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시민 품으로 돌아왔어야죠. 미군의 도움은 많이 받았지만, 미군이 주둔하면서 지역이 억압받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담벼락에 둘러싸여 구경도 못했던 공간이 시민에게 개방되니 기쁩니다.”곽희영(64・부산 연제구 거제동)씨는 올해 5월 부산시민공원이 개장된 뒤 처음 공원을 방문했다. 곽 씨는 공원 역사관 외벽을 따라 전시된 일제강점기 당시 경마장과 군속훈련소, 미군주둔기 하야리아 캠프 사진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도시에 공원 하나 없이 아파트만 높이 들어서는 게 아쉬웠는데, 탁 트인 녹지공원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인디언
경기도 서남부 도시 안산(安山)은 곳곳에 있는 구릉이 평지를 감싸는 지형이어서 ‘편안한 산’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안산은 30년 전만 해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작은 마을이었다. 서해안 갯벌과 염전, 논과 밭이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2만여 명 주민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며 평온하고 넉넉하게 살았다.역설적이게도 안산은 이런 지리적 특성 탓에 일찍부터 개발의 삽날에 파헤쳐질 수밖에 없었다. 1976년 정부가 ‘반월신공업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호주의 캔버라를 모델로 안산을 전원 공업 도시로 조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