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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브이 팝아트가 ‘힘주는 부적’ 되길”

기사승인 2020.08.20  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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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태 PD yoohee43@naver.com

- [단비인터뷰] ‘해피하트’의 팝 아티스트 찰스 장

“제가 자라면서 보고 좋아했던 것을 작품화하는 것이 팝아트라고 생각해요.”

깜찍한 웃음이 매력적인 ‘해피하트’ 캐릭터로 여러 기업과 40여 차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하는 등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팝 아티스트(대중예술가) 찰스 장(45·본명 장춘수). 그는 자신의 작업이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오랜 전 페이스페인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이들 얼굴에 미키마우스 등을 그려주던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의 작품 세계로 들어섰다는 장 작가를 지난 5월 9일 서울 도곡동 작업실에서 만나고 지난 15일 문자로 추가 인터뷰했다.

어릴 때 못 가졌던 로봇 장난감이 작업실 벽 가득

   
▲ 서울 도곡동 작업실에서 자신의 대표작인 ‘해피하트’를 소개하는 팝 아티스트 찰스 장. ⓒ 유희태

태권브이 같은 ‘올드 토이(옛날 장난감)’는 그에게 영감의 보고다. 그는 이런 로봇을 주제로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 지난 5월에는 로봇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작가들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로봇 아트 팩토리’ 전시회도 열었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 색상, 느낌을 즉흥적으로 활용한다는 그는 작업할 때 자신의 열정을 온전히 쏟기 때문에 작품에도 에너지가 담긴다고 믿는다. 장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즐거움을 주고 싶다”며 “태권브이가 힘을 주는 ‘부적’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장식장에는 ‘철인28호’ ‘로보트 태권브이’ ‘울트라맨’ 등 성인들에게도 익숙한 장난감들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 갖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포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6년 전부터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로봇 프라모델(조립모형) 박스를 가리키며 “박스 표지의 이미지들은 작화(그리기)하시는 분들이 에어브러쉬(압축 공기를 이용해 물감을 뿜어 칠하는 것)나 핸드페인팅으로 직접 그린 것”이라며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팝 아티스트 찰스 장이 지난 5월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로봇 아트 팩토리’ 전시회에서 ‘태권브이’ ‘아톰’ ‘마징가제트’ 등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유희태

용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군 전역 후 적당한 일거리를 찾다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페이스페인팅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 때 아이들이 로봇, 미키마우스, 뽀로로 등을 그려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좋아하는 것들인데...’ 하다가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자’고 결심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에는 그라피티(건물 벽 등 거리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집중하다가 2002년 부산에서 열린 한 그라피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라피티와 팝아트는 형제 같은 장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팝아트로 전향해서 활동했다고 한다.

페이스페인팅, 그라피티를 거쳐 팝아트의 세계로

장 작가의 전성기를 연 해피하트는 30대 중반 ‘성공 압박감’에 시달릴 무렵, 단순하면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찾던 중 우연히 그린 작품이다. 별다른 준비과정도 없이 연필 하나만으로 자연스럽게 그렸다고 한다. 그것이 계기가 돼 작은 전시회를 열었고, 운 좋게 삼성전자 스마트폰 광고와 협업까지 하게 됐다. 우연히 그린 하트 하나가 그의 예술가 인생을 바꾼 셈이다.

“하트는 긍정, 사랑의 이미지잖아요. 그런데 10년 전 당시에는 하트가 지금처럼 보편적으로 쓰이진 않았어요. 지금은 하트를 누구한테 보내도 큰 오해를 받지 않지만, 그때는 하트를 보내면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요.”

   
▲ 지난 2012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광고에 등장한 찰스 장의 해피하트 작품. © 삼성전자

장 작가는 자신이 ‘하트 대중화’에 약간의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해피하트 캐릭터 하나로 지금까지 40여 차례나 협업을 하면서 사람들이 일상에서 하트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활용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해피하트는 그에게 경제적으로도 큰 버팀목이 돼 주었다. 장 작가는 “작품 판매도 하고 전시도 하지만, 콜라보레이션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상을 현실로, 아이돌 공연 무대에 등장한 로봇

“예전에는 콜라보레이션 하면 안 좋게 보는 시선도 많았어요. 브랜드랑 이렇게 해서 순수한 예술의 이미지를 팔아넘기느냐? 이런 것도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그렇지 않고요. 해외 유명작가들도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하고, 요즘 원로 작가들도 하고 싶어 하는 추세입니다.”

장 작가는 협업이 예술가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돌 그룹 빅스(VIXX)의 공연 무대를 로봇으로 만들었던 경험을 들었다. 작가 개인이 비용을 들여야 한다면 엄두를 못 낼 새로운 시도를 브랜드(회사)와 같이 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개인 작가가 펼칠 수 있는 예술의 한계를 넘어서고, 정당하게 수익도 챙길 수 있는 좋은 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태권브이로 꾸민 무대에서 빅스(VIXX)가 춤을 추고 있다.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장 작가는 지난 2016년부터 예술 매니지먼트 회사인 ‘아트팜’에서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는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와 법률자문 등을 맡는다. 기업 등과 협업이 많은 그에게는 꼭 필요한 지원이다. 그는 “계약서에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거나 작가에게 유리하게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해주기도 한다”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입체물이나 영상물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협업 기회가 있을 경우 회사가 함께 일할 작가들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고.

그는 “한국에 실력 있는 작가들이 굉장히 많고, 해외에 작품을 선보이면 반응이 좋은데 아직은 그쪽과 연결고리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전문 예술 매니지먼트를 통한 해외 시장 개척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작가 자신은 해피하트를 국제적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중국 현지 전시회 등을 소속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집: 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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