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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 다가서는 언론인의 꿈

기사승인 2013.01.21  00: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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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언론인캠프] 예비언론인들 마음을 흔든 2박3일

‘놓을 방(放)’에 ‘배울 학(學)’. 잠시 배움을 내려놓는다는 방학에 배움을 향한 열정을 가지고 학교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충북 제천 세명대 캠퍼스에서 열린 7회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언론인 캠프’에는 기자·피디(PD)·아나운서 지망생 56명이 추위도 잊은 채 전·현직 언론인의 강의와 실습에 몰입했다.

   
▲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 캠프 참가자들. ⓒ 안형준

“전혀 새로운 강의와 경험”

첫날인 18일 오후 간단한 환영식에 이어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의 ‘세계 일류언론과 한국언론’강의가 시작됐다. 이 원장은 영국 <가디언>과 <BBC>, 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 일류 신문과 방송들이 어떻게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지 설명했다. 그리고 “우리 언론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해 사람들을 공론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이미지 정치를 하게 만든다”면서도 “예비 언론인은 남 탓만 할 게 아니라 우선 신문과 방송을 비판적으로 보면서 안목을 기르고 장차 우리 언론을 바로잡는 데도 주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흘간 빡빡한 일정을 열정적으로 소화한 참가자들. ⓒ 안형준 허정윤

이어진 ‘PD를 위한 영상예술’에서 최종한 교수는 다양한 실험영상을 보여주면서 창조적 영상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로서 PD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캠프 참가자 이지윤(24·서강대 신문방송)씨는 수업을 통해 “전혀 새로운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제정임 교수의 ‘시사현안 백분 토론’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에너지 문제’를 놓고, 며칠 전에 제공된 자료를 읽고 온 참가자들이 원전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개진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문화방송(MBC) PD 출신인 권문혁 교수는 ‘PD는 기획으로 말한다’ 강의에서 프로그램의 성공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권 교수는 “미디어 변혁기라고 할 수 있는 지금, ‘미디어 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실전 노하우’를 풀어 놓았다.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을 둘러보고 멘토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 ⓒ 안형준, 이보람

화장실 갈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여유 없이 진행된 첫날 캠프는 이봉수, 제정임, 권문혁 교수를 각각 멘토로 한 세 그룹의 간담회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이 막연히 생각했던 언론인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채용과정에 어떤 공부가 도움이 되는지 등 평소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이날 일정은 자정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전•현직 언론인들의 ‘실전 노하우’가 그대로

둘째 날인 19일은 안수찬 <한겨레> 기동취재팀장의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기 위해’라는 제목의 특강으로 시작했다. 그는 “기자가 된다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라며 “근성, 감성, 이성을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설령 특종을 한다 해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을 보내는 것이 기자”라며 ‘기자노동’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남재일 경북대 교수는 ‘한국사회를 읽는 몇 가지 코드’에서 사회문제를 볼 때 정형화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 실전 경험을 통해 언론인에게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가르친 <한겨레> 안수찬 기자, 경북대 남재일 교수, KBS 김용진 기자. ⓒ 안형준, 이보람

점심식사 뒤 ‘개인 데이터베이스(DB) 만들기와 칼럼쓰기’ 강의에서 이봉수 원장은 자신의 ‘보물 1호’를 공개했다. 책과 신문기사 등에서 발췌한 방대한 분량의 배경지식과 글감들이 체계적으로 분류된 그의 노트북 배경화면은 마치 도서관을 연상시켰다. 좋은 칼럼과 기사의 바탕에는 치밀한 자료준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 지난 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을 토대로 칼럼•논술과 기획안을 직접 써보며 실습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둘째 날 마지막 강의는 한국방송(KBS) 김용진 기자의 ‘세상을 바꾸는 힘, 탐사보도’였다. 김 기자는 “미국에서 중요한 기사 100가지를 선정했는데 상위권이 거의 탐사보도 기사였다”며, “미국에 ’워터게이트 사건’이나 ‘노근리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취재한 기자들이 있었기에 이 사건들이 알려지게 된 것”이라며 방송보도에서 탐사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사귐의 시간'에는 예비언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 임종헌

이날 밤에는 참가자들과 대학원 재학생, 교수진이 ‘한통속’이 되는 ‘사귐의 시간’이 마련됐다. 자기 소개 시간에 김지은(25·세종대 신문방송 졸)씨는 "캠프 직전에 맹장수술을 해 회복이 덜 된 상태지만 기회를 놓치기 싫어 무조건 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 캠프의 경쟁률은 3.3대1이어서 7기째 진행된 '대학언론인 캠프'의 높은 인기도를 반영했다. 그러나 참가자로 선발된 지원자 가운데 4명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불참함으로써 다른 지원자들의 참가기회를 박탈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찜닭과 막걸리 등 야식을 즐기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참가자들은 모처럼 이야기꽃을 피웠다. 캠프1기 출신에 저널리즘스쿨 4기 재학생이기도 한 최원석 YTN 기자와 5기 재학생이면서 방학 동안 <시사인> 인턴 과정을 밟고 있는 손지은씨가 이날 사회를 맡았는데, 멘토별로 팀을 나눠 게임과 노래자랑, 춤판을 벌이기도 했다. 자정이 넘도록 여흥과 대화를 즐기며 마음속 고민을 공유하고 서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언론인이 돼야 할지 고민한 시간”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에도 ‘자기소개서 클리닉’ ‘시사현안 가닥잡기’ ‘기획안 작성지도’ 등 언론사 시험을 겨냥한 실전 강의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2박3일간 13개 강의를 소화하는 빡빡한 일정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수업을 듣는 눈빛만은 반짝였다.

   
▲ 2박3일 일정을 마친 뒤 수료증을 받고 일명 '삼청교육대'에서 해방되는 학생들. ⓒ 안형준

오후 수료식에서 이 원장은 “캠프를 통해 여러분과 우리는 사제지간이 됐다”며 “여기 온 선생님들의 강의도 기억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이분들의 열정을 본받고 결단을 배우라”고 말했다. 그리고 “언론고시가 힘들다고 하지만 언론사는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해서 안달”이라며 여기에 온 초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저널리즘스쿨 설립 당시 세명대 총장이었던 김광림 국회의원은 지역구인 안동에 들렀다가 상경하는 길에 수료식에 참석해 “인간관계를 중시하라”는 조언을 건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 7기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언론인 캠프> 참가자들. ⓒ 안형준

참가자 김남범(26·한림대 방송통신 졸)씨는 “이번 캠프로 확실하게 진로를 잡고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휘연(24·서강대 신문방송)씨도 “기자라는 직업이 제 생각과 일치하는지, 막연했던 제 고민을 정확히 짚어주는 수업을 통해 궁금한 점이 많이 해결됐다”며 캠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탐사보도 수업을 통해 언론의 희망을 봤다는 윤지운(26·경희대 영미어문)씨는 “선생님들을 통해 잘 접할 수 없는 자료들을 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선우(23·고려대 보건행정)씨는 “처음엔 막연하게 기자가 되고 싶어서 왔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언론인이 돼야 하는가를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2박 3일의 강행군은 기념 촬영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떠나는 것이 아쉬운 참가자들은 개인적으로 강사진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못다 한 질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기도 했다. 이들은 어느새 친해진 ‘동기’들과 “현장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나누며, 혹한 속에서도 뜨거웠던 2박3일의 열정과 충만을 가슴과 머리에 간직한 채 학교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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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기자 boram@dan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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