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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를 성공시킨 ‘퍼스트 펭귄’ 정신

기사승인 2021.10.27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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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인 PD 432nj@naver.com

- [우리 시대의 콘텐츠] ④ 이슬예나 EBS PD ‘<자이언트 펭TV>기획 및 제작기’

남극에서 스위스를 거친 후 헤엄쳐 한국으로 온 ‘펭귄’이 있다. 그의 목표는 ‘<EBS> 연습생’. ‘펭-하(펭수가 하는 인사말로, ’펭수 하이‘의 준말이다)’를 외치며 짧은 날개를 흔들어대는 욕망 그득한 펭귄은 <EBS>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를 보고 많은 사람은 같은 말을 내뱉었다. “<EBS> 미친 거 아니야?” 그 ‘미친’ 콘텐츠로 <EBS>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변화시킨 ‘퍼스트 펭귄’이 있다. 이슬예나 PD(<EBS> 펭TV&브랜드스튜디오 책임PD)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일 줌 화상화면을 통해 이슬예나 PD가 <자이언트 펭TV> 기획 비하인드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욕망이 낳은 기획, 펭수

이슬예나 PD는 2011년 <EBS> PD로 입사했다. 환경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부터 <모여라 딩동댕> <생방송 보니하니> 등 어린이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범주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19년 3월에 <자이언트 펭TV>를 제작하며 대한민국에 펭귄 연습생 ‘펭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자이언트 펭TV>는 2020년 백상예술대상 교양작품상, 한국방송대상 예능인상을 수상했으며, 이슬예나 PD는 같은 해 한국PD대상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PD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슬예나 PD는 <EBS> 펭TV&브랜드스튜디오 소속 책임 PD로 <자이언트 펭TV>와 성인들을 위한 딩동댕 유치원인 <딩동댕대학교>를 제작하고 있다. 

   
▲ ‘남극에서 온 연습생 펭귄’ 펭수와 이슬예나 PD. 왼쪽은 박재영 당시 조연출. 펭수는 ‘펭수 열풍’을 일으키며 콘텐츠 관련 상을 휩쓸었다.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갈무리

이슬예나 PD는 펭수에 대한 소개로 강연을 시작했다. <자이언트 펭TV>는 <EBS> 최초 연습생이자 남극에서 온 특별한 펭귄 펭수가 연습생으로서 고군분투하는 도전과 활동을 담는다. 현재 200만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펭수는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광고 모델에, 자신의 꿈이었던 BTS와 무대도 함께했다. 펭수는 인간도 만들기 어려운 성과를 연습생 펭귄으로서 만들어냈다. 이 PD는 기획자인 자신도 생각지 못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전례가 없는 <자이언트 펭TV>의 기획은 어디에서 시작했을까. 이 PD는 자신의 욕망에서 시작된 기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콘텐츠로 감명과 위로를 주고 싶어 PD가 됐다. 지난 10년간 열심히 프로그램을 제작해왔지만 생각한 만큼의 시청률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일종의 좌절감 속에서 채워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펭수를 낳았다고, 이 PD는 설명했다.

“저는 딱 하나의 목표였는데 정말 단순하지만, 사랑 좀 받자 제발. ‘<EBS> 콘텐츠도 되게 좋은 콘텐츠야’ 하면서 끄덕끄덕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나 그 콘텐츠 진짜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모두에게 사랑받는 콘텐츠. 이는 이 PD가 생각한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다. 모두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이 PD는 우선 <EBS>가 놓치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을 주요 타겟층으로 삼았다. 현재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는 가장 강력한 이유를 고민했다. <런닝맨> <스트릿 우먼 파이터> 유튜브 <침투부> 채널 등 최근 인기 있는 콘텐츠들의 중심에는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나오는 출연진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이 PD는 ‘캐릭터’를 프로그램의 중심에 놓았다. 

‘캐릭터로 만드는 콘텐츠’라는 기획은 섰지만,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했다. 기존의 <EBS>가 잘해왔으면서도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딩동댕 유치원>의 뚝딱이, 번개맨, 뽀로로 등 <EBS>가 그동안 성공 시켜 온 캐릭터는, 인간이 아닌 캐릭터를 약간씩 비트는 방식으로 접근했기에 현존하는 콘텐츠들과의 비교우위에서 승산을 점할 수 있었다. 이 PD는 캐릭터를 ‘뽀로로를 이기겠다고 온 펭귄’으로 잡고, ‘<EBS> 최초의 연습생이라는 컨셉을 더했다. 펭수의 연습생 성장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기획에 시청자와 캐릭터 펭수는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했고, 펭수는 모든 세대가 만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캐릭터로 떠올랐다. 

<펭수>의 두 성공 요인, 리얼리티와 의외성

<자이언트 펭TV>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이 PD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두 지점은 ‘리얼리티’와 ‘의외성’이었다. 

‘리얼리티’는 <자이언트 펭TV>의 기획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리얼리티가 받쳐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PD는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들이 본질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파악했다. 젊은 세대들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들을 선호한다.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만든 완성도 높은 제작물보다, 적은 출연진과 예산이지만 자신들의 일상과 고민이 담긴 소소한 콘텐츠를 좋아한다. 이 PD도 처음에는 투자와 정비례하지 않은 콘텐츠의 인기에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현재 젊은 세대가 소비하고 좋아하는 변화 지점을 정확히 들여다봐야 했다. <EBS>에 비어있는 시청 층은 누구인가, 이들을 데려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했다. 

   
▲ ‘모두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들을 분석했다. 이슬예나 PD는 인기의 중심에 ‘리얼리티’가 있다고 생각했고, 프로그램은 펭수의 욕망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슬예나 PD 강연 화면

“유튜버 중심의 방송이 가진 ‘날것’의 힘을 가지고 온 거죠. 대상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유튜브 콘텐츠가 방송국 콘텐츠에 비해) 만듦새나 완성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훨씬 자연스럽고 좀 더 진실돼 보인다고 할까요. 조금 초라할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잘 가공된 그럴싸함보다 날것의,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것에 점수를 더 주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콘텐츠의 역사에서 관찰 예능, VR 등이 발전하는 걸 보면, 모든 콘텐츠가 더 리얼로 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요.”

리얼리티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세계관을 통해 구현됐다. 기존의 <EBS> ‘선배’ 캐릭터들은 일종의 ‘환상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번개맨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이 땅에 왔고, 방귀대장 뿡뿡이는 방귀별이라는 미지의 장소에서 떠나왔다. 반면 펭수는 철저히 현실적이다. 100만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목표를 끊임없이 시청자들에게 내보인다. 활동무대도 다르다. 펭수는 애니메이션이나 세트와 같이 비현실적 장소가 아닌, 정부 부처, 학교 등 현실 속에서 세상과 부딪히며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애쓴다. 캐릭터와 캐릭터 외부적 요소까지 더해진 현실성은 캐릭터와 프로그램에 리얼리티를 부여했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의외성을 살려낸 ‘E육대’

이 PD가 고민한 두 번째 중요 기획 요소는 ‘의외성’이었다. 의외성은 첫 요소인 리얼리티와 맞닿아 있다. <자이언트 펭TV>에서 의외성을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가 ‘<EBS> 아이돌 육상 대회(이하 E육대)’다. ‘E육대’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유명한 <EBS>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육상대회를 펼친다. <MBC>에서 명절마다 진행한 아이돌 육상 대회를 본뜬 것이다. E육대를 만들 당시 <자이언트 펭TV>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자이언트 펭TV> 기획 초기에는 주변 PD들로부터 콘텐츠가 잘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구독자가 2만 명에서 정체된 채 6개월이 흘렀다. E육대는 현실 돌파를 위한 비상수단이었다.

E육대를 만들게 된 계기는 구독자 2만 명 때 진행한 펭수 팬 사인회였다. 팬 사인회에 아무도 오지 않는 휑한 그림을 예상했는데, 많은 팬이 참여했다. 특히 성인들이 많았다. 이 PD는 그 자리를 통해 팬들이, 기존 캐릭터들과 다른 펭수의 여러 모습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캐릭터에게 주로 기대했던 정돈된 모습 대신, 따뜻하지만 할 말은 하는 펭수가 어른들에게도 인기 요인이 된 것이다. 펭수가 아이돌과 같이 핵심 팬층이 두껍게 형성돼있음이 명확해진 만큼, 이 PD와 제작진은 팬덤 층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했다. 펭수가 연습생이라는 부분을 살리면서 동시에 의외성이 높은 아이템은 무엇인가, 바로 ‘E육대’가 만들어진 이유다.

   
▲ 이슬예나 PD가 차별화된 캐릭터를 위해 중시한 지점은 ‘리얼리티’와 ‘의외성’이었다. 의외성을 극대화해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펭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된 콘텐츠가 바로 <EBS 아이돌 육상대회>였다. Ⓒ 이슬예나 PD 강연 화면

E육대의 의외성은 많은 호응을 얻었다. 번개맨부터 뿡뿡이, 뚝딱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육상대회’ 컨셉 아래 모여, ‘인간팀과 비인간팀’으로 나눠 대결하는 구조부터 흥미로웠다. 현재 MZ세대들에게 친근한 친구이자 캐릭터인 뚝딱이가 나와, ‘<EBS>에 내가 94년에 입사했다. 다 내 밑으로 줄 서라’며 현시대의 ‘꼰대’를 상징하는 장면은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며 의외성을 통한 재미를 높여 큰 호응을 얻었다. 

컨셉은 과감하게, 설계는 디테일하게

의외성을 만드는 기획은 컨셉과 설계, 두 가지를 요구했다. 이 PD는 이를 ‘컨셉은 과감하게, 설계는 디테일하게’로 정리했다. 프로그램 기획이 매우 체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아니다. 혼자 생각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 회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E육대도 웃긴 컨셉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그 아이디어에 디테일을 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E육대의 핵심인 ‘인간 팀 대 비인간팀’의 구성을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번개맨과 펭귄으로 대표되는 인간 팀과 비인간팀 간의 역량 차이가 크다 보니 진행 설계를 구체적으로 해 그 차이가 느껴지지 않게 만들어야 했다. 양궁 게임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캐릭터가 사용하는 과녁판 크기를 다르게 설계했다. 계주를 할 때는 지압판을 두었다. 이를 통해 게임에 익숙한 인간팀과 그렇지 않은 비인간팀 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방법들은 모두 제작진의 사전 실험을 거친 후 결정했다. E육대의 의외성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재미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디테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PD는 과감한 컨셉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영상화 과정에서의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테일은 제작자가 생각한 컨셉을 재미있는 실제상황으로 이끈다. 기획단계에서 의외성을 확보하려면 영상으로 구현할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져야 한다고 이슬예나 PD는 설명한다. 대표적 사례가 E육대다. E육대의 과감하고 세부적인 기획은 SNS에서 시청자의 높은 호응으로 이어졌다. 이 PD가 꿈꿨던 ‘모두에게 사랑받는’ <EBS> 프로그램이라는 욕망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E육대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자이언트 펭TV>는, 구독자와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10월 25일 기준 누적 조회수 3억 8000만 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게, 커뮤니티나 SNS를 타고 E육대 콘텐츠가 엄청나게 퍼져 나가던 장면이에요. 계속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거든요. 정말 감사하게도, 시청자의 관심이 E육대에서 팽수로 잘 옮겨가서 펭수에 대한 팬덤이 늘어났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예상치 못했던, 어쩌면 금기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EBS> 캐릭터들의 아이돌 포지션화가 중요했어요. 시청자들은 이들 캐릭터가 만나서 보여준 선후배 관계와 재미적 요소의 케미, 인간 캐릭터와 비인간 캐릭터 간의 소통을 보시면서 새롭다고 느꼈죠. 그런 강력한 자극이 갔기에 또 빠르게 반응이 왔던 게 아닐까요?”

   
▲ 캐릭터는 시청자와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된다. 이 PD가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한 이유다. 사진은 펭수가 처음으로 진행한 팬 사인회 모습.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갈무리

이 PD는 <자이언트 펭TV>를 기획할 때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의 특성상 시청자들과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유대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이 콘텐츠의 메인 플랫폼이 된 이유도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다. 일각에서는 유튜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는 만큼, <자이언트 펭TV>의 콘텐츠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PD는 결국 오래 살아남는 콘텐츠는 자극이 아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콘텐츠라고 확신한다.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긴밀하게 유지하기 위해 라이브 스트리밍, 댓글 등 활용 지점이 많은 유튜브를 필수적으로 활용했다고 이 PD는 설명했다. 

“기획자에게는 ‘퍼스트 펭귄’의 정신이 중요해요.” 

<EBS>에 없던 프로그램을 만든 기획자로 불리는 이슬예나 PD. 그는 무조건 색다른 것이 좋은 기획은 아니라고 말했다. 본질을 지키며 비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본질은 콘텐츠의 중심을 의미한다. 즉,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은 확고하게 잡되,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할 때 진정한 새로움이 나온다. 그는 최근에 유튜브 콘텐츠로 만든 <딩동댕대학교>의 코너인 <연애톡강>을 예로 들며 ‘본질을 지킨 비틀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가 MZ세대의 연애 상담을 하는 콘텐츠다. 육아와 관련한 상담을 전문적으로 해온 오은영 박사가 ‘연애’를 주제로 상담을 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교육’이라는 본질이 확고히 잡혀있다. 어렸을 적부터 오은영 박사의 조언을 받고 자라온 세대가 커서 연애 상담까지 한다는 교육의 본질을 지키면서, 최근에 많은 관심을 받는 연애 콘텐츠의 속성을 더한 것이다. 실제로 해당 콘텐츠는 9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보였고, SNS상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강연 후 질문과 답변에서는 콘텐츠와 PD 준비 과정과 관련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를 어떻게 찾아갔느냐는 질문에, 이 PD는 주변 인물과 상황을 유심히 살펴볼 것을 추천했다. 평소에 주변 사람들을 잘 보면 어떤 사람들이 만났을 때 조화롭고 재밌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펭수 프로그램도 밝고 활기찬 펭수와 매니저로 출연한 당시 조연출인 박재영 PD 간의 조화가 서로 다른 에너지로 작용했다고 이 PD는 설명했다. 타겟층과 관련한 질문에서, 시청대상을 초등학교 5학년 이상으로 타겟팅 한 것은 어른들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두가 좋아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가 곧 사랑받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PD의 자질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 PD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국은 다양한 사람들을 뽑아 이들이 각자의 색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다. 따라서 획일화된 기준에 맞추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컬러를 어필하는 데 집중하고,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에서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무엇인지 보이라고, 이 PD는 조언했다. 자신이 만들려는 프로그램 자체가 자신을 드러내고, 나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의를 마치며 이 PD는 기획자가 지녀야 할 정신과 태도를 ‘퍼스트 펭귄’ 사례로 설명했다.

   
▲ 이슬예나 PD를 비롯한 제작진의 ‘퍼스트 펭귄’ 정신은 <EBS> 최초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전에 없는 ‘퍼스트 펭귄’ 펭수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기 위해 필요했던 그 정신은, 기획자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이 PD는 강조했다.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갈무리

“펭귄들이 사냥을 나갔을 때 바다에 어떤 천적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일단 한 마리가 먼저 떨어지는 걸 보고서야 다른 펭귄들이 뛰어들어요. 맨 처음 뛰어드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하죠. 모험적인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먼저 뛰어드는 사람을 퍼스트 펭귄에 비유하는데, 저는 이 퍼스트 펭귄 정신이 기획과 제작의 세계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펭귄’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퍼스트 펭귄’ 이슬예나 PD. 퍼스트 펭귄은 시청자가 사랑하는 펭귄 펭수를 만들어냈다. 그가 창조한 캐릭터 펭수와 그의 불타는 ‘욕망’이 또 다른 ‘모두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디지털모바일 시대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된다. 레거시미디어는 생존 기로에 서 있다. 이 시대에 콘텐츠는 무엇인가. 제작자는 무엇을 고민하며, 어떤 기술과 실험으로 세상을 그려내는가. 콘텐츠는 시대정신을 담는다. 제작자는 시대를 읽는다. 오늘을 대표하는 콘텐츠와 제작자를 초청해 진행하는 <방송제작세미나> 강의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1. 지금은 다큐시대 - 장해랑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2. 나의 지역콘텐츠 이야기 - 안윤석 목포MBC PD

3. 히든싱어, 팬텀싱어, 슈퍼밴드로 보는 음악 예능 - 조승욱 JTBC PD

4. 펭수를 성공시킨 '퍼스트 펭귄' 정신 - 이슬예나 <EBS> PD

편집: 이예진 PD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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