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임의 문답쇼, 힘] 국제법 전문가 이장희 교수

“사드 배치는 일단 보류하고 차기 정부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설득해서 반드시 사드를 철회해야 합니다.”

국제법 분야의 권위자이자 통일운동 등에 앞장서 온 이장희(67)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20일 SBS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한중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한미 국방장관 구두합의, 뒤집을 수 있다 

▲ 사드 문제는 차기 정부에 넘긴 뒤 미국을 설득해 철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장희 교수.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이 교수는 “중국은 사드가 북한이 아니라 자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 냉전구도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 매우 치명적임을 지적했다. 그는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남북한이 전멸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전쟁용이 아닌 체제안전보장을 위한 협상용”이라며 “북한의 핵도발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사드가 아니라 북미관계정상화 등의 외교적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부 정치인들이 ‘사드는 국가 간 합의이므로 차기 정부가 뒤집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사드는 한미 국방장관 간의 구두 합의에 불과하므로 조약과 같은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어 (사유가 있을 때)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가 초긴장 상태다.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정부차원의 외교와 함께 민간차원에서 백악관 앞 사드반대 시위 등을 통해 미국 내 여론을 움직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정부 책임 인정’ 빠진 위안부합의는 무효 

▲ 한일 정부 간의 위안부합의는 구두 발표에 불과하며 내용상 무효라고 말하는 이장희 교수.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이 교수는 한일간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2015년 12월 양국 정부 간 위안부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합의는 구속력 있는 국제법적 조약이 아닌 양국 외교장관의 구두 발표에 불과하고 (양국에서의) 발표 내용도 각각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전쟁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인 인정과 사과인데 이런 피해자의 목소리와 국민 여론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회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독도영유권 주장, 과거사 왜곡 등 아베 정부의 잇단 공세에 대해 “우파의 결집 등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감정적 대응으로 국제 분쟁화 하는 것은 피하고 사실을 바로잡는 학술자료 등을 영어로 적극 배포해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단체제 극복 의지’ 강한 이가 대통령 되어야 

▲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장희 교수.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독일 유학을 계기로 ‘남북통일’을 일생의 과제로 삼아왔다는 이 교수는 “분단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 정부는 민간부문 교류를 시작으로 경제협력, 이산가족상봉, 군사대화 등의 남북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10년 천안함 사건 직후 남북 교류를 전면 중단시킨 ‘5.24조치’를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후 촛불시위과정에서 국민주권2030포럼의 상임공동대표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이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소신,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의지, 책임 의식, 그리고 균형 감각을 갖춘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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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856302


경제방송 SBSCNBC는 지난 3월 16일부터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 세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부터 50분간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방송 영상을 싣는다. (편집자)

편집 : 박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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