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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진은 연출입니다”

기사승인 2020.08.17  20: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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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구 이정헌 기자 landkreuzer_@naver.com

- [저널리즘특강] 곽윤섭 <한겨레> 사진팀 선임기자
주제 ② 사진취재 보도실습

곽윤섭 <한겨레> 사진팀 선임기자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두 번째 수업은 ‘사진취재 보도실습’이었다. 실습은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자 학생들이 세명대 캠퍼스 곳곳에 흩어져서 인터뷰한 사진을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리면 곽 기자가 강평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 지난 5월 14일 저널리즘특강 ‘보도사진 취재실습’에서 곽윤섭 기자는 화상회의 앱을 활용해 강의를 진행했다. Ⓒ 임형준

“어떤 장소에서 특정한 동작을 부탁하세요”

“인터뷰는 다른 보도사진과 달리 기자의 통제 하에 그 사람을 세팅한 상태, 즉 연출을 해야 합니다. 어떤 장소에서 특정한 동작을 부탁해야 해요. 아무 것도 안 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하얀 벽 앞에 선 취재원을 찍게 되는 거죠.”

인터뷰 사진은 취재원과 소통하며 장면을 연출하는 일이다. 곽윤섭 기자는 취재원에게 거침없이 ‘부탁하라’고 강조했다. ‘부탁’은 그가 강조한 ’인터뷰 사진 촬영의 네 가지 원칙‘을 관통하는 도구다. 첫 번째, 취재원의 시선은 카메라 렌즈를 향하게 해야 한다. 곽 기자는 인물·인터뷰 사진은 ‘눈을 마주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카메라를 보세요”나 “스마트폰을 보세요”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진 촬영의 기본이다.

두 번째는 취재원의 두 손을 얼굴 근처에 위치시키고 촬영하는 것이다. 곽 기자는 “두 손이 얼굴 근처에 있어야 가독성이 높아진다”며 “흡인력과 정보전달력에서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창의적인 포즈와 함께 두 손을 얼굴에 가까이 두는 게 좋다. 그는 “사람의 정보는 얼굴에서 다 나온다”며 “얼굴에서 못다한 정보를 손의 포즈 즉 제스처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사진에 전신보다 상반신을 촬영한 게 많은 까닭도 이 때문이다. 얼굴을 비롯해, 행동의 대부분을 이루는 손도 상반신에 있다.

“눈으로 감각하고 마음으로 지각한다.”

곽윤섭 기자가 인용한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Aldous L. Huxley)의 말은 인터뷰 사진을 찍기에 앞서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곽 기자는 세 번째 원칙으로 인물의 특징과 관련된 ‘배경’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인물 뒤에 노출된 배경 또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사진을 찍을 때 배경에서 배제할 내용을 선택해야 한다.

그는 “사진을 찍을 때 배제하는 것이 ‘프레이밍’, 사진을 찍은 뒤 잘라내는 게 편집(트리밍)”이라며 “프레이밍은 편집이 아니라 감각을 느끼고 선택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필요성을 따져 내용을 프레이밍하면, 추후 편집할 필요가 없다. 선택한 배경으로 인물을 움직이는 것도 방법이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나 조명을 통해 빛을 활용하면 더 좋다. 또 인물에게 말을 걸어 입을 열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이끌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생활방역 지키며 한 실습...다양한 접근 나와

곽윤섭 기자는 인터뷰 사진 강의를 마치며 수강생들에게 15분 내로 동료 학생 등을 인터뷰이 삼아 인터뷰 사진을 찍어오라는 과제를 냈다. 곽 기자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오는 수강생 2 명에게 저서 <사진을 쓰다>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수강생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생활방역 지침을 지키고자 각자 강의를 듣던 기숙사와 강의가 이뤄진 문화관 건물 등 제한된 동선에서 과제물을 만들어 노트북 앞으로 돌아왔다.

곽 기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려진 과제물들을 하나씩 훑어보며 장단점을 짚었다. 곽 기자는 인터뷰 사진에 담기를 지양해야 하는 것들로 불필요한 배경, 시선을 빼앗는 밝은 조명, 정보를 담고 있지 않는 배경을 꼽았다. 가장 잘 찍은 사진으로는 저널리즘스쿨 학생이자 <단비뉴스> 편집국장인 임지윤(27) 씨와 재학생 민지희(25) 씨의 사진이 뽑혔다. 곽 기자는 “두 사람의 사진이 소품과 배경을 통해 사진 속 인물을 잘 설명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곽 기자가 잘 찍은 인터뷰 사진으로 뽑은 임지윤 씨의 과제. 임 씨는 “캠브리지에서 생활했고 외신까지 매일 열심히 모니터링하는 이봉수 교수님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임지윤

 

   
▲ 민지희 씨는 “학교 건물 출입구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발열 체크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 학생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 민지희

곽윤섭 기자는 1부 강의에서 설명한 ‘선’을 찾아서 의미를 담아 사진을 찍고 그것을 설명하라는 과제도 제시했다. 곽 기자는 과제를 내며 “아무렇게나 하지 말고 자신이 담은 의미가 통용되도록 사진을 찍으라”고 강조했다. 

수강생들은 이번에도 제한된 시간과 동선 안에서 주변 사물의 직선과 곡선, 원 등의 형태를 찾아 과제물을 만들었고, 곽 기자는 제출된 과제물을 상세히 평가했다. 강의실 천장 스프링클러의 원형에 주목한 사진, 기숙사 복도의 선들이 모이는 복도 끝의 소실점에 주목한 사진, 쌓인 책들이 만들어내는 직선과 표지에 적힌 텍스트가 만들어내는 점에 주목한 사진 등 다양한 과제물이 올라왔다.

곽 기자는 방재혁(26) 씨의 사진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곽 기자는 “사진의 전통적인 소재는 자연과 인공물의 조화 또는 대비”라며 “사진에 포착된 곡선의 소나무와 직선의 지지대가 잘 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곽 기자는 이예슬(27) 씨가 찍은 인터넷 서버 캐비넷 사진을 “차가운 철제 직선에 갇힌 곡선”을 잘 표현했다고 호평했고, 오수진(32) 씨가 창 밖의 도시와 창에 걸린 격자 구조물과 식물을 대비해 찍은 사진을 두고 “선의 재료, 질감도 중요하다”며 사진을 찍을 때 고려할 사항을 강조했다.

   

▲ 방재혁 씨는 “세명대 캠퍼스 소나무와 그것을 받치고 있는 지지대에서 직선과 곡선의 조화,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찾았다”고 사진을 설명했다. Ⓒ 방재혁

 

   
▲ 오수진 씨는 “창 너머 보이는 직선의 도시와 창 앞 식물들이 나타내는 곡선의 대비를 담았다”고 사진을 설명했다. Ⓒ 오수진

우리는 동작을 어떻게 읽어내는가

‘누가 활동의 주체이고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동작을 어떻게 읽어내는가?’

사진을 해석하는 사람이 갖는 질문이다. 움직이는 사람의 동작을 사진 속에 담아내고자 할 때는 이와 같은 수용자의 관점을 고민해야 한다. 곽윤섭 기자는 “(이것이) 사진 찍기의 전부”라며 육하원칙(5W1H)에서 특히 “누구(WHO)와 무엇(WHAT)을 생각하면 사진 읽기가 쉬워지고 찍기도 덩달아 쉬워진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곽 기자는 여러 가지 보도사진을 예로 들며 ‘누가 무엇을 하는가’를 잘 드러낸 사진을 수강생들과 함께 찾아 나갔다. 곽 기자는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담은 보도사진들을 비교했다. 곽 기자는 가장 잘 찍힌 사진을 꼽으며 보도사진의 핵심을 설명했다.

   
▲ 곽윤섭 기자는 연탄 나르기 봉사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렌즈 앞에 가장 중요한 것을 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한겨레 이정아

“렌즈앞에 가장 중요한 것, 연탄을 배치했습니다. 그 다음에 이 활동의 주체(WHO)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 사람들이 연탄을 배달한다는 느낌이 한눈에 들어오죠. 렌즈를 어디에 댈지 여러분들 이제 알겠죠. 연탄에 대야 합니다.”

활동 사진을 찍을 때 독자의 시선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취재원의 동작과 시선 그리고 들고 있는 도구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독자의 눈길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곽 기자는 여러 보도사진으로 시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곽 기자는 복지관에서 마술쇼를 공연하는 봉사자들이 찍힌 사진을 보여주며 “평소에 없는 것인 마술쇼 도구가 이 사진의 시선을 잡아채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같이 나오는 단체 사진을 두고 “이 사람들의 시선이 카메라에 모인다”며 사진 속 사람들의 시선이 모인 스마트폰의 역할을 설명했다.

   
▲ 경로당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사진 속 스마트폰에 모여 있다. 곽윤섭 기자는 사진 속 인물들의 시선과 시선을 끄는 도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곽윤섭

곽윤섭 기자는 사진 ‘앵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 학생이 턱걸이를 하고 있고 뒤에서 친구들이 지켜보는 모습의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정상적인 눈높이에서 이 학생을 찍으면 배경에 하늘이 보이겠지만 사다리를 타고 높은 위치에서 찍으니 뒤에 있는 학생들이 나왔다”며 “하늘과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 중 배경으로 뭐가 좋을까”라고 수강생들에게 물었다. 곽 기자는 여러 예시로 앵글의 중요성을 설명한 뒤 좋은 앵글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나가라”며 핵심을 요약했다.

   
▲ 턱걸이를 하고 있는 학생 뒤로 차례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보인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며 찍었기에 함께 담을 수 있었던 이 사진은 앵글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 곽윤섭

곽윤섭 기자는 “오늘 제가 했던 내용 중에 한 자락이라도 여러분의 평소 관념을 깬 게 있다면 고마운 일이다”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고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1학기 [저널리즘 특강]은 김언경, 김양순, 곽윤섭, 정연주, 강진구, 고경태, 민경중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강연기사 쓰기 과제는 강연을 함께 듣는 지도교수의 데스크를 거쳐 <단비뉴스>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편집 : 윤재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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