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은 이기정 전 YTN 기자를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이 전 기자는 비서관으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YTN 기자로 근무했다. 정부가 하는 일을 감시하던 언론인이 일을 그만두자마자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것이 언론인으로서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런데 지난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서 폴리널리스트를 둘러싼 논란은 역대 모든 정부에서 반복돼왔다.‘폴리널리스트’는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의 결합어로, 언론인 출신으로 정치권으로 바로 옮겨가 활동하는 인물을
얼마 전 스마트폰 속 사진첩을 정리했다. 언제 찍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된 사진들을 많이 지웠다. 그럼에도 한 사진 폴더만은 남겨뒀다.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이다. 일본과 베트남에서 그 나라의 전통 옷 기모노와 아오자이를 입고 찍은 사진,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앳된 얼굴로 웃고 있는 내 모습이 가득했다. 추억이 가득한 사진들이 반가웠다. 흔들린 사진이나 잘 나오지 못한 사진도 있었지만 지울 수 없었다. 언제 다시 그곳에서 찍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사진에 관한 미련을 좀 더
2020년 기준 가해학생 특별교육기관은 7,196개로 확인됐다. 그에 비해 피해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피해자 전담지원 기관은 139개에 불과하다. 피해자 전담지원 기관은 2019년 49개에서 1년 만에 2.8배 늘었다.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 정민재 사무관은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전담지원 기관을 늘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맑음센터 정세미 선생님은 “현재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위한 기관을 보면 피해자 보호와 치유, 회복이 부차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전보다 피해자 전담
충북 제천역에서 500m 정도 걸어가면 미니 기차를 탈 수 있는 철길이 나온다. 이곳은 원래 낡은 철도관사가 들어서 있던 폐허지역이었다. 제천시의 낙후지역이던 영천동이 지난 4월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취재진이 지난 2일 영천동 기차마을을 다녀왔다.아이들 뛰어놀기 좋은 분수가 있는 곳영천동 기차마을에 가면 16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분수대 주변에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수대 주위에 마련된 벤치에는 둥그런 가림막이 달려있어 햇볕을 피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는 갈아입을 옷가지를 갖고
새벽부터 한나절을 지나 밤을 새고 다시 새벽이 올 때까지 24시간 쉴 새 없이 바뀌면서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서울 종로구 종로 5가에서 중구 마장로에 걸쳐 있는 동대문 시장이다. 동대문 시장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인 평화시장은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과 소매상인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사람들이 잠들 시간인 밤 10시경부터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해 소매상인들에게 상품들을 도매로 넘기고 나면 새벽 두 시가 가까워 온다. 이때부터 새벽 세 시까지가 이곳 사람들에게는 점심시간이다. 간단한 식사시간이 지나
삶과 죽음을 동시에 엿볼 수 있을까? 마일리스 드 케랑갈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에서 생명의 득과 실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을 봤다.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열아홉 살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싸고 주변 인물의 심정이 묘사된다.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들이기에 망설이던 부모는 눈물을 흘리며 장기기증을 결심한다. 그 순간 장기이식 수혜자의 부모가 안도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다른 의미의 눈물이 교차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스럽게 기증 여부를 결정하는 기증자 가족의 모습이 애처
옷을 사기 전에 하는 일이 있다. 올해의 색을 찾아보며 트렌드에 맞는 색깔의 옷을 고른다. 색채연구소 팬톤은 ‘일루미네이팅’과 ‘얼티미트 그레이’를 올해의 색으로 꼽았다. 이름이 어렵지만, 노랑과 회색이라는 뜻이다. 팬톤은 노랑을 ‘희망’, 회색을 ‘회복’으로 설명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터널 끝의 빛’이라며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나는 팬톤의 메시지가 ‘환상’이라 생각한다. 팬톤은 두 색상이 짝을 이루면 서로 보완된다며 ‘연대의 중요성’
외적을 막기 위해 흙이나 돌로 높게 쌓아 올리던 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긴 담장 형태의 성(wall)과, 유럽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대저택 형태의 성채(castle)가 그것이다. 동양에서는 거의 모든 성이 특정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긴 담장 형태였던 반면, 중세 유럽에서는 봉건영주나 귀족이 자신이 거주하는 저택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형 성채가 일반적이었다. 한양도성이나 남한산성처럼 담장 형태의 성이 전부인 우리나라에 성채 모양 유럽형 성이 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바닷가에 있는 ‘매미성’이다
'미래'에는 어떤 기술이 우리와 함께할까요?시청자를 미래로 모시는 [퓨처 라이더] 제1화에서는 '미래의 탈것' 시리즈 첫 번째로 수소자동차와 전기자동차에 관해 알아봅니다.왜 수소차와 전기차에 관해 알아봐야 하는지, 둘의 동작 원리는 뭔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등을 친절하게 전해드립니다.퓨처라이더 제1화(기획, 구성 : 방재혁 조한주 김신영 기자, 김대호 PD / 출연 : 방재혁 기자 / 편집 : 김대호 PD / 촬영 : 조한주 기자, 김대호 이성현 이예진 PD / 도움 : 정진명 기자 / 썸네일 : 조한주 기자)편집 : 박두호 기
질병관리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분기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대상에서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을 대하며 일하는 재가요양보호사, 택시기사, 학습지교사 등 밀폐공간 노동자들이 빠져 있거나 후순위로 밀려있어 이들부터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분기 코로나19 접종 대상으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65세 이상 어르신, 학교와 돌봄공간 종사자, 만성질환자, 보건의료인과 사회필수인력 등 5부문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거나 밀폐공간에서 사람들과 마주한 채 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두고 세부적이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언론개혁 6법’(언론중재법 개정안 3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2개, 형법 개정안 1개)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대한 신속하게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당수 언론과 관련 단체들은 현재 발의된 법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언론법학회는 ‘2021 미디어 관련 법률안의 쟁점 연속기획 긴급토론회’를 열어 현재 발의된 법안들에 관한 논의를
코로나 확산과 연말을 맞아 택배물량이 크게 늘어난 작년 12월 29일 오전 일곱 시, 충북 제천시 한 택배회사 집하장. 어둠이 가시지 않은 작업장은 분류작업을 하는 택배기사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삼십명 가까운 기사들이 컨베이어 벨트 양쪽으로 늘어서서 벨트를 타고 흘러오는 택배상자의 주소를 확인해 자기가 담당할 물건을 골라내느라 숨돌릴 틈이 없었다. 분류작업에 4~5시간 ‘공짜 노동’ 제천시 신월동과 주변 지역 배송을 담당하고 있는 하용비(27) 씨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이날 오전 6시 반 집
새해를 열면서 질문하겠습니다. <한겨레> 사우 여러분, 2020년 최대 이슈는 무엇이었습니까? ‘검찰개혁’인가요? 그렇다면 한 번 더 묻겠습니다.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와 검찰을 상징하는 총장, 어느 한 편에서 검찰개혁을 바라보진 않았나요? 지난 1년 동안 법무부와 검찰 수장 간 갈등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언론이 놓친 게 있습니다. 바로 국민입니다. 검찰개혁은 그동안 만연한 자의적 수사와 기소에서 벗어나, 불편부당하고 정의롭게 법을 집행해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정치권이, 이해당사자들이 검찰개혁의 정신과 본질을 벗
“농인(소리를 못 듣는 사람)은 알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비장애인과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생기는 한계죠. 정보의 폭을 넓혀야 농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어집니다. 저는 그 폭을 넓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지난해 8~9월부터 지상파 3사(KBS‧MBC‧SBS)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이 도입된 것을 계기로 한국방송(KBS) 뉴스나인(9시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호(41) 수어통역사의 말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메인뉴스에서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코로나19 생방송 브리핑 등에도 수어통역을 하
종종 청소년도 뉴스 생산 주체가 된다. 바로 허위조작정보 얘기다. 해군특수전단 유튜버 이근 대위에 대해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린 사람 중 중학교 3학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청소년은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콘텐츠 ‘가짜사나이’ 갤러리 관리자였다. 해당 사실은 ‘갤러리 관리자들이 지속적으로 갤러리의 글을 검열해왔다’는 갤러리 부 관리자의 폭로로 드러났다. 그가 폭로한 내용 가운데 갤러리 총 관리자가 중3이라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었다. 갤러리 관리자들이 갤러리 내 긍정적인 글은 삭제하고 부정적인 글만 남겨두는 방식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이후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텀블러 표면에서 기준치의 수백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1년 4개월이 넘도록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텀블러 사용자들이 중금속 중독 등 위험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부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텀블러 표면 중금속 오염 여부 조사 결과 기준치의 최대 884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용기표면에 관한 유해물질 관리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용기 안쪽만 우리 소관”이라며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아 텀블러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