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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취업 살아나야 출산율도 산다

기사승인 2016.05.16  15: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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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인문산책]여성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의 관계

   
▲ 전광준 기자

“생명을 만들지 않는 것은 살인과 같은 중죄.” 로마 시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말이다. 그는 독신 남녀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혼인법’을 만들었고 결혼하지 않으면 ‘독신세’를 물렸다. 공직자를 뽑을 때 같은 수의 표가 나오면 독신자보다는 기혼자를, 기혼자 중에서도 자녀가 가장 많은 사람을 뽑았다. 하지만 오현제 시기의 ‘팍스 로마나’ 이후 로마 인구는 가파르게 하향세로 돌아섰다. 여성의 출산기피가 원인이었다. 인구의 급감은 로마 쇠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UN도 지금 추세라면 2750년에 한국이 멸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전세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저출산이 심각한 탓이다. 한국의 저출산도 여성이 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결과다.

여성이 출산을 선택하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뒤따른다. 당장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출산을 하지 않았기에 출산으로 얻게 되는 이익은 가늠하기 어렵다. 출산의 감동, 아기가 주는 기쁨이 있겠지만 겪지 않은 미래의 일이기에 추상적이다. 하지만 손실은 당장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비교적 가늠하기 쉽다. 2014년 통계청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원인을 조사한 결과, 육아와 임신, 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넘었다. 직장에 다니는 한국의 여성에게 출산의 기회비용은 경력단절이다. 그 결과, 한국의 많은 여성들은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다.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 저출산 극복을 위해 여성의 경제참여를 높여야 한다. ⓒ flickr

‘합리적 선택’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떨어트린다. 여성이 경제활동 참여가 낮아질수록 출산율도 낮아진다.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가계소득이 줄면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30위이며 출산율도 최저수준이다. 반면, 프랑스의 출산율은 ‘2명’을 넘고 여성 경제참가율도 한국보다 10% 이상 높다. 한국보다 여성 경제참가율이 20% 높은 북유럽도 2명 가까운 출산율을 보인다. 여성의 경제참가율과 출산율의 비례관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여성의 경제참여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여성의 경제참여 증가는 경제 성장의 ‘촉매’ 작용을 톡톡히 해낸다. 한국에서 여성의 경제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올라가면 매년 경제성장률이 1% 높아진다는 OECD 발표가 그 근거다.

사회복지부문에서 여성고용증가는 여성경제활동 참여의 견인차다. 여성이 사회복지부문에 취직해 육아와 보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전반적인 육아 복지의 질이 좋아진다. 육아 복지 강화가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는 건 불문가지다. 사회복지부문에서 여성 고용 증가는 출산율과 경제참가율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공공부문 여성 고용 확대도 도움이 된다. 현재 공기업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정부가 명시한 양성평등 기준인 30%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공공 보육시설을 늘리는 등 일·가정 양립정책도 아쉽다. 한국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자본은 주요 27개국 중 꼴찌다. 여성이 직장을 가질수록 출산율이 줄어든다는 ‘통념’을 일·가정 양립정책의 강화를 통해 뒤집어버린 선진국의 사례가 타산지석이다.

박근혜 정부는 '경단녀' 취업률 높이기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 하지만 실속이 없다. 재취업한 경단녀 중 정규직은 20% 밖에 되지 않는다. 집권 4년 차에 접어들도록 '경단녀'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하나도 통과되지 않았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만약 몇 년간 무인도에 갇혀 살면서 단 한 가지 정보만 얻을 수 있다면 나는 인구 구성 변화에 대한 정보를 택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에게 한국의 인구 구성 변화를 쥐여 준다면 위기가 가까워졌으니 직접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을까. '경단녀' 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성 경제참가율을 높이고, 공공부문 여성 고용 확대를 통해 직접적으로 여성 경제참가율을 높이는 정책.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지름길이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1학기에 개설되는 인문교양수업 [서양문명과 미디어 리터러시(담당교수 김문환)]. 매시간 하나의 역사주제에 대한 서양 문명사 강의가 펼쳐집니다. 수강생은 수업을 듣고 한편의 에세이를 써냅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다 다양한 생각을 곁들여 풀어내는 글입니다. 이 가운데 한편을 골라 지도교수 첨삭 과정을 거쳐 단비뉴스에 <역사인문 산책>이란 기획으로 싣습니다. 이 코너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 진행되는 [김문환 교수 튜토리얼] 튜티 학생들의 인문 소재 글 한 편도 첨삭 과정을 포함해 실립니다. (편집자)

편집 : 박진우 기자

전광준 기자 kooka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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