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천 곳곳 수놓을 음악의 향연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은 시작된다.” 모차르트의 말처럼 올여름 충북 제천에서 음악의 향연이 시작된다. 오는 10일 '순도 100%' 음악영화로 채운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막을 올린다. 음악 공연도 풍성하다. 청풍호반과 의림지에서 열리는 ‘원 썸머 나잇’과 ‘의림 썸머 나잇’ 등 음악 프로그램과 신인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인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등이 마련됐다. 15일까지 6일간 열리는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메가박스 제천을 중심으로 제천시 문화회관, 청풍호반, 의림지 등 제천시 곳곳에서 즐길 수 있다.

'역대 최다' 작품과 첫선을 보이는 시상식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역대 최대 편수다. 총 34개국 107편(중‧장편 56편, 단편 51편)의 음악영화가 소개된다. 지난 4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작품의 자진 출품 신청 수도 1,401편으로 역대 최다라고 밝혔다. <원스>(2006)나 <비긴 어게인>(2013), <라라랜드>(2016) 등 전 세계적으로 음악영화와 다큐멘터리가 화제에 오르며 음악을 소재로 하거나 음악으로 서사를 끌고 나가는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출품 작품들은 사무국 내부 심사를 통해 선정되며, 영화제 기간에 제천 일대 무대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포스터. ⓒ Henri Cartier-Bresson/Magnum Photos

올해 영화제는 새롭게 ‘짐프 어워즈JIMFF AWARDS’라는 시상식을 선보인다. 짐프 어워즈는 ‘JIMFF OST’와 ‘JIMFF STAR’ 두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 한 해 주목 받은 영화 OST와 영화 및 음악 두 분야 모두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를 높이는 상이다. 수상 선정은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맡는다. 왕나연 홍보콘텐츠 실장은 짐프 어워즈가 “훌륭한 영화음악을 작업하는 감독의 공을 기억하고, 음악과 영화를 겸업하는 배우에게 주목하려는 계기”라고 말했다. 짐프 어워즈의 첫 수상은 <불한당>(2016)의 김홍집, 이진희 음악감독과 연예인 도경수, 안소희 씨에게 돌아갔다.

음악과 영화, 그리고 관객의 밀도 있는 만남

제천국제음악영화제만의 개성은 관객과의 만남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관객이 스스로 음악과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지난달 27일 온라인 티켓 예매를 앞두고 직접 추천작을 소개했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이자 ‘집시 스윙’의 창시자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를 조명한 영화 <장고>에서부터 현대사 속 다양한 뮤지션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와 다큐멘터리 <엘리스 헤지나> <존 콜트레인 스토리>까지. 전 프로그래머는 음악으로 살던 이들의 삶을 담은 영화를 제안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끈다.

▲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브라질 가수 엘리스 헤지나의 전기영화 <엘리스 헤지나>. <엘리스 헤지나>는 8월 12일과 13일 메가박스 제천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홍보영상 화면 갈무리

영화제는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이색적인 큐레이팅 시도를 선보인다. 대표적인 음악 프로그램 ‘원 썸머 나잇’에 배우 이윤지 씨가 스페셜 큐레이터로 참여한다. ‘원 썸머 나잇’ 이튿날인 12일(토)에 ‘스페셜 큐레이터 프로젝트 – 픽 업 더 뮤직, 이윤지’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토크쇼가 진행된다. 이 씨는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배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큐레이터로서 음악 공연의 주제와 섭외를 직접 맡았다. 픽 업 더 뮤직의 공연은 박원, 심규선, 에피톤 프로젝트와 함께한다.

▲ 배우 이윤지 씨가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스페셜 큐레이터’로 활약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영화와 음악 공연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축제다. ⓒ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홍보영상 화면 갈무리

언어의 끝에서 음악이 시작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올해로 13번째를 맞는다. 음악영화제는 2005년 1회를 시작으로 국내외 다양한 음악영화와 뮤지션을 관객과 잇는 창구가 됐다.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영화제 캐치프레이즈는 영화제의 현장에 함께할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청풍호반 무대 뒤로 어둠이 내리자 음악이 흐른다. 달과 별은 은은한 조명으로, 매미와 귀뚜라미는 무대 옆 반주자로 등장한다. 음악과 영화는 이렇게 물과 바람을 만난다. 말이 필요 없는 제천의 자연 속에서 음악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제천에서 음악의 향연에 취해보자.


편집 : 민수아 기자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