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교육방송 EBS의 ‘명문대’ 홍보 논란

[앵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말하는 ‘스카이’나 ‘명문대 출신’ 등 우리 사회에는 학벌을 드러내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을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공영방송인 EBS가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 써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조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교육방송공사 EBS가 운영하고 있는 외국어 교육을 위한 유료 사이트 EBS 랑입니다.

EBS 랑은 지난 2월, ‘철저하게 검증된 ‘스카이’ 선생님’이라며 특정 대학을 강조하며 ‘멘토랑’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멘토랑 소개 페이지를 보면, ‘명문대’라는 단어는 페이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12번 나옵니다.

이른바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 재학생들에게 실시간 화상 과외를 받으며 EBS 교재를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화상 과외 선생님을 할 수 있는 대학생은 서울대 등 16개 대학 출신으로만 한정돼있습니다.

[멘토랑 상담 직원: 선생님은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함해 보통 서울 상위권 대학이랑 카이스트 등 명문대 출신만 있고, 원하는 대학 있으면 가능한 연결해드리고…]

교육방송이 대학생 과외 강사의 실력이 아니라 출신 대학으로 선별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 공영방송에서 특정 대학의 강사를 선발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하는 건 학벌주의를 강화하는 악영향이 있고, 과도한 경쟁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EBS는 비대면 학습과 일대일 맞춤 교육의 수요가 컸고,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도권에 살지 않는 학생에게 제공하기 위해 멘토랑 서비스를 시작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단비뉴스>가 취재에 나서자 멘토랑 소개 페이지에 올라있던 ‘명문대’라는 표현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멘토랑 선생님 지원 자격도 전국 모든 대학생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교육방송법은 EBS의 설립 목적을 ‘학교 교육 보완’과 ‘국민의 평생교육, 민주적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명문대’란 말을 삭제하기는 했지만, 교육방송까지 수요가 있다는 이유로 학벌 마케팅에 나섰던 것이 EBS 설립 목적에 맞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비뉴스 조한주입니다.

(영상취재 : 조한주 / 편집 : 조한주 / CG : 조한주 / 앵커 : 이동민)


편집 : 이정헌 기자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