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다자간 공동 연구의 성과가 중요해

<앵커>

도시민들은 맑은 공기의 전원생활을 꿈꾸는데요. 점차 옛말이 돼가고 있습니다. 도시나 시골 가릴 것 없이 전국토를 뒤덮는 미세먼지 때문이지요.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인지, 국내에서 발생한 것인지. 둘 다라면 도대체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발표 기관마다 수치가 달라 국민은 더 혼란스럽습니다. 그때그때 다른 미세먼지 발표 수치의 문제점을 유선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 월악산이 보이지 않는 제천시

오늘처럼 맑고 미세먼지가 적은 날은 월악산 국립공원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 오늘은 뿌옇기만 할 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공장지대도 없는 내륙 산악지방 한복판도 이제 맑은 대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시민들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할까요.

인터뷰 > 손선구 / 24, 세명대 영어학과 2학년

"뉴스 같은 데를 보고,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중국에서 많이 오는 것 같다고 알고 있어서, 중국 요인이 크지 않을까 싶네요."

 

#국내 연구 결과, 미세먼지 주범으로 중국 지목

미세먼지 원인이 중국이라는 연구 결과는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3월 말 발생한 초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이 최대 86%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서울시가 발표한 초미세먼지 배출원 연구에서도 국외 영향은 55%라고 보았습니다. 중국의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심각해졌다는 겁니다.

 

# 왜 정부기관끼리도 발표수치가 다른가?

문제는 분석 데이터가 신뢰성이 부족하다는데 있습니다. 환경부와 서울시,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서로 다릅니다.

인터뷰 > 김신도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날이 다를 수도 있고, 측정한 위치가 다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그런 것(요인)들에 의해서 각각 다르게 표현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차이는 많이 나네요. 신뢰성은 상당히 없죠.”

 

# 미세먼지는 정말 중국발인가?

전문가들은 중국의 비중이 낮을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 황성현 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

“(전문) 학술지나 이런데에 인정 받는, 공신력 있는 결과나 자료로 보기 어렵고, 중국에서 인정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고요. 우리나라가 중국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실제로 중국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제는 맞는 얘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영향력이 80%나 된다고 보기엔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요. 비율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거죠.”

 

# 정부기관은 중국, 전문가는 국내요인 - 차이나는 이유는?

해석이 모두 다른 이유는 연구 수준과 자료가 모두 국내에 한정돼있기 때문입니다. 동북아 지역으로 미세먼지 연구 범위를 넓혀,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조사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한중일 3국 환경장관회의로 동북아 대기 환경을 개선하고 연구하려는 노력은 진행 중이지만, 실제적인 성과는 아직 미미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 류필조 세명대학교 바이오환경공학과 교수

“우리나라 요인도 있고, 분명하게 중국 요인도 있습니다. 한중일이 환경장관회의도 하고 있고요. 연구 성과도 중요하고 발생원부터 시작해서 발생된 것을 처리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원인 분석이 아직 많이 필요하다고 봐요.”

 

# 미세먼지 대책 마련이 시급

OECD는 한국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대처하지 못한다면 40년 뒤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고 문제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다자간 공동 연구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정부 발표마저 기관마다 달라 혼선을 빚는 미세먼지 현실. 건강에 대한 불안을 넘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제대로 된 원인 조사부터 실시한 뒤 대책을 마련해 주길 새 정부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비뉴스 유선희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영 / 편집 : 유선희)


편집 :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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