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발언대] 배상철 기자

▲ 배상철 기자
한 아이 엄마가 산부인과로 들어선다. 그녀의 품에는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다. 연년생을 원하지 않는 아이 엄마는 의사에게 낙태를 요구했다. 의사는 “아이를 연년생으로 갖고 싶지 않다면 지금 품에 안고 있는 아이를 죽이고 뱃속에 있는 아이를 태어나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이 아이를 죽이든 태아를 죽이든 마찬가지고 낙태하면 산모의 건강까지 위험하다는 이유다. 아이 엄마는 의사에게 ‘살인자’라고 소리치며 병원 문을 나선다. 낙태에 대한 인식 차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화다. 무엇이 사람들을 낙태라는 살인행위에 이토록 관대하게 만들었을까? 

세상에서 사람을 죽이는 살인보다 더한 범죄는 없다. 더구나 자신이 만든 생명을 자기 손으로 죽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낙태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경계를 설정해 놓은 것이 바로 법이다. 반인륜적 행위인 낙태를 합법화하여 윤리적 경계선을 허문다면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겠는가? 잡초도 밟지 않았던 선조들의 생명에 대한 외경심은 그만두고라도 생명을 천시하는 풍조는 막아야 한다. 

낙태는 여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임신중절수술은 수술과정에서 의사가 눈으로 확인하면서 하는 게 아니라 단지 손의 느낌에 의존한다. 다른 수술보다 부작용이 많다. 그 부작용은 다음 번 임신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불임 가능성을 높인다. 정작 아이를 낳고 싶을 때 임신이 불가능해진다. 육체적 상처뿐 아니라 심리적 후유증도 상당하다. 보통 낙태를 하는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 여성들이다. 이들은 아직 자의식이 강하지 못해 낙태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기 힘들다. 아이를 낳는 행복보다 지우는 불행을 먼저 가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낙태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이들은 낙태가 여성의 자율적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임신은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결과물이다. 계획을 세우고 적절하게 피임을 한다면 임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아이를 가질 여건이 안 되는데도 쾌락을 위해 성관계를 갖는다면 지탄받아 마땅한 일 아닌가. 낙태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은 자기 행위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발상이다. 이들에게 자유는 책임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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