1986년 미세먼지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쓴 이후 대기오염, 수돗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