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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가 판치는 시대, 더 빛나는 팩트

기사승인 2020.08.05  19: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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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PD 김태형 기자 huse7@hanmail.net

- [저널리즘특강] 김양순 KBS '저널리즘토크쇼J' 팀장
주제 ① 팩트체크 하는 기자와 안 하는 기자

KBS <저널리즘토크쇼J>의 김양순 팀장이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팩트체크 하는 기자와 안 하는 기자’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2002년 입사한 19년차 기자로, KBS에서는 최초로 팩트체크를 시작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지금도 꾸준히 팩트체크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그는 팩트체크를 깊이 있게 다룬 책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 영국의 가십 신문 <더 선>에 실린 윌리엄 왕세손의 사진(왼쪽)과 당시 다른 각도에서 찍힌 사진(오른쪽). © REUTERS

세 손가락 편 것도 ‘욕’으로 만드는 가짜뉴스

“이 사람이 영국의 왕세손이죠, 제일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이 사람이 파티에 가는데 기자들이 질문을 하니까 가운데 손가락을 든 거예요. ‘아니 어떻게 왕세손이 욕을 할 수 있는가’라는 가십 기사가 났어요.”

김 팀장은 “팩트체크를 하면 제일 먼저 얘기하는 사례”라며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사진 한 장을 띄웠다. 국제팩트체크협회(IFCN) 기자들 사이에서 공유된 사진으로,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된 것이다. 당시 또 다른 사진을 보면 손가락 세 개를 편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사진은 사진으로 팩트를 조작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지난 5월 13일 '거리두기 실종된 미추홀구 선별진료소'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뉴스1> 사진. © 뉴스1

이어 김 팀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사진으로 논란이 된 사례를 소개했다. 첫째는 지난 5월 13일 <뉴스1>이 보도한 ‘거리두기 실종된 미추홀 선별진료소’라는 사진 기사다. 같은 날 인천 미추홀구 구청장은 SNS를 통해 거리를 두고 앉아있는 시민들의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김 팀장은 구청장의 사진만 보고 <뉴스1>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판단하면 안 된다며, 첫째로 다양한 각도의 사진과 영상을 찾아보고 둘째로 각각의 사진이 찍힌 시간과 그 앞뒤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BS 등 다른 언론사 사진을 보여주며 “사람이 적지 않아 보인다”며 “<뉴스1> 사진이 왜곡에 가깝지만 미추홀구의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은 것도 팩트에 가깝다”고 말했다.

“100% 가짜인 가짜뉴스는 없다”

김양순 팀장은 사례 소개에 이어 팩트체크의 기본이 무엇인지 소개했다. 그는 처음 팩트체크를 시작할 때 선배들에게 “팩트체크는 기본적으로 기자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지금 팩트체크가 성행하는 이유는 앞서 사례처럼 사진을 이용한 왜곡, 기본을 취재하지 않는 기자들, 사람들을 호도하는 보도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는 또 “가짜뉴스에 100% 가짜는 없다”면서 “90쯤은 진짜이고 나머지 10쯤에 살짝 물을 타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감별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사이트를 예로 들었다. 또한 정보공개청구를 잘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최대 3주에서 한 달까지 걸렸지만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어렵지 않으니 직접 해볼 것을 권했다. 그 밖에 반론을 반드시 실을 것을 강조했고, 사안에 관해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가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면 완성도 높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양순 팀장이 ‘비대면 화상 플랫폼’(ZOOM)을 활용한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직접 팩트체크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 김지연

김양순 팀장이 말하는 팩트체크 네 유형

김 팀장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이뤄지는 팩트체크를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째는 정치인의 발언을 팩트체크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팩트체크의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한다. 정치인의 발언을 팩트체크할 때는 발언의 맥락이 거세되면서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김 팀장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 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해당 사이트의 ‘정치인으로 보는 뉴스’에 들어가면 한 의원을 인용한 언론보도들을 볼 수 있다. 여러 언론사의 발언 인용 기사를 쭉 보면서 말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팩트체크는 법과 제도를 검증하는 것이다. 김 팀장은 법제처 사이트에 접속해 시연을 하면서 신·구법 비교 등 법령정보나 해외 협력에 관한 정보뿐 아니라 주석을 통해 최신 법규나 외국법규를 비교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팩트체크는 공약과 청와대 청원 검증이다. 김 팀장은 2018년에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공약을 검증하기 위해 서울시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 관련 팩트체크를 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김 팀장은 김문수 후보가 제시한 자료의 출처인 국립환경과학원 데이터를 검증하면 쉽게 끝나는 팩트체크였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경제 통계에 관한 팩트체크다. 그는 2018년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올린 카드뉴스 그래프를 사례로 들었다. 가계소득 증가율의 숫자와 그래프의 기울기가 맞지 않았다. KBS 팩트체크팀이 확인한 결과 근거가 되는 통계청 자료와 청와대 카드뉴스의 숫자는 일치했는데 그래프가 잘못 그려진 것이었다. 청와대에  문의했지만 ‘손으로 그리다 실수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팀장은 “청와대는 그래프를 손으로 그리나요?”라는 제목으로 팩트체크 기사를 내보냈다.

   
▲ 2018년 8월 7일 팩트체크 뉴스에 실린 그래프. KBS 팩트체크팀이 그래프를 수치에 맞게 빨간 선으로 다시 그렸다. © KBS

원하는 자료만 찾아주는 ‘구글 검색 명령어’

김 팀장은 구글은 무엇이든 다 찾아준다며 팩트체크를 잘하기 위해서는 구글링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구글 검색만 잘해도 팩트체크에 유익한 자료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몇 가지 구글 검색 요령을 설명했다. 그는 예로 ‘제주 올레길’에 관한 자료를 찾고 싶을 때 명령어 ‘intitle’을 활용하면 본인이 찾고자 하는 문서에 훨씬 근접한 문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검색창에 ‘intitle:제주 올레길’을 검색하면 제목에 ‘제주 올레길’이 들어있는 문서만 골라 주기 때문에 조금 더 적은 결과값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저널리즘스쿨 재학생 김계범(28) 씨가 구글 검색 명령어를 활용해 실습을 하고 있다. © 김태형

명령어는 필요에 따라 중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원하는 사이트 내 키워드를 검색할 수 있는 명령어 ‘site’와 원하는 파일로 된 문서를 찾아주는 명령어 ‘filetype’을 중복해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그가 구글 검색창에 ‘세월호’와 해양수산부 사이트 주소인 ‘mof.go.kr’을 넣어 ‘세월호 site.mof.go.kr’로 검색하니 1만2400개 목록이 나왔다. 그는 “제가 ‘세월호’ ‘mof.go.kr’ ‘filetype.pdf’ 이렇게 3개를 중복해서 사용했더니 그 결과 137개 목록이 나왔다”며 “이러면 한두 시간이면 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가 1만개가 넘어가면 다 보기 힘들지만 100개 정도 나오면 어떤 자료인지 다 검토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가짜뉴스 늘수록 이미지·동영상도 검증해야

김 팀장은 위조된 사진, 악의적으로 편집된 동영상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가짜뉴스가 늘수록 이미지와 영상도 열심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조된 사진을 이용한 가짜뉴스 사례로 ‘2017년 한국형 가상화페 제작 보고회’ 라는 글자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 담긴 기사를 소개했다. 사진 속 ‘주관’ 난에는 법제처가 적혀 있다. 그는 “법무부는 굉장히 비트코인에 부정적”이라며 “그런데 법제처가 가상화폐를 제작한다니 의아해 직접 찾아봤다”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원본 사진에는 ‘어울림 한마당’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다. 앞서 보여준 사진은 법제처 행사 사진을 편집·도용한 가짜 이미지였던 것이다. 그는 “포토샵을 쳐낸 원본 사진은 찾으려면 구글 이미지 도구를 활용해 이미지를 검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김양순 팀장 등 팩트체크 전문가 6명이 지난해 3월 발간한 책 <팩트체크 저널리즘>. 팩트체크의 면면을 쉽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나남

김 팀장은 “유튜브 영상을 편집한 가짜 동영상도 너무 많다”며 인권단체인 앰네스티(Amnesty)가 만든 가짜 동영상 검증 사이트를 소개했다. 팩트체크하는 기자들끼리도 동영상 팩트체크하는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까지는 ‘앰네스티 인터네셔널(Amnesty International)’ 사이트가 가장 믿을 만하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 유튜브 동영상은 조금 이상한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동영상 링크를 앰네스티 인터네셔널 홈페이지에 입력해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링크를 입력하면 그 동영상이 등록된 사이트를 모두 보여주는데, 사건이 발생한 날짜와 비교해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다른 사이트에 이미 업로드 된 영상이라면 그건 가짜(fake)라는 것이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고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1학기 [저널리즘 특강]은 김언경, 김양순, 곽윤섭, 정연주, 강진구, 고경태, 민경중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강연기사 쓰기 과제는 강연을 함께 듣는 지도교수의 데스크를 거쳐 <단비뉴스>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편집 : 민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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