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 몇 번은 의림지에 오게 된다. 봄에는 의림지와 붙어 있는 솔밭공원에서 그림대회에 참가하고, 여름에는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의림지를 찾는다. 가을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오리배를 타는가 하면, 겨울에는 의림지에서 썰매를 타거나 빙어낚시를 해보기도 한다.학교 수업에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저수지는 제천 의림지,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라고 배운다. 그중 의림지는 현재까지 유일하게 논밭에 물 대는 기능이 살아있는 저수지다. 제천에서 의림지는 어떤 구실을 할까? 역사가 길어 흔적도 많이 남았다. 지난달 18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은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2021 저널리즘 주간’ 행사를 연다. 언론과 시민의 소통 공간을 지향하는 저널리즘 축제다. 기존 국제 행사였던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에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추가해 지난해부터 저널리즘 주간으로 확대·개편했다. 올해 저널리즘 주간은 ‘다시, 저널리즘'(Re; journalism)을 주제로 진행된다. 재단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언론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가고픈 바람을 담았다”라고 밝
디지털 혁명이 미디어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오랫동안 신문과 방송은 광고를 토대로 사업을 영위해왔지만, 디지털 기반 뉴미디어가 성장하면서 광고 사업은 제로섬 게임이 됐다. 이로 인해 신문과 방송이 맞닥뜨린 경영의 위기는 저널리즘의 위기로 이어진다. 좋은 저널리즘을 위한 물적 토대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외국의 주요 언론은 일찌감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 디지털 유료화다. 2011년 3월 <뉴욕타임스>는 독자가 디지털 뉴스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하는 디지털 유료화를 선구적으로 도입했다. 10년간 디지털 전환에 앞장선 결과,
뉴스는 누구를 위한 걸까? 기사를 쓰는 기자? 에디터? 이도 저도 아니면, 언론사에 돈을 벌어주는 언론사주?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뉴스는 독자를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뉴스는 어떻게 써야 할까? 당연히 읽기 쉽게, 재미있게 써야 한다. 지금껏 한국에서 기자는 '쉽게' 쓰라는 교육만 받았지, '재미있게' 쓰는 건 뒷전이었다. 역피라미드 스트레이트는 읽기 쉽고 정보를 전달하는 데 효율적이지만, 읽는 재미는 거의 없다. 갈수록 독자가 기사를 외면하는 이유다.내러티브는 기사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법론이다. 역피라미드는 언제든지
아프가니스탄 재건 과정에서 우리 정부를 도운 현지인들이 ‘미러클’ 작전으로 한국에 오자 환호가 쏟아졌지만, 난민과 이주민을 대하는 국민들의 태도는 전반적으로 냉랭한 게 현실이다.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자’고 제안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욕설 전화가 쏟아진 것이 상징적인 사례다. 최근 대구에서는 지역 주민들 반대로 이슬람사원 건설공사가 중단됐다. 주민들은 이슬람사원이 들어서면 마을이 ‘슬럼(빈곤우범지역)화’하고 치안이 불안해진다며 막아섰다. 대구지역에서 인권운동을 해 온 서창호(48) 활동가는 이런 주민들을 상대로 ‘무슬림을 이웃으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송의달 지음/나남/481쪽/2만8000원1851년 <뉴욕타임스>는 신문사였다. 창간호의 제호는 '뉴-욕 데일리 타임스'(New-York Daily Times)였다. 1896년, 적자에 허덕이며 시장에 매물로 나온 <뉴욕타임스>를 아돌프 옥스가 인수했다. 현재까지 5대에 걸쳐 <뉴욕타임스>를 이끄는 '옥스-설즈버거 가문'의 시작이다.19세기 말 미국은 황색 저널리즘이 횡행했다. 조셉 퓰리처의 <뉴욕 월드>와 월리엄 허스트의 <뉴욕 저널>이 경쟁적으로 흥미 위주의 선정 보도를 일삼았다. 아돌프 옥스는 황색 저널
2018년 말, 크리스 무니 기자는 푸에르토리코와 모하비 사막에서 곤충과 새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연구 논문을 통해 알게 됐다. 두 지역은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뜨거워지면서 생명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 연구는 지구 온도 상승이 불균형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곳은 다른 곳보다 더 빨리 더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의 ‘2℃ 프로젝트’는 여기서 출발했다.그때부터 크리스 무니는 기후변화에 관한 논문을 섭렵했다.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현상을 그는 발견했다. 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
[앵커]충북 제천과 단양, 강원 영월에 있는 시멘트공장과 관련한 주민 피해, 며칠 전에 살펴봤었죠.이들 주민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놓고 몇 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세금을 부과할 거냐, 기금을 조성할 거냐를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건데, 조속한 피해 보상과 환경 개선을 원하는 주민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제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리포트]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지역자원시설세 부과 대상에 시멘트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지역자원시설세는
[앵커]충북과 강원에는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광산이 많아 시멘트 생산 공장이 밀집해 있습니다.한국시멘트협회 자료를 보면, 충북과 강원에 있는 시멘트공장이 전국 시멘트 생산량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그런데 2000년대부터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들은 분진과 악취, 소음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주민들이 주장하는 피해 상황을 최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리포트]충북 단양에 있는 한 시멘트공장입니다.곳곳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굴뚝에서 연기가 나옵니다.공장 입구에는 큰 덤프트럭이 수시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은 다음 달 9일부터 22일까지 후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매년 전기와 후기로 나눠 신입생을 뽑는데, 이번 후기 모집에서는 신입생 5명과 편입생 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의롭고 실력 있는 언론인을 키운다‘는 기치를 내걸고 2008년 개교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은 지난 13년간 주요 신문·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사에 230여 명을 취업시켰다.후기 신입생 모집을 앞둔 지난 24일, 세 사람이 충북 제천 세명대 문화관 어느 연구실에 모여 앉았다. 이들 모두 지난봄 이 학교에 처음 왔다. <한겨레21> 편집장 출신인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충북 제천에 사는 A씨는 어느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살치살 600g을 샀다. 포장지에 적힌 유통기한은 5월 21일이었다. 적어도 일주일 이상 신선할 것이라고 약속된 고기였다. 그날 저녁 시민 A씨는 캠핑장에서 그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한 덩이의 고기를 구워 가위로 자르는 순간, 고기 단면에서 무엇인가 쑥 튀어나왔다”고 A씨는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20일 <단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가늘고 긴 기생충처럼 보이는 이물질이었다”고 말했다. <사진1>은 당시 A씨가 촬영한 것이다.
경쟁에 따른 불안이 꼬리를 문다. 초-중-고에 걸쳐 무한경쟁을 체득한다. 시험 결과에 따라 학생들은 피라미드 건축에 사용된 돌처럼 아랫돌 위에 윗돌이 놓이는 서열 구조 속으로 편입된다. 아래쪽으로 들어가는 학생일수록 압박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점에 있는 학생도 행복하지 않다. 한번 굴러 떨어지면 낙차가 커서 ‘지위 불안’도 크다. <불안>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알랭 드 보통의 책도 원 제목은 <지위 불안>(status anxiety)이다. 사회가 정해 놓은 욕망의 트랙에 들어서지 못하면 존중받지 못한다는 걱정이 일상을 지배한
충북 제천시는 적극적인 인구 유입대책이 없으면 30년 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 가운데 하나다. 작년 5월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위기>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제천시를 포함한 12개 시군구가 새롭게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소멸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인 곳이다. 즉 젊은 여성이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미만일 경우 소멸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제천의 소멸위험지수는 0.457이다. 2020년 5월 기준 전체 228개 기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