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사전] ’흠’

▲ 최주연 기자

요즘 참 살기 좋은 시대다.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거나 스마트폰 하나면 안 되는 게 없어서가 아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개성을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점을 어디 두느냐에 따라, '흠'이라고 여겼던 약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

예로써 백반증 모델 위니 할로우를 들 수 있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 파괴로 여러 가지 형태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질환을 숨기고 싶을 텐데, 당당하게 드러내 보이면서 모델까지 하다니!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한 모습이 정말 멋지다. 현상은 변함이 없으나 관점을 전환해 그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 백반증 모델 위니 할로우. ⓒ outremersbeyou

우리에게도 이런 지혜가 필요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흠을 고치려고 하기보다 관점을 바꿔보는 거다. 개그맨 김준현은 180cm에 120kg이나 나가는 거구다. 하지만 살이 찐 모습을 곰돌이처럼 친근한 이미지로 내세워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에게 '돼지'라는 별명은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방송 캐릭터다. 이처럼 약점에 대한 관점을 바꾼다면 얼마든지 강점이 될 수 있다.

나는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한다. 내 생각이 상대에게 다 읽히기 때문에 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끼는 동생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언니는 가식이 없고 자연스러워서 참 좋아." 어린아이처럼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는 표현을 잘하는 내 성격이 흠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매력으로 봐주니 얼떨떨했다.

우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이나 언행을 고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렇게 힘겹게 고치는 것보다는 관점을 살짝 비틀어서 새롭게 생각한다면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 최주연 기자는 세명대 바이오식품산업학부 재학생이며 세명대 방송국 보도국장을 역임하고 '제15기 대학언론인 캠프'에도 참여했습니다. 글을 보내온 보답으로 책 <중립에 기어를 넣고는 달릴 수 없다>를 드립니다.

편집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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