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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노인, '배제의 시대'를 끝내자

기사승인 2016.01.15  22: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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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비발언대] 조창훈 기자

   
▲ 조창훈 기자

한국 사회는 중심부를 위해 주변부를 희생하면서 커왔다. 중앙집권형 정치체제, 재벌로의 경제력집중 등 중심에 혜택을 몰아주고 주변을 소외시키는 구조가 굳어졌다. 지리적으로는 서울, 기업 중에선 재벌, 교육은 서울·고려·연세의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는 식이었다. 이를 뒷받침한 논리는 ‘낙수효과’다. 대표주자가 잘 되면 따라가는 이들도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이런 ‘중심주의’에서 배제된 이들의 현재형 중 하나가 노인빈곤층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어떤 의미의 중심부에도 속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헐값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더 이상 시장에 노동력을 팔 수 없을 때, 그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65세 이상 노인 둘 중 한명(49.6%)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빈곤층이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그린 것처럼 그들은 독일의 광산으로, 베트남의 전쟁터로 떠나 맨몸으로 버틴 사람들이다. 도시 주변부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밥 먹듯 야근하거나, 저곡가 정책을 떠받치기 위해 희망 없는 농사에 고개를 파묻기도 했다. 사실 한국의 발전을 칭송하는 ‘한강의 기적’은 고 박정희 대통령, 고 정주영 현대회장보다 이들의 희생에 기댄 것이었다. 그러나 보상은 주어지지 않았다. 민주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연금 등 노후복지는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고, 대신 폐지를 주워야 하는 일상과 한 몸 겨우 눕힐 수 있는 쪽방 따위가 주어질 뿐이었다. 한국 노인의 공적이전소득(국가차원의 연금) 비중은 1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8.6%에 한참 못 미친다.

   
▲ 노인들은 한 생애에 걸쳐 희생을 해왔지만 공적차원의 보상은 주어지지 않았다. ⓒ 영화 <국제시장> 공식 스틸컷

노동시장은 어떤가. 대기업 정규직(노동인력의 약 7.4%)에 공기업 정규직, 공무원을 합친 ‘7.4%+a'가 핵심인력을 이루고, 비정규직 등 ’배제된 자‘들이 주변부를 에워싼다. 핵심인력은 과로로 쓰러질 만큼 일해야 고용안정을 보장받는다. 핵심인력을 쓸 필요가 없는 불확실하고, 위험하고, 싼 일자리는 비정규직 등 ’2등 노동자‘에게 전가된다. 사회의 출발선에 선 청년들은 이렇게 주변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간 결혼, 출산, 자녀교육도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7.4%+a'란 핵심 일자리에 목을 맨 채 실업, 혹은 반실업 상태로 떠다니곤 한다.

‘헬조선’ ‘탈조선’이 흔해빠진 구호가 될 정도로 청년실업의 현실은 어둡다. 주변부 일자리의 삶이 ‘지옥’을 떠올릴 정도로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인 자살률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 미군의 사망률보다 높은 노년빈곤의 현실도 비참하다. 한 생애에 걸쳐 희생한 이들의 절반가량이 이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문제다.

그러나 중심부에 특혜를 몰아주며 산업화를 주도해 온 정부는 ‘주변의 배제’를 끝내는 대신 이번엔 ‘희생자끼리 싸움 붙이기’의 신공을 보여준다.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청년층의 분노를 모아 핵심노동인력의 고용안정을 흔든다. 나아가 청년층 일자리를 위해 중장년층이 양보하라며 ‘임금피크제’를 강요한다.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의 2/3를 인턴, 훈련생 등 불완전 노동으로 채워 넣고는 ‘청년이 미래’라고 생색낸다.

다수의 사회구성원을 희생시키며 중심부의 권력과 자본이 혜택을 독식하는 구조가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 노인빈곤층과 청년실업자들은 무능하고 게으른 실패자, 배려를 바라는 응석받이가 아니라 사회구조가 만든 피해자다. 노인빈곤층에게는 강화된 복지를 통해 산업화 시대의 희생을 보상하고, 청년에게는 핵심인력과 2등노동자의 분리 대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연대를 허용해야 한다. 모든 청년과 노인은 배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래야 경제도 살고, 사회에 희망도 생긴다.


편집 : 문중현 기자

조창훈 기자 nakedjochang@gmail.com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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