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사전] ‘부자증세’

▲ 황진우 기자

최근 문재인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연평균 5조원, 5년간 약 23조원의 세금이 더 걷힌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자증세’로 대표되는 거대기업의 법인세율 인상이 세수증가의 요인이다. 더 많이 번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프랑스 사회당 정권이 부자증세를 하겠다고 하자 루이뷔통 그룹 베르나르 회장이 이민을 가겠다고 한 사례에서 보듯이 부자들의 조세저항은 어느 나라든 만만치 않았다. 부자증세는 자금의 해외이동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기대한 세수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오히려 재정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유럽 등 선진국 선례를 보면서 부자증세와 관련한 법안을 빈틈없이 보완해야 할 것이다. 

▲ 문재인 정부가 '부자증세'에 나섰지만 부자들의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게 표출되고 있다. ⓒ JTBC 뉴스룸

부자증세의 목적은 복지확대,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공공부문 임금 인상, 유효수요 창출을 위한 재정확대 정책 등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극심한 양극화 상황에서 필요한 정책이긴 하지만 재정확대 정책 등은 일본의 실패 사례에서 보듯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부자증세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서민감세를 주장하고 나섰는데 대표적인 것이 담뱃값 인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민 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할 때도 서민증세 논란이 있었지만 그건 외면하더니 다시 서민감세를 이유로 담뱃값 인하를 들고 나왔다. 서민감세의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부자들의 자발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벨기에로 이민 가려던 루이뷔통 회장은 프랑스 좌파 신문 <리베라시옹>이 “꺼져! 이 졸부야”라는 제목으로 비판하자, 처음에는 기사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겠다며 분노했다. 그러나 <리베라시옹>이 “당신이 이민을 취소하면 기사를 정정하겠다”고 재차 보도하자 반전이 일어난다. 회장이 이민을 취소한 것이다. 우리나라 재벌이라면 광고탄압으로 보복하지 않았을까?

* 황진우 기자는 저널리즘스쿨 입학예정자입니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편집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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