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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가망 없다

기사승인 2021.07.12  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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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김신영 기자 akimmin37@naver.com

- [기후위기시대] ⑩ 국회 그린뉴딜연구회 세미나 석광훈 발표

“전 세계의 사례를 다 뒤져봐도 SMR(소형모듈원전)을 상용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12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위기그린뉴딜연구회 주최로 열린 ‘국내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논리의 배경과 실상’ 세미나의 발표를 맡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윤준병,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일반 시민 등 30여 명이 함께했으며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 

재생에너지 늘면서 대형원전 유지 어려워져 

   
▲ 국회 그린뉴딜연구회 세미나에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소형모듈원전(SMR)의 실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신영

석 위원은 세계적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대형원전 유지가 어려워지자 소형원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이 낮 시간대에 폭발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게 되자 전력계통 과부하를 막기 위해 나머지 발전원의 공급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대형원전이 이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동과 정지, 출력조절에 긴 시간이 걸리는 원전을 대표적인 ‘경직성 전원’으로 꼽았다. 

석 위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례로 들어 “원전은 유일하게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른 신축적 공급조절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원전의 전력 공급을 줄이지 못해 전력과부하로 다운(비상정지)이 일어나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석 위원은 “결국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제일 비싼 원전인 ‘디아블로 1·2’를 수명연장 없이 조기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설계수명 40년인 디아블로 1·2기는 각각 2024년과 2025년까지만 운영되고 폐로 절차에 들어간다. 

그는 “한국도 현재 연휴 등 전력 수요가 떨어지는 시기에 원전을 감발운영(발전량 줄여 운영)하면서 출력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앞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면 일상적이고 탄력적인 출력감발이 요구될 것이기 때문에 난감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 4월 24일 캘리포니아의 태양광과 기타 발전원의 전력공급패턴을 보여주는 그래프.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늘자 가스, 수력 등은 출력량을 줄였으나 경직성 전원인 원전은 출력량이 그대다. ⓒ 석광훈

경제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SMR

석 위원은 “대형원전이 더 이상 세계 전력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비상이 걸린 원자력 업계는 소형모듈원전의 상용화를 구상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SMR은 경제성과 안전성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주요 SMR 중 하나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한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 고속로를 들었다. 소듐냉각 고속로에 잉여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용융염(열을 보존하는 소금) 저장탱크를 설치하면 전기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석 위원은 그러나 “융융염 저장탱크를 사용하는 집중형 태양열 발전의 전력생산 비용이 태양광 발전보다 4배 비싸다”며 소듐냉각 고속로의 경제성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석 위원은 동시에 소듐냉각 고속로의 안전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소듐냉각 고속로는 냉각재로 소듐을 쓰는데, 이는 영국·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개발하던 중 화재폭발로 막대한 비용을 치른 소듐냉각 고속증식로와 유사하다. 그는 과거 이 원자로 개발단계에서 소듐이 배관 파이프 온도계 틈으로 새거나 원자로 내부에서 연료봉 교환장치가 떨어지는 등 여러 안전 문제가 발생해 중도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은 1950년대에 고속증식로 연구를 시작했지만, 1980~1990년대에 모두 중단했다. 

일본도 고속증식로 몬주를 2018년 폐기했다. 몬주는 전력생산 시작 3개월 만에 냉각제로 쓰이는 나트륨이 유출돼 화재가 발생하는 등 각종 사고로 22년간 250일밖에 가동하지 못했다. 몬주는 건설비, 유지비, 폐로비용을 합쳐 약 3조엔(약 31조원)이 소요돼 경제성 측면에서도 많은 질타를 받았다.

‘스마트원전’도 2007년 이미 폐기된 설계  

   
▲ 소형모듈원전의 실상을 따져보는 세미나에서 진행을 하고있는 양이원영 의원. ⓒ 김정민

석 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수출용으로 밀고 있는 SMR인 스마트원전(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초의 중소형 발전용 원자로) 역시 2000년대 노무현 정부가 도입을 시도했지만, 2007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타당성 부족 판결을 받아 공식적으로 폐기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14년 전 폐기된 설계를 계속 회생하려는 시도가 적절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 원자력계와 보수언론 등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할 발전원으로 SMR을 추진해야 한다고 최근 잇달아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꾸준히 비판하던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지난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대담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SMR이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처의 유효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SMR 등 원자력발전이 탄소 중립 실현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기후위기그린뉴딜연구회 공동대표인 우원식 의원은 “SMR은 기술 및 경제성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전혀 없다”며 “의심할 바 없이 재생에너지가 세계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는 이 순간에, 언제 상용화될지도 미지수인 기술에 투자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공동대표인 같은 당 김성환 의원도 “SMR을 대량 건설한 후에 생길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난제”라며 “대형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문제도 전혀 해결 못하고 있는데, SMR을 짓자는 건 찬성하기 어려운 얘기”라고 말했다. 


편집 :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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