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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내면화한 불안을 해소하려면

기사승인 2021.06.28  11: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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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기자 72benec@gmail.com

- [단비발언대]

   
▲ 정승현 기자

안보 이슈는 대개 북한을 적대시하는 보수진영의 무기였다. 북한에 협력의 손을 내미는 것은 북한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이며, 북한이 도발할 때 무능한 모습을 보일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안보를 근시안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경제와 문화 부문의 남북협력은 남북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며 정치에서도 협력을 이루는 토대가 된다. 북한에 대해 방어적 현상유지 필요성을 줄이고 협력을 넘어 통일로 나아가는 거야말로 안보와 영구평화로 나아가는 길이다. 남북 갈등의 위험성을 뿌리부터 제거하는 일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세력,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견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남북은 두 세력이 한반도에서 충돌한 탓에 갈라졌다. 지금도 북한 대북제재 기조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 탓만 하는 것처럼 북한문제의 해법은 판이하다. 한반도는 타국의 세력 균형에 의존하고 있어 양대 세력을 대변하는 남북은 타의에 의해 전쟁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평화체제를 추진해 분단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서 그치면 이전보다 평화롭게 남북이 공존할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열강 중 하나가 갈등을 유발하면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통일을 달성해야 세력 균형의 의존성을 낮추고 스스로가 세력 균형의 주체가 될 수 있다.

   
▲ 남북 경비인원이 마주보는 판문점. ⓒ KBS

평화체제는 남한 사회가 겪어온 이데올로기 갈등, 즉 ‘남남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남북한의 독재체제가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것이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남한은 민주주의와 다원화한 가치를 추구하므로 적의 존재가 사회발전을 가로막는다. 민주화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다원주의 사회가 뿌리내리지 못한 데는 우리 편이 아닌 상대 편을 적으로 취급해 배타적으로 여겨도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사문제와 무관한 사안조차 상대편 주장을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프레임으로 몰아 민주적 논의구조를 봉쇄할 수 있었다. 남남갈등 용어는 이러한 왜곡을 함축한다. 구성원 간 의견 차이는 옳지 못한 것이란 전제를 담고 있으며, 군대조직마냥 사회의 집단주의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이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관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한반도 운전자론’이 지난 북미회담을 수차례 성사시켰듯이 한국을 통해 북미가 신뢰를 쌓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런 대화 분위기에서 한국이 제일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두 나라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핵 동결 수준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뤄 평생 이북의 핵무기를 남한이 이고 살게 될 경우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것은 물 건너가고 남한의 안보는 더 불안해진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주변국이 한반도 정세가 변하는 것을 원치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남한이 적극 북한과 미국을 중재해야 하는 이유다. 남한이 나서서 미∙중∙일∙러에 통일을 호소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 즉 변하지는 않지만 언젠간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안보 불안 상황이 이어진다. 통일로 가는 길은 복잡다단하며 판이 깨질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론’을 일관되게 추진해 통일의 조건을 하나둘 충족해 나가면 통일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 성 김(Sung Kim) 미국 대북 특별대표(좌)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우). ⓒ KBS

‘한반도 운전자론’과 평화체제 정착이 가능하겠냐고 회의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평화 정착이 어렵다고 현상을 유지하면 전쟁의 소용돌이에 언제든 빠질 수 있다. 정부는 외교 관계를 만들 때 한국의 견해를 분명히 설명하고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협상의 손을 내민 지금이 적기다. 북한을 무조건 적대시하고 대결 구도를 유지하는 기조로 돌아서기 전에 북한과 미국 사이를 중재할 공간을 다시 확보해야 평화체제 안착이라는 장기 과업을 달성할 수 있다.


편집 : 남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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