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약 13억 원 투자한 제천 ‘청FULL몰’ 사람들 발길 끊겨

[앵커]

전통시장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청년들의 창업 공간으로 지원하는 ‘청년몰’ 사업이라는 게 있습니다.

충북 제천시도 지난 2016년부터 시내 중심가에 있는 중앙시장에서 청년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청년 장사꾼들도, 고객도, 더는 찾지 않는 곳이 됐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곳은 충북 제천시내 중앙시장 2층에 있는 청년몰입니다.

제천시의 지원을 받아 청년들이 만든 10개의 점포가 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은 대부분의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청년 외식 사업가들이 먹거리를 팔던 1층 식당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청년으로 가득 차라는 의미로 지은 ‘청FULL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이곳에 있던 10개의 점포도 텅 비어있습니다.

제천 중앙시장 청년몰 조성사업은 2016년 7월에 시작해 2017년 연말에 끝났습니다.

국가와 지자체 예산 13억5000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조성사업이 끝난 뒤에는 마케팅 비용으로 2018년부터 3년간 2300만 원이 청년 상인들에게 지원됐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외면 속에 청년사업가들은 조금씩 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초기에 1, 2층 합쳐 20개였던 점포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단 한 곳만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은 청년몰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상가의 위치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잘 찾기 힘든 전통시장 2층이어서 아무리 홍보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는 겁니다.

[정은영 / 엄마의 오븐 사장 : “(청년몰을)아시는 분들은 아시지만 정말 홍보도 열심히 했는데 정말 청년몰을 아직도 모르시는 분들 굉장히 많으세요. 관심이 없으면 이 안에서 정말 뭐를 해도 밖에서는 노출이 하나도 되지 않아서 아무도 모르게 된 거예요.”]

청년몰에 대한 제천시의 사후관리가 미흡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제천시가 청년몰 사업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이정임 / 제천시의회 의원 : “(청년몰 조성사업) 그걸 지속적으로 해도 사후 관리를 안 해준 거지. 이렇게, 시장만 아주 거창하게 하고 그다음은 이제. 뭐 망하면 망했나 보다 잘못 운영했나 보다 이렇게 하고 끝내니까. 너무 아쉬운 거죠.”]

제천시청은 청년몰을 다시 활성화하려는 정책을 따로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신 8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해 중앙시장과 내토시장 등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새로 추진될 예정입니다.

제천시는 이 사업으로 제천 구도심 상권이 회복되어 중앙시장 청년몰도 함께 재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3억 7000만 원을 집중 투자해도 실패한 청년몰을 주변 상권을 살린다고 해서 함께 살릴 수 있을까요?

단비뉴스 강훈입니다. 

(편집 : 강훈 기자 / 촬영 : 강훈 기자, 김대호 PD, 최태현 기자 / 앵커 : 임예진 기자)

편집 :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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