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핫이슈] 제천명지병원 ‘중증응급의료센터·심뇌혈관센터’ 기공식

충북 제천에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가 들어선다. 제천명지병원(병원장 김용호)은 24일 제천시 고암동 제천명지병원에서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제천에 처음 설립되고, 심뇌혈관센터는 의료진 부족으로 지난 3월 운영을 중단한 심장혈관센터에 뇌혈관센터를 추가해 확대된다.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는 내년 12월 준공되어 제천과 단양을 포함한 중부 내륙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질 예정이다.

▲ 24일 제천명지병원은 제천시 고암동에서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천 제천시장, 배동만 제천시의회 의장,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지역민 약 50명이 참석했다. ⓒ 신현우

제천명지병원에 들어설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음압병상 2병상, 감염 격리병상 3병상, 응급 중환자실 20병상 등의 시설과 응급환자 전용 전산화단층촬영기, 응급혈액투석기, 체외 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 등 장비를 갖춰 지역 안에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게 된다. 심뇌혈관센터는 진료-검사-시술로 이어지는 원스톱 의료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24시간 응급진료와 응급시술이 가능한 의료진과 전담팀도 배치한다. 제천명지병원은 두 센터 설치를 위해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을 새로 짓는다.

제천 의료공백을 해소하는 첫 걸음

<단비뉴스>는 최근 제천 등 충북 지역의 열악한 의료 실태를 6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최근 보도 11월 14일 공공병원 지으면 공공의료 강화될까). 보건복지부가 5년마다 조사하는 ‘보건의료실태조사’ 2017년도 발표 자료를 보면, 제천의 ‘인구 10만 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는 65명이다. 이는 서울 44.6명, 전국 평균 50.4명보다 많다.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제천의 심장 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03.9명으로 전국 평균 63.0명보다 높다. 뇌혈관 질환 사망률은 제천이 60.2명, 전국 평균이 42.6명이다. 연령 요인을 제외한 연령표준화 사망률로 살펴봐도 제천의 지표는 나쁘다. 심장 질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제천이 36.6명, 전국 평균이 29.4명, 뇌혈관 질환은 제천이 23.2명, 전국 평균이 20.1명이다.

▲ 통계청이 발표하는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제천의 심장 질환 사망률과 뇌혈관 질환 사망률 모두 전국 평균보다 높다. ⓒ 신현우

그런데도 현재 제천에는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할 기관이 없다.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어 있는 제천서울병원은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은 제천에서 약 45km나 떨어져 있다.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이 제천에서 발생한 모든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제천시청에서 열린 ‘제천·단양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공개 토론회’에 참석한 김면중 제천서울병원 이사는 질의응답을 통해 “원주는 환자가 너무 많다”며 “원주로 환자 보내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안동병원까지 가는 것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설립에 제천시와 지역 시민사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이상천 제천시장은 “제천은 심뇌혈관 질환 사망률이 높은데, 이에 먼저 대응한 재단에 감사한다”며 “운영 과정에서 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공백 해소를 요구하기 위해 지역 시민단체가 모인 제천·단양 공공의료강화 대책위원회도 이 소식을 반겼다. 최성호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난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환영할 일”이라며 “병원이 중앙정부와 지자체와 발을 잘 맞춰서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를) 무사히 건립하고 운영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 기공식에 참석한 이상천 제천시장은 “의료 체계가 좋은 수도권과 열악한 비수도권 사이 의료지표 차이가 크다”며 제천명지병원 중증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신현우

2023년 지역 의료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지정될 전망

제천명지병원은 지역 의료공백을 해소하려는 복지부 계획을 염두에 두고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서 2025년까지 70개 중진료권에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 건립되는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는 제천권에 유일하기 때문에 복지부 지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내년에 응급센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중증응급의료센터 지정 공모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중증응급의료센터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은 오는 2023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구미정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서기관은 24일 <단비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23년부터 중진료권별로 중증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할 계획이며, 현재는 지정 기준 마련을 위해 연구 용역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하도록 하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복지부는 지역심뇌혈관센터 지정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편집: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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