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틱 증상을 보이는 뚜렛 증후군 환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 으! 음!’ 소리를 내는 음성 틱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목을 꺾거나 어깨를 들썩이는 근육 틱도 생겼다. 스트레스로 편두통과 혓바늘이 끊이지 않는다. 학창 시절엔 동급생들에게 욕설을 듣거나 구타를 당했다. 억양이 귀에 거슬린다는 이유였다. 그때 당했던 괴롭힘을 따라 하는 틱이 생겨 종종 상대를 공격한다. 주변에 피해를 주기 싫은 하민 씨는 숨어서 그림을 그린다. 사람들을 위로하는 만화를 그리는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생긴 틱은 밝고 활발한
충남 논산시 부적면 감곡초등학교는 전교생이 60명이 안 됐다. 내 동급생은 8명. 산자락과 강에서 뛰어놀며 감수성을 키웠다. 잠자리와 뱀을 잡고,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걸 관찰했다. 수학여행을 따로 가지 않고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 먹었다. 온종일 학교를 누비다, 운동장 미끄럼틀에 누워 바라본 비취색 하늘을 잊지 못한다.작은 학교에서 나는 글짓기, 상상화 그리기, 고무 동력기 날리기 대회 등 상을 휩쓸었다. 공부도 전학년 1등이었다. 한 반에 8명이 고작이었지만 일등은 일등이니 선생들 사랑을 독차지했다. 어머니는 애들과
“나는 흑산을 자산으로 바꾸어 살려 한다. 흑은 무섭다. 흑산은 여기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친다. 자(玆) 속에는 희미하지만 빛이 있다. 여기를 향해서 다가오는 빛이다.” – 소설 <흑산>, 김훈 영화는 형 정약전과 동생 정약용의 유배 길로 시작한다. 약용과 그 형제들을 아꼈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순조가 즉위하자 노론 벽파는 남인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그들은 남인 시파에 속했던 약용 형제들을 천주교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성리학을 부정하는 사교 집단으로 몰아붙였다. 이미 실권은 수렴청정하는 대왕대비 정순왕후로 넘어갔고
언론에 고개 돌린 독자에게 진주조개 같은 기사를 발굴해 소개해 드립니다. 미디어 비평 시사 토크쇼 [뉴스 복덕방] 제4화에서는 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대안매체, 바로 우리 <단비뉴스> 특별 취재팀이 연속 보도하고 있는 미얀마 민주항쟁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비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이 기획 보도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한국에서 미얀마 민주 항쟁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 청년 인터뷰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기사를 소개한 뒤에는 특별 취재팀의 김정민 기
또 언론사 입사시험에 떨어졌다. 이번엔 술술 잘 풀린다 싶었는데, 마지막에 미끄러졌다. 결과를 보지 않아도 마주친 감독관의 심드렁한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흘러가는 금요일 밤과 마주한 토요일 새벽에 나는 눅눅한 바닥에 딱 붙어 천장만 바라봤다. 인생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현실의 막막함과 캄캄한 밤의 어둠은 하나가 되었다. 깊은 밤 ‘매슬로 욕구’의 아래층으로 걸어간다. ‘꿈이고 뭐고 이제 내 마음대로 살 거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배고픔, 목마름, 배설, 성, 수면 욕망이 나를 꽉 채운다. ‘놀고 싶다, 먹고 싶다, 자고 싶
"내가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 건지 모르겠어."영화 <매드맥스>의 주인공 맥스는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한 시대를 살아간다. 사막 한가운데, 유일한 생존 국가는 악랄한 독재자 임모탄이 지배한다. 그는 식량과 물을 통제하고 시민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킨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시대, 여성 사령관 퓨리오사는 맥스와 함께, 씨앗을 든 여인들을 구출해 전설 속 오아시스를 찾아 떠난다.영화 속, 인류의 최후는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진 한국 사회를 보는 듯하다. 권력자들은 자기 재산과 권한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약자들은 더 약한 자를
언론에 고개 돌린 독자에게 보물 같은 기사를 발굴해 소개해 드립니다. 미디어 비평 리얼 시사 토크쇼 [뉴스 복덕방] 제3화에서는 경남 지역 일간지인 <경남도민일보> 이혜영 기자가 4개의 기획 기사로 나눠 취재해 보도한 작은 학교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비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이 기획 기사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역 내 초등학교들을 살릴 대안으로 나온 '작은 학교'를 다루고 있습니다. 학교와 학부모, 마을 주민이 함께 만드는 작은 학교들의 생존기도 소개하고 있습니다.기사를 소개한 뒤에는 좋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상을 드리는 시간을
언론에 고개 돌린 독자에게, 보물같은 기사를 발굴해 소개해 드립니다.미디어 비평 리얼 시사 토크쇼 [뉴스 복덕방] 제2화에서는 충북 옥천군에서 발행되는 지역 주간 신문인 <옥천신문> 이현경 기자가 1년 넘게 취재해 보도한 태양광 난개발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비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이 기사는 옥천군 안남면과 이원면에서 진행된 태양광 난개발 과정 중에 나온 문제점을 짚어보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인 태양광 사업이 어떤 허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본 것입니다. 기사를 소개한 뒤에는 좋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상을 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턱’ 막혔던 숨을 ‘탁’ 트이게 해줬어요. 그곳에서 다시 카메라를 들 수 있었고, 필름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알게 됐어요. 아프리카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밥 먹는 것, 자는 것, 입는 것, 모든 걸 감사하게 됐어요. 만약 그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 있다면, 또 그 일을 누군가 꼭 해야만 한다면, 제가 하고 싶어요.”영화를 짝사랑한 소녀가 있었다. 좋아하는 영화를 여러 번 보고, 영화에 관한 글을 쓰고, 영화판에 들어갔다. 하지만 영화는 그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았다. 상업영화판에서 상처를 입었고, 도망치듯
언론에 고개 돌린 독자에게, 보물같은 기사를 발굴해 소개해 드립니다.미디어 비평 리얼 시사 토크쇼 [뉴스 복덕방] 제1화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일간지 경북일보에서 쓴 [코로나19 365일 기록] 기획 기사를 소개하고 비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경북일보에서 낸 6개의 기사를 분석해 각 기사의 주안점은 무엇인지, 기사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짚어보았습니다. 기사를 살펴본 뒤에는 좋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상을 드리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1화 코로나 19, 지난 1년(기획, 구성 : 이성현 이예진 PD, 이동민 정진명 기자
누나의 삶을 대변하는 안경거실은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와 출근하는 아빠로 분주하다.“딸은? 아직도 안 일어났어?” 아빠의 목소리가 딸의 방문을 뚫고 들어간다. 그녀는 조용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의 볼륨을 높인다. 모두 출근해 거실이 고요해지자, 그녀는 잠갔던 방문을 슬며시 연다. 엄마가 정성스레 아침을 차려 놓았다. 몇 해 동안 취업 공부를 해온 그녀는 당연하게 생각되던 엄마의 마음이 이젠 괜히 부담스럽다. 다시 문제풀이에 집중한다. 1시간, 2시간, 3시간… 그녀는 하루 평균 12시간 의자에 앉아있다. 질끈 묶은 머리에, 두꺼
우리 눈은 끊임없이 착각한다. 객관적으로 세상을 본다고 여겨지는 눈은 사실 정확하지 않다. 배경∙초점∙선입견이 다르면 보는 것도 다르다. 절대 음감은 있어도 절대 시각은 없는 이유다. 착시효과가 대표적이다. 수십 권의 책과 강연을 통해 미술 대중화에 앞장서온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인문교양특강에서 “내가 보는 대로 남들도 볼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미술 분야에선 하나의 시각으로 사람을 모으려 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시각만이 정답이라면 그것은 유일한 오답”이라고 지적했다.
저녁 7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눈을 지그시 감고 빛을 차단해본다. 땅거미 지는 석양이 눈꺼풀 속으로 투영되는 탓일까, 아직은 집중이 안 된다. 눈을 감은 채 위를 보면, 며칠 뒤 마주할 결과 발표 때문에 긴장된다. 아래를 보면, 며칠 전 그녀 앞에서 용기 내지 못한 모습이 날 괴롭힌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10년 뒤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결혼할 수 있을까?’ ‘내 집은 있을까?’ 눈을 질끈 감으며 생각을 멈춘다. 쓸데없는 걱정에 빠질 시간이 없다. 다시 눈을 감는다. 밤 12시, 밤이 깊어 캄캄
<앵커>이 그림은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으로 르네상스 시대 화가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이 그린 그림입니다. 아기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를 친척 엘리사벳이 따뜻하게 환영하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연륜 있는 엘리사벳은 마리아와 함께 석 달 동안 시간을 보내며 그녀를 돌봐 주고 축복했습니다.최근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모두 잔뜩 웅크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 차원에서 이웃의 임산부들을 따뜻하게 돌봐 주는 곳이 있습니다.그 현장을 이성현 PD가 취재했습니다.<리포트>지난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코로나 19에 감염됐을 때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태일 형을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윤리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영화를 보여주었다. 말 안 듣는 학생들을 자리에 앉혀 두려는 방편이었다. 화질은 떨어졌지만 청룡영화제 작품상, 감독상 등 많은 상을 받은 영화에 나는 금방 빠져 들었다. 영화 속 태일 형은 따뜻한 동네 형, 오빠였다. 가난한 집 장남으로, 어린 시절부터 가족 생계를 위해 우산을 팔고 구두를 닦으며 돈을 벌었다. 일하는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보살폈다.평화시장에서 일할 때도 배곯는 열두세살 여동생들을 돌봤다. 도봉산
거대 함정의 안전은 항해사에게 달려있다해군 장교 시절, 내 직무는 축구장 크기 함정을 이끄는 항해사였다. 매일 기상과 해류를 파악하여 배의 진로를 안내했다. 함정은 무게가 수천 톤이 넘어 자동차처럼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낮추기 어렵다. 해류와 조류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남해와 서해를 항해할 때, 항해사의 역할은 중요했다. 수로가 좁은 데다 섬과 암초가 많기 때문이다. 항해의 안전이 항해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항해사는 안전한 항해를 위해 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위치는 교차방위법으로 산출한다. 등대나 섬 등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