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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과 나눈 유쾌한 공감

기사승인 2021.10.25  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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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동 기자 bo9211_@daum.net

- [단비현장] 세명 글로컬 비정상회담

“한국에서 제일 놀라운 건, 한 살 차이 오빠, 언니한테도 꼭 호칭을 써야 하는 거예요. 아리프 씨가 저랑 5살 차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름으로 불러요. 오빠라고 부르지 않아요. 아리프, 좀 오글거려요? 방금 표정에서 느꼈어요. (웃음)”

두 해째 한국 유학 중인 뉴르 샤히라(세명대 전기공학과 2학년) 씨가 말했다. 같은 말레이시아 출신 아리프 씨(세명대 디자인학과 1학년)는 오빠라는 말을 듣자 어쩔 줄 몰라 했다. 여기서는 한국 문화를 따라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샤히라 씨는 아리프 씨와 둘만 있을 땐 영어나 말레이어로 대화한다고 했다. 사회자가 “결론은 오빠라 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샤히라 씨의 속내를 정리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 뉴르 샤히라 씨는 한국의 서열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열 걸음 걸을 때마다 만나는 카페도 한국의 신기한 문화라고 말했다. ⓒ 신현우

25일, 충청북도 제천시 세명대학교 학술관 109호에서 ‘세명 글로컬 비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열리는 ‘제16회 인문주간’ 프로그램의 하나다. 회담에는 세명대학교에 다니는 한국과 중국,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5개국 학생 10명이 모였다.

세명대학교에는 2005년 중국인 유학생 100여 명이 입학한 것을 시작으로 유학생이 많아졌다. 현재는 18개 나라 182명이 다니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주간 행사를 세명대가 유치한 건 올해로 네 번째다. 그동안 외국인 학생이 점점 많아진 점을 감안해, 올해 행사에서는 2017년 종영한 <JTBC>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벤치마킹해 한국인과 외국인 학생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유학생들이 한국식 위계질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언급한 건 술 문화였다. 경영학과 4학년인 중국인 종샨저 씨는 “한국인이 중국인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신다”며 “한국 친구랑 놀러 갔을 때 술을 엄청 마시길래 ‘이렇게 마시면 괜찮아? 안 죽어?’하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한국인 학생과 유학생 모두 공감을 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와 미디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소피아 씨에게 한국식 ‘술 게임’은 충격이었다. 자리에 둘러앉은 친구들이 끝없이 ‘바니바니’를 외쳐대는 통에 술자리가 더 어지러웠다. 비정상들 가운데 가장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한 소피아 씨는 “그러나 술 게임 덕분에 한국말도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한국인이라고 느껴질 만큼 한국어가 능숙한 소피아 씨. 한국어는 술자리에서 많이 배웠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긍심도 높았다. ⓒ 신현우

한국인 학생들도 외국 유학을 선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어와 환경공학을 전공하는 2학년 박수빈 씨는 환경 관련 분야에 강한 대학교를 찾다 보니 우크라이나에 농업과 임업 같은 1차 산업과 생태학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우크라이나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소피아 씨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면적이 넓고, 농업 수출이 많아 유명한 나라”라며 “환경을 연구하는 학자도 많다”고 말했다.

생활체육학과 4학년 임찬민 씨도 유학을 간다면 교육열이 높고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중국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에서 온 같은 학과 동기 진쯔청 씨는 학교에서 헬스장과 농구장, 골프장까지 자유롭게 사용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생활에 무조건 만족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대체로 중국인 학생들은 자유시간이 많은 한국 대학 생활에 만족감을 보였다. 종샨저 씨는 대학 수업을 아침 7시 반에 시작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아침 9시에 첫 수업이 시작되어 잠자는 시간이 많아져 좋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한국의 자연풍광이 너무 좋아서 왔다거나 고국에서 한국을 접할 기회가 많아 왔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으로 잠시 왔다가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 한국 유학길을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한류문화가 궁금해서 충동적으로 한국에 왔다는 학생은 없었다. 그들에게는 각자 진지한 이유가 있었다.

   
▲ 발언하는 자오천슈안 씨(디자인학과 3학년). 중국 연변에서 자란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 신현우

그들의 유학생활이 순탄치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언어다. 회담 중에도 몇 유학생들은 사회자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해 전혀 다른 답을 하기도 했다. 교수가 과제를 내줄 때도 정확한 지침을 이해하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기도 한다. 박수빈 씨는 “에콰도르에서 온 외국인 친구가 같은 학과에 있다”면서 “친구가 어려운 한국어를 몰라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인 학생도 그들과 함께 공부하는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쉬운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관심사를 찾아 얘기하니 나아졌다”며 “유학생이 적응할 수 있으려면 그들을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집: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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