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양특강] 전중환 경희대 교수 주제 ① 왜 신을 믿는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고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 1학기 [사회교양특강]은 전중환 정준희 김동춘 최배근 황민호 박태균 안병억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강연기사 쓰기 과제는 강연을 함께 듣는 지도교수의 데스크를 거쳐 방학 때 <단비뉴스>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챔피언스리그에 굶고 출전한 선수들

세계 최강의 클럽 축구팀을 선발하는 대회인 챔피언스리그는 축구선수에게 꿈의 대회다. 많은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지만, 강팀이 아니면 출전하기도 힘들뿐더러, 강팀에 속한다고 해도 우승은 하늘의 별 따기다. 실력과 운이 모두 받쳐줘야 쳐들 수 있는 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 이어’(Big ears)다.

네덜란드 프로 축구팀인 AFC 아약스의 하킴 지예흐와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빅 이어’를 들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종교의 이유로 포기했다. 한국 시간으로 2019년 5월 9일, 아약스는 영국의 토트넘 홋스퍼와 준결승 2차전을 치렀다. 이미 1차전에서 토트넘을 이겼으니 아약스는 비기기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었다. 문제는 5월 7일부터 무슬림의 의무인 라마단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아약스는 토트넘에게 연속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당했다. 이 경기에서 하킴 지예흐는 두 차례 유효슈팅을 날렸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 KBS

라마단에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은 물론 물도 섭취할 수 없다. 지예흐와 마즈라위가 라마단을 지킨다면 생체 리듬이 꼬여 경기력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물론 아약스의 승리를 바라는 모두가 이들이 라마단을 지키지 않길 바랐다. 네덜란드 유명 축구 코치 베르하이엔은 “지예흐와 마즈라위가 라마단 단식을 고수한다면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전의 날, 둘은 결국 해가 뜬 다음부터 조금도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았다. 빈속으로 경기를 뛴 둘은 경기 중 해가 지자마자 튜브에 담긴 부드러운 음식을 먹었지만 평소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아약스는 토트넘에 한 골 차이로 졌다. 다시 오기 힘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 기회를 종교 때문에 포기한 것이다.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인 동물, 인간

“인간이란 참으로 묘한 동물이죠. 대단히 똑똑하고, 합리적인 것 같으면서도 대단히 비합리적인 동물입니다.”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난 3월 11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사회교양특강에서 지예흐와 마즈라위 이야기로 ‘왜 신을 믿는가’라는 주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 진화심리학자로,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대에서 진화심리학의 개척자 데이비드 버스 교수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전중환 교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사회교양특강에서 ‘왜 신을 믿는가’라는 제1주제와 ‘왜 보수와 진보인가’라는 제2주제로 4시간 동안 강연했다. © 오동욱

사람들은 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종교적 믿음을 갖고 행동할까?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빅 이어’의 영광을 포기한 지예흐와 마즈라위부터 ‘아멘하면 병 다 낫는다’고 한 전광훈 목사까지, 종교적 믿음에 따른 비합리적 행동의 사례는 많다.

“종교 교리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논하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그게 잘못됐다는 걸 논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왜 사람들이 종교적 믿음을 갖고 빠져드는지 실증적으로 탐구하는 방법에 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미국인 90%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종교를 이루는 요소로 네 가지를 꼽는다. 종교는 초자연적인 행위자에 관한 반직관적인 믿음, 초자연적인 행위자를 향한 값비싼 헌신, 초자연적인 행위자가 실존적 고통을 제거해준다는 믿음, 이 모든 걸 공개적으로 함께 행하는 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초자연적 행위자(agent)는 의도와 목적이 있는 실체이며, 신, 정령, 유령, 혼백, 악마, 마녀 등을 말한다. 전 교수는 “미국 인구의 25%가 마녀가 있다고 믿고, 50%는 악마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으며, 90%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며 “많은 이들이 악마가 내게 나쁜 일을 일어나게 한다는 ‘초자연적 행위자에 관한 반직관적인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 5백만 년 인류역사를 1년으로 두었을 때, 마지막 날 인류가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는 그림이다. 정 교수는 364일 동안 수렵-채집생활을 하다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인류가 문명 활동을 시작했다며, 현대 인류에게 수렵-채집 생활의 습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 전중환

전 교수는 현대인에게 여전히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는 석기시대의 습성, 또는 ‘마음’이 들어있다고 했다. 인류 진화 역사 5백만 년을 1년으로 압축하고 1월 1일을 인류가 침팬지와 갈라진 시점, 오늘을 12월 31일 자정이라고 치면 인류는 364일 동안 수렵과 채집 생활을 했다. 12월 31일 오전 6시가 돼서야 인류는 농업과 목축을 시작했으며, 오후 3시에는 수메르에서 인류 최초의 도시가 생겼다. 산업화는 밤 11시 40분에 일어났다. 진화 역사의 99% 이상을 수렵과 채집 환경에서 보낸 것이다.

그는 장장 5백만 년에 걸쳐 진화하면서 인류에게는 종교라는 부산물이 생겼다고 설명한다. 진화 과정에서 생존에 필요해 적응하며 얻은 결과가 아니라, 탯줄을 자르면 생기는 배꼽처럼 부득이하게 획득한 부산물이었다는 것이다. 음악이나 글쓰기처럼,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자연히 습득하는 것도 아닌, 뜻하지 않게 파생된 게 바로 종교다.

원시인의 뇌, 만들어진 신

신은 우연히 태어났다. 인간이 진화 과정에 살아서 후손을 남기려면 전략이 필요했다. 포식자를 피해 음식을 구하는 등 생존에 유리하도록 인지체계가 발달했다. 지금 인간의 마음은 석기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돼 있다.

▲ 전중환 교수는 “종교가 인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종교가 발생한 것은 진화과정에서 발달한 인지체계의 부산물”이라고 설명했다. © 오동욱

종교는 심리적 적응의 부산물이다. 종교 자체는 인간이 살아남는 데 득이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포식자를 감지해 그 자리에서 벗어나거나, 현상을 보고 원인과 결과를 추론하는 등 생존에 필요한 인지체계에 딸려 나왔다. 전 교수는 심리적 적응과 종교의 관계를 자동차에 비유했다.

“자동차는 장소 이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장소 이동이라는 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예기치 않게 가스를 배출하게 되죠.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가 가스를 배출하기 위한 도구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된 심리적 적응들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뜻하지 않게 종교적 믿음을 가지게 된 겁니다.”

마음을 읽는 능력

전 교수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에서 종교의 기원을 찾았다. 인간은 겉을 보고 속을 판단한다. 다른 사람이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추론한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거나 하면서 저울에 잴 수 없는 마음을 알아차린다. 남의 믿음과 의도, 욕망을 이해하는 능력을 ‘마음 이론 모듈’이라 한다.

타인의 생각을 추측하는 능력은 4살 무렵 발달한다. 1985년 고안된 샐리-앤 실험(Sally-Anne Test)을 통해 알 수 있다. 샐리와 앤이라는 두 인물이 있다고 하자. 샐리가 바구니에 구슬을 넣는다. 샐리가 자리를 비웠을 때, 앤은 바구니에서 구슬을 꺼내 상자로 옮겨 담는다. 샐리가 돌아왔을 때, 어디에서 구슬을 찾을까? 바구니인가, 상자인가?

▲ 사진은 ‘마음 이론 모듈’ 발달을 테스트하는 ‘샐리-앤 실험’이다. ‘마음 이론 모듈’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자기 생각과 마음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 전중환

‘마음 이론 모듈’이 발달하지 않은 세 살배기 아이들은 ‘상자’라고 답한다. 앤이 구슬을 옮기는 모습을 자신이 보았으니, 샐리도 그 사실을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마음이 내 마음과 다를 수 있다고 이해하지 못한다.

종교적 믿음은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에서 파생했다. 인간은 마음이 육체를 움직인다고 자연스럽게 믿게 됐다. 이런 믿음이 ‘심신이원론’으로 발전했다. 마음이 몸과 구별되는 실체라고 생각한다. 마음은 보거나 만질 수 없는 비물질적 존재다. 마음이 독립해서 존재한다면, 애초 몸이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도 쉽게 믿을 수 있다. 죽은 뒤에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온다는 생각이나 영원불멸하는 신이라는 관념이 여기서 나왔다.

포식자를 찾는 심리

인간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누군가 있다고 판단하도록 진화했다. 누군가를 지나칠 만큼 경계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셈을 해보면 간단하다. 주변에 포식자가 있다고 판단해 도망칠 경우, 포식자가 없어서 괜히 땀만 흘리거나 정말 포식자가 있어도 살아남는다. 포식자가 없다고 판단해 가만히 있을 경우, 포식자가 없어서 체력을 아끼거나 포식자가 있어서 잡아 먹힌다.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주변에 포식 동물이 있다고 믿는 편이 낫다.

주변을 과잉 경계하는 성향 때문에 인간은 행위자를 과도하게 인지하게 됐다. 행위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행위자를 찾아내려고 한다. 구름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보고, 바람 부는 소리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다. 1944년 심리학자 프리츠 하이더와 마리안느 짐멜은 사람들에게 짧은 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1분 정도 원과 삼각형이 불규칙하게 움직인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도형이 움직이는 모습을 사람의 행동에 비춰봤다. 인간은 스크린 위에서도 행위자를 찾는다.

작은 단서에서 행위자를 찾는 심리적 적응은 초자연적 믿음으로 이어졌다.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넘어졌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발을 걸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초자연적인 행위자를 상상한다. 나그네를 괴롭히는 숲 정령 이야기는 이렇게 탄생했다.

목적을 갈구하는 마음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현상이 발생한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런 성향이 종종 지나쳐서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났다는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전 교수는 마지막 심리적 적응으로 ‘난잡한 목적론’을 꼽았다. 인간은 자연현상에서 규칙을 찾으려 한다. 원인과 결과를 엮는다. 이유가 없으면 이유를 만들어내서 현상을 설명한다. 산은 오르기 위해 존재하고, 구름은 비를 내리기 위해 존재한다.

전 교수는 쓰나미 생존자 사례를 들어 신을 찾는 인간의 심리를 설명했다. 리잘 샤푸트라는 2004년 인도네시아를 덮친 쓰나미에 휩쓸렸다. 23만 명이 숨진 이 자연 재해에서 샤푸트라는 9일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다 지나가는 화물선에게 구조됐다. 샤푸트라는 언론과 인터뷰하며 “신이 두 번째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우연한 생존에서 필연적인 목적을 찾은 것이다.

사람들이 값비싼 헌신을 하는 이유

“반드시 상대방으로부터 같은 종류의 도움을 그대로 돌려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돕는 모습을 본 제3자, 혹은 내가 누군가를 도왔다는 소식을 입소문을 통해 전해들은 제3자가 나에게 다가와서 선뜻 나를 도와줘도 협력 관계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람들은 왜 값비싼 헌신을 할까? 전 교수는 간접 상호성 때문이라 설명했다. 선한 행동을 하면 타인의 눈에 ‘나’는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나를 선한 사람으로 인식해 함께 협력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내 생존율은 올라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숙인에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구세군 냄비에 돈을 넣기도 한다. 전 교수는 “다만 간접상호성에 따른 행동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진화한 것일 뿐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평판에 기반한 간접 상호성의 존재는 영국 뉴캐슬대학교의 ‘커피 무인 지불함 실험’에서도 잘 나타났다. 실험팀은 무인 지불함 바로 위 찬장에 정면을 주시하는 사람의 눈 그림과 꽃 그림을 일주일마다 교체해서 붙였다. 두 눈이 자신들을 감시한다고 느낀 사람들은 눈 그림이 붙어 있을 때 약 3배 이상 돈을 무인 지불함에 냈다. 사람들은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시선 아래 평판이 하락하리라고 인식한 것이다.

▲ 평판은 인간의 생존율을 높인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무인 지불함 실험은 인간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전중환

거대한 신의 등장

간접상호성은 일상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자전거 보관소에 설치된 눈이 강조된 포스터,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장승의 커다란 눈을 보며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평판을 생각하게 된다.

간접 상호성은 집단이 작아서 서로 잘 알 때만 작용한다. 인간이 친밀함을 유지하며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치인 150명이 넘어가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르고, 익명의 누군가는 자신의 평판 하락을 걱정하지 않고 무임 승차할 수 있다. 문제는 일개 부족끼리 모여 있던 인류의 집단이 150명 이상, 도시나 국가의 거대 단위로 커졌다는 점이다.

“1만 년 전, 인류 집단이 커진 다음부터 사람들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었을까요? 익명성이 보장되는 거대 사회에서 어떻게 대규모 협력이 가능했을까요? 거대한 신, 인간이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지 초자연적으로 감시하는 ‘거대한 신’은 대규모 사회에서 협력을 이끌어냈습니다.”

이집트 태양신 호루스의 눈, 네팔 불탑에 있는 부처님의 눈 등 초자연적 감시를 하는 존재가 있는 종교는 대체로 성공했다. 동양에서는 중국 후한 시대 양진이 뇌물을 거절하면서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안다’고 말한 것처럼 하늘이 신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신 앞에서 인간은 선해진다

”종교인들이 비종교인보다 더 많이 기부한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착하게 사는 것인지 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어요. 조사를 해보면 종교인들은 착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신이 일시적으로 촉발됐을 때만 선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거대한 신 가설을 세운 학자들은 신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촉발된 사람들은 더 협력적으로 행동할 것이라 예측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A집단에게 십계명을 읽게 하고, B집단은 자신이 읽은 책 10권을 떠올리게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시험을 보고, 스스로 채점한 뒤 양심껏 점수를 제출했다. 그 결과 십계명을 읽어 신을 강하게 느낀 A집단 사람들이 B집단보다 더 적게 속였다.

▲ 종교가 거대한 눈의 역할을 하는 것은 신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을 때다. 유타주는 개신교인 몰몬교 신도가 가장 많은 지역인데, 포르노그라피 잡지 구독자 비율이 높다. © 전중환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은 공돈이 생겼을 때 처음 보고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에게도 6:4나 5:5 비율로 돈을 나눠준다. 평상시에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도 주일에 교회에 다녀오면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는다. 초월적인 신에 관한 관념이 일시적으로 활성화하면 신의 눈초리를 피하려고 비도덕적이라고 평가받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전 교수는 “이렇게 신의 존재를 믿고 두려워하는 이들을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며 “이 헌신적인 사람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월적 존재를 위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기에 합리적인 이유로 마음을 돌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강연을 마무리할 무렵 “유럽에서 왜 기독교가 급격히 쇠퇴하고 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전 교수는 복지 확충과 관련 지어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복지 제도의 정착과 발전이 대규모 협력을 가능케 하는 안전망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독교의 역할이 쇠퇴하고 있지요. 봉사나 기부 등 사회안전망 역할을 아직도 종교가 많이 하는 우리나라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편집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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