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7주년을 앞두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현지 방사성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근 마을의 오염도가 줄지 않았고 일부 지역은 방사성 준위가 전년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원전 인근의 방사성 오염은 이번 세기말 혹은 22세기까지 지속될 정도로 심각하다”며 “일본 정부는 피해 지역 주민을 성급하게 귀환시키는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전문가팀 ‘지속되고 있는 재난’ 확인그린피스가 1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표한 <후쿠시마를 돌아보며: 7년간 지속되고 있는 재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
img { cursor:hand;}어린이날 공휴일이었던 지난 5월 5일 오후 4시쯤, 하얀색 중형 승용차 한 대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경주 시내 첨성대 부근에서 약 10킬로미터(km) 떨어진 현곡면 가정리 구미산 계곡으로 달렸다.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48) 교수. 그는 학부생인 두 제자와 함께 공터에서 내린 뒤 차 트렁크에서 삽, 호미 등 연장과 방수비닐을 꺼내 들고 군데군데 잡초가 무릎까지 올라오는 풀밭으로 들어갔다.비 오는 날 구미산 계곡으로 달린 이유는작업복 소매를 걷어붙인 두 남학생이 장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가고 세월호는 항구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사건의 귀결이 아니라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구조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였다. 특히 두 사건을 둘러싼 분열과 대립은 한국인들이 더 이상 같은 공동체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힘들다는 절망감마저 안겨주었다. 해방 이래 사상적, 계층적, 세대 간 균열이 메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세월호 참사는 한국인의 위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현대산업사회는 진보와 발전이라는 장밋빛 약속을 했지만 고위험사회로 가는 첩경이기도 했음을 드러냈다.
지난 3월 11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6주기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 삼아 만든 정책이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다. 친환경·분산형 에너지 확대가 목표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지난 2월 23일 서울에너지공사를 출범시켰다. 박진섭(53)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53)을 만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구상을 들어봤다. 도쿄에서도 관심 갖는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초대 사장이라는 책무를 맡게 돼 영광스럽고 구상해왔던 일을 실현해볼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설레면서도, 3년 임기 안에 기초를 다져놔야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일까요?” 심보선 시인이 ‘예술과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이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이라고 대답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이어서 “소통할 때 사람 간에 무엇이 오가는지”를 물었다. “메시지”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을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저도 커뮤니케이션을 다자 간 메시지가 오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메시지를 수신하지 못하거나 중간에서 왜곡이 일어나면 실패한 커뮤니케이
시장도 공정할 수 있을까?“지구 위에 먹을 게 없어 굶주리는 절대 빈곤자가 12억 명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남반구에 있는 저개발국가 농민들이에요. 1년에 4개월은 먹을 게 없어요. 농민들이 생산하는데 왜 굶는지 의아하죠? 굶을 수밖에 없는 구조와 시스템이 있는 겁니다. 일례로 커피 생산 농민이 3천 500만 명입니다. 커피 매출은 연간 7천 500조 정도이고요. 그렇다면 커피 농민에게는 몇 %가 돌아갈까요? 불과 3%에 그칩니다. 절반 이상이 커피 5대 메이저 기업의 수익이에요. 생산자에게 가격을 제대로 주면, 대부분의 빈곤이 해소
가시리마을이 공동목장을 보존한 이유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510가구가 모여 사는 중산간 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넓게 펼쳐진 목장에 한가로이 서 있는 풍력발전기가 환영 인사를 건넨다. 가시리마을은 제주도가 ‘2030 제주 탄소제로 섬(Carbon Free Island)’ 전략의 하나로 추진 중인 국산화풍력발전 실용화사업 추진 대상지역으로 선정됐다. 이 전략은 제주의 육상과 바다에서 생산된 풍력으로 2030년까지 제주전력 수요의 100%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가시리는 마을 안쪽 주거지가 아닌 공동목장지역에 지난 2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뇌물죄 적용에 한 발 더 다가선 상황이다. 국민의 관심이 탄핵안 인용 이후의 고민으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가 거세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국회로 분산하는 것을 골자로 개헌논의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하지만, 권력구조만 바꾸는 개헌은 권력을 대통령에서 국회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 또한 만만치 않다.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8
문형표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특검에 구속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에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물론 특검은 그 부당한 지시의 정점에 청와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있을 것으로 보고 칼끝을 겨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그 내용을 알고 최순실 일가에 대한 지원을 지시한 것으로,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퍼즐을 맞춰간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조만간 특검 수사로 밝혀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은 잘못된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1인당 연평균 소득 증가율 6%에 육박하는 고도성장을 이뤘던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권력형 비리에 분노해 생업을 뒤로한 채 매주 광장을 찾는다. 국민소득 3만달러를 바라보는 한국 국민은 왜 행복하지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고 국회가 개헌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 정치는 전환의 기회를 맞았다. 정치만이 아니다. 경제 역시 새로운 전환의 길을 모색할 시점이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초청으로 서대문구
서울광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서울시NPO지원센터. 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폐지 줍는 어르신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라는 주제로 ‘여기는 시민 시장실’이 진행됐다. 같은 주제로 이날 광진구, 동작구, 성북구, 중랑구 4개 지역에서도 의제 토론이 동시에 이뤄졌다. 페이스북 생중계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과 공유하는 방식이었다.“폐지 줍는 노인 서울 25만여 명, 전국 170만여 명”“일하는 노인의 경우 우울증이 나타나는 비율이 18.7%, 일하지 않는 노인의 경우 우울증 비율이 33%”라며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은 밤에 살아난다. 청과직판상인은 새벽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납품업자들은 아침 영업시간 전에 새벽시장을 찾는다. 상인들은 납품업자들보다 먼저 시장에 나가 채소와 과일의 신선도를 살핀다. 그들의 일과는 다음 날 오전 11시쯤에야 끝난다. 집으로 돌아가 잠만 자고 오후에 나와 다시 장사를 준비한다. 지난 9월 29일 아침 9시. 녹색 조끼를 입은 300여 명 가락시장 청과직판상인들이 서울 송파여성문화회관 6층 대강당에 모여들었다.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
지난 6월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국민투표가 시행된 것을 계기로 각국에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스위스의 기본소득 도입안은 76.7%의 반대로 부결됐지만, 핀란드가 시범도입을 결정하는 등 진지한 접근을 하는 나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회에 의석을 갖지 못한 녹색당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 소득불평등 해소와 탈핵에너지전환 등 진보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녹색당의 하승수(48)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난 5월 19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
애물단지 자연조건이 보물단지로, 남해 ‘다랭이마을’45도에서 70도에 이르는 산비탈에 108개 층층 계단과 680여개 논이 펼쳐진다. 남해군 홍현리 가천마을, 일명 ‘다랭이마을’은 설흘산 자락 층층이 다랭이논을 만들어 농사짓고 살았다. 논은 3평부터 300평까지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다. 쓰고 다니는 삿갓 밑에 한 배미의 논이 있었다는 데서 ‘삿갓배미 논’이라 불리는 조그마한 논에는 산자락에 힘겨운 삶을 일군 어머니들의 노고가 담겼다. 바다가 인접해 있지만 파도가 높아 어업도 불가능했던 터라 산을 한 땀 한 땀 일궈 농사지어야 했다
참사의 시각에 떠난 답사여행시청역 3번 출구 앞, 이른 새벽부터 20여 명이 모여 버스를 기다린다. 옷차림으로는 여행객이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엄마와 함께 온 이성준(12)군은 “엄마가 시간이 지나면 세월호가 점점 잊혀질 거라 해 기억에 남기려고 답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답사단 버스가 안산으로 출발하자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교수는 기록학자이자 사단법인 국가기록연구원 원장이다. 그는 공공기록법과 대통령기록법 제정을 주도했고 일상과 사회현상을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누가 맞고 틀리는지 판단하기보다는 날것 그대로를 보여준다. 속 시원한 답을 주기보다는 의문을 던진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하기보다는 2014년 4월 16일 '그날'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세월호 재판 기록 15만쪽과 3TB 분량의 동영상을 토대로 697쪽의 책을 쓴 사람들, 그중 한 사람인 박다영(28)씨를 지난 1일 재단법인 '진실의 힘' 사무실 앞 작은 카페에서 만났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출신이기도 한 그는 후배들에게 '누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