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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도 괜찮아”

기사승인 2017.08.27  20: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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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사전] ‘열망과 절망’

   
▲ 황금빛 기자

‘열망’은 삶을 떠받치는 힘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인 인간은 자신의 미래와 관련한 열망을 간직하고 이룸으로써 행복에 가까이 가려 한다. 이런 인간의 열망을 미디어는 ‘환상’을 통해 유지해준다. 대표적 장르가 ‘드라마’다. 과거에는 소위 ‘신데렐라 판타지’가 많은 사람들의 열망을 반영했다. 요즘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해 취준생(취업준비생)이나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 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하지만 이 또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사례가 많다. 결국 취준생·공시생의 ‘성공스토리’가 핵심이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환상’은 인간의 ‘열망’을 더욱 키운다. 열망을 키우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삶에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기도 한다. 문제는 열망이 ‘욕망’으로 바뀔 때다. 욕망의 문제점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망은 단순히 무엇을 바라는 것이지만, 욕망은 부족함을 느껴 탐하는 것이다. 열망이 끝을 모를 때 우리는 ‘신데렐라’도 돼야 하고 ‘성공한 인간’도 돼야 한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욕망은 결국 인간을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인간이 ‘절망’에 이르는 과정은 이렇다. 미디어의 환상은 열망을 넘어 욕망을 주입하지만 현실은 욕망을 충족해주지 못한다. 현실은 갈수록 팍팍해져 평범하게 살 거라는 작은 열망마저 이루기 힘들다. 개천에서 용 나는 성공스토리는 이제 먼 과거 일이 됐기에 드라마 속 성공스토리는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사회학자 뒤르켐은 한계를 모르는 열망이 목표를 잃으면 ‘아노미’가 발생한다고 했다. 아노미적 상황은 커진 욕망과 좌절된 욕망 사이 충돌에서 발생한다. 이때 자란 박탈감은 사회 전체 현상이 된다.

   

▲ 열망이 '욕망'으로 바뀔 때 인간은 행복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 pixabay

얼마 전 서울 낙성대역에서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한 남성이 조현병 환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고시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소설가의 꿈도 버리지 않아 문학수업을 받고 틈틈이 습작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조현병 질환은 ‘망상’ ‘환각’ 등 사회적 기능장애다. 확실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스트레스가 요인이다. 모든 절망이 조현병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다. ‘절망’도 괜찮다고 말해줬더라면 어땠을까?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편집 : 민수아 기자

황금빛 기자 hgb1987@nate.com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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