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파리, 할리우드, 서울의 차이

기사승인 2018.01.20  20:33:25

공유
default_news_ad1

- [상상사전] ‘장소’

   
▲ 황금빛 기자

19세기 수도는 프랑스 ‘파리’다. 20세기 수도는 미국 ‘할리우드’다. 영화 쪽에서는 그렇다. 두 도시에는 차이가 있다. <구경꾼의 탄생> 저자는 파리는 ‘실제로 있는 장소’이고 할리우드는 ‘실재하지 않는 장소’ 곧 ‘꿈의 공장’이라 말한다. 쉽게 말해 파리는 문화·예술이 자연스레 싹트고 문화가 소비되는 곳이다. 반면 할리우드는 철저하게 문화 소비를 위해 계획된 도시다. 다시 말해 로스앤젤레스를 유명하게 만들고 문화를 수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 파리는 문화·예술이 자연스레 싹트고 문화가 소비되는 곳이다. Ⓒ flickr

돈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사회에서 도시는 이제 ‘팔기 위한 장소’다. 그래도 할리우드는 나은 편이다. 미국 문화를 팔기 위해 만든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외국 문화를 팔기 위한 장소를 만든다. 한국에는 곳곳에 영어마을이 있다. 한국과 유럽은 멀지 않다. 스위스, 프랑스, 독일, 지중해 마을 등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몇 년째 표류하고 있는 춘천 레고랜드는 덴마크에서 들여왔다. 아직 한국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오지 않은 것은 다행일지 모른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독일에서 온 친구들은 경주에 갔다 감탄했다. 기와로 된 주유소 지붕에 넋을 잃었다. 불국사에 간 그들은 유럽의 공원과 비교한다. 유럽은 대칭적이고 자연이 조경돼 있는데, 불국사는 자연에 동화돼 있는 편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 사찰에 거는 기대는 멕시코에서 온 친구들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조계사였다.

<구경꾼의 탄생>에서 저자가 말한 파리와 할리우드라는 두 공간에는 또 다른 차이가 있다. 사람들의 ‘연대’다. 실재하지 않는 장소인 할리우드는 사람들이 도시 속에서 결집하도록 장려하지 않는다. 파리는 다르다. 파리는 문화예술의 도시이면서, 빈부격차가 있는 서쪽과 동쪽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1894년 최초로 사회주택 관련법을 제정한 곳이다. 서울처럼 거리도 주택도 ‘값을 올려 받기 위한 것’으로 도시를 계획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19세기 파리를 다룬 영화에서 낭만과 따뜻함, 사랑 등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편집 : 유선희 기자

황금빛 기자 hgb1987@nate.com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