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6일, <동아일보>가 기획 보도한 기사의 인터뷰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조작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찬반을 다룬 부분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에 찬성하는 사람으로 기사에 등장한 박청담 씨가 “실제 대화나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을 기자가 창작해 보도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박 씨는 다음날 언론중재위원회에 <동아일보>와 <동아닷컴>을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틀이 지난 9일 <동아일보>는 온라인에서 기사를 내렸다. 인터뷰가 왜곡됐다는 박 씨의 주장에 어떤 답도 내놓지 않은
세명대학교(총장직무대행 권동현) 인문도시사업단이 제천시와 함께 25일부터 1주일 동안 진행하는 ‘제16회 인문주간’ 행사의 개막식이 열렸다. 26일 세명대학교 학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은 이연종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이연종 단장은 “이번 인문주간이 시민들에게 인문학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인문학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명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은 올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앞으로 3년간 제천시와 협력하여 제천시의 인문학 진흥을 도모한다. 제천을 ‘
MZ세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몸과 마음의 여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7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직업 선택에 있어 지난 10년간 변함없이 ‘몸과 마음의 여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직업심리검사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자료를 추출해 분석했는데, 젊은 세대의 직업가치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본 것은 이번 보고서가 처음이다.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
“뉴스는 역사의 초고다.”워싱턴포스트의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은 앞서 회사를 경영한 남편 필립 그레이엄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캐서린 그레이엄은 1960년대 초반부터 30여 년 간 발행인이자 대표로 일하면서 워싱턴포스트를 세계적 언론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재임할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해 닉슨 대통령의 사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이끌어냈다.그의 말처럼 뉴스는 사초(史草) 역할을 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놓은 신문과 방송 덕에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과거의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다. 과거에 해결
저널리즘 모포시스/한국언론정보학회 기획/임종수 외 12인 지음/팬덤북스/1만8000원기자에 대한 조롱과 모욕이 보편화된 세상이다. 언론사 누리집과 포털 뉴스의 댓글창을 보면 ‘기자’는 없고 ‘기레기’만 있다. 댓글만 보면 한국은 사실 확인 없는 허위조작정보,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사, 각종 진영논리로 갈등만 부추기는 기사를 내놓는 기자로 가득하다. 이 말이 처음 생겨났을 때는 일반 수용자 수준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와 언론사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히 자신의 의견과 다른 기사를 썼다는 이유만
“우리 사회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게 무엇이든, 그건 대중매체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다른 한편 우리는 대중매체가 그리 신뢰할 만한 정보의 원천이 아니라는 것 역시 안다.”독일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은 <대중매체의 현실>에서 이렇게 썼다. 신문과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대중은 기존에 몰랐거나 굳이 알 필요가 없던 정보를 알게 됐다. 루만은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들을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은 모두 대중매체를 통해 습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희 방송진행자 겸 한양대 겸임교수는 “
오월은 축제의 계절5월만 되면 들떴다. 초등학생 시절, 5월은 한 달 내내 축제였다. 연두빛 나뭇잎들이 점점 짙어져 초록에 가까워지니 기분도 산뜻했다. 어린이날에는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라난다’는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학교 전체에 울려 퍼졌다. 평소 같았으면 복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호통을 치셨을 호랑이 선생님도 온화한 미소를 보이셨다. 그날만은 우리가 주인공이었다.어버이날을 위한 카네이션 접기도 했다. 빨강, 초록 색종이로 매년 다른 모양의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정교한 카네이션이 됐다. 카네이션을
봄이 '슬픈' 나'온 계절을 다 타는 별난 애.' 할머니는 나를 이렇게 한 줄로 설명했다. 여름엔 더워서, 가을엔 불어오는 찬 바람에 마음이 쓸쓸해서, 겨울엔 얼어붙은 온 세상이 허망해서. 봄에는 유독 우울했다. 모든 생명이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활기찬 계절이라지만, 나는 앞으로 뭘 하며 살아야 할지 걱정에 빠져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로웠다. 봄꽃을 보며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활기찬 척해도, 유쾌한 사람들의 싱그러운 에너지를 따라갈 수 없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기운을 내 세상에 도전하라'는 세상의 충고와 위로는 헛소
아직도 생생하다. 갖고 놀던 색종이 모서리에 살짝 스쳤을 뿐인데, 새끼손가락에 빨간 피가 맺혔다. 네 살,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빨강’에 관한 첫 기억은 어제 일 같다. 아프고 무서운 색. 그 뒤로도 빨강은 항상 나를 긴장시켰다. 시험지에 죽죽 그어진 빨간 줄부터 긴급상황임을 알리며 달리는 경찰차의 빨간 경광등, ‘절대 약속을 어기면 안 돼’라고 말하는 듯한 첫 근로계약서의 빨간 도장까지. 빨강은 내게 공포의 색이다.빨강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색으로 인정받고 사용됐다. 최초 인체 조각상으로 알려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에도
‘제1회 팩트체크 주간’ 행사의 첫 컨퍼런스인 ‘팩트체크X협력’이 지난 5일 유튜브와 줌(ZOOM)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의 전 부국장인 크리스티나 타르다귈라(Cristina Tardaguila) 기자가 IFCN에 관해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에 관한 오인정보와 허위정보를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대응한 사례를 소개했다. 팬데믹을 틈타 확산된 오인정보의 ‘아홉가지 물결’타르다귈라 기자는 코로나19가 전세계 팩트체커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이야기했다. 타르다귈라 기자는 지난해 1월 대만의 한 팩트체커로부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일 시작됐다. 서울 외 전국 20곳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부산도 격전지로 꼽힌다. 부산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인구 11만명이 유출됐는데, 그중 7만명이 청년이다. 부산시장 후보들은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청년 공약을 내놨다. <단비뉴스>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청년 공약을 분석했다.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등록한 후보는 모두 6명이다. 이 가운데 국회에 의석을 가진 원내정당을 기준으로 보면 2명으로 압축된다.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 하나가 올라 앉았다. 이것이 군산(群山)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일제강점기 항구도시 군산을 배경으로 한 채만식의 소설 <탁류>는 이렇게 시작한다. 전라북도의 북서쪽에 치우쳐 있는 군산은 금강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드넓은 호남평야를 배후에 둔, 내륙 곡창지대와 서해의 풍성한 어장을 모두 갖춘 곳이다. 농수산 자원이 풍부해
자주 길을 헤맸다. 예상 밖 취업으로 불시착한 서울은 구석구석 어찌나 낯설고 복잡한 길뿐인지, 2년 넘게 살아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지도앱을 보고 걸어도 길을 잃기 일쑤였다. 자주 지나던 곳이 서울역, 여의도, 시청, 영등포역 등지라 더 그랬다. 사람도 건물도 많은 그곳들에는 끝이 없어 보이는 길도 많았다.그 아득한 길 위에 사람이 있다. 문화복합공간으로 변신한 옛 서울역사 앞은 전시를 보러 온 멋쟁이 젊은이들로 붐빈다. 여의도 공원 맞은편 새로 생긴 주상복합건물의 식당에는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줄지어 선다. 하루 일
개 35마리가 실험실에 모였다. 연구자들이 개와 열심히 놀아준 뒤, 개 이름을 불러 집중시키고 눈앞에서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중 25마리가 연구자들을 따라 하품하며 입을 벌렸다. 생후 7개월부터 개월 수가 많은 강아지일수록 하품을 따라하는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났다. 개는 생후 7개월부터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실험이다.갓난아기도 마찬가지다. 태어난 지 몇 시간 안 되는 아기라도 마주보는 사람의 얼굴 모양을 따라할 수 있다. 눈을 크게 뜨면 아기도 따라 뜨고, 입을 벌리면 아기도 똑같이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힘듭니다. 근로기준법은 지켜지지 않고, 노동기본권 사각지대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지만 우리는 너무도 쉽게 전태일을 잊었습니다. 그리고 노회찬은 6411번 버스의 노동자들을 불렀습니다. 전태일 50주기와 노회찬 추모 시기가 지나면 우리는 또 전태일과 노회찬을 잊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전태일과 노회찬, 전태일이 아꼈던 ‘시다’들과 노회찬이 불렀던 6411번 버스 노동자들을 잊지 않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10일 오후 서
공공하수처리시설은 각 지역의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다. 집집마다 씻고 먹는 데 쓴 물이 흘러내려 모이는 곳. 충북 충주 시내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충주 하수처리장에는 읍·면을 제외한 충주 시내 26개 동의 주민 약 15만 명이 사용한 하수가 지하에 묻힌 26km의 하수관을 타고 흘러 들어온다. 하루 평균 6만 7천 톤의 하수가 들어와 정화 과정을 거친다. 지난 10월 13일 방문한 충주 하수처리장은 설비들이 모두 크고, 공간이 넓었다. 물소리도 들리지 않아 그 많은 하수를 처리하는 곳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윙윙 날아다니
답답하고 묵직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난 9월 16일에 찾은 경기도 포천의 한 양돈농장. 농장 입구에 선 한 남자가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우려로 방역이 강화돼 출입자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사전 약속이 되어 있던 터라 신분을 밝히고 들어선 농장에는 돼지를 키우는 축사 외에도 그들의 분뇨를 처리하는 시설이 함께 있었다. 비에 젖은 흙길을 따라 열린 철문 안으로 들어가자 한켠에는 축사가, 맞은편에는 분뇨 집수조가 먼저 눈에 띄었다. 슬쩍 들여다 본 집수조 안에는 돼지 분뇨가 쌓인 채 굳어있어,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