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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와 비례하지 않는 ‘비례위성정당’

기사승인 2020.04.19  22: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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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호 기자 dooh5@naver.com

- [단비발언대]

 

 

 
▲ 박두호 기자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만 공천했다. 비례대표 후보 지원자는 줄을 섰다. 미래한국당 신청자는 500명이 넘었고, 더불어시민당은 113명, 국민의당은 40여명이 신청했다. 성적표는 나왔지만 비례대표만 공천한 이 정당들은 비례대표성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청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권익을 대변하려던 소수정당들은 의석을 얻지 못했다.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선거로는 뽑히기 힘든 소수정당 후보를 국회에 들여보내 정책의 다양성과 국민의 대표성을 높이려는 제도다. 비례대표만 낸 4당의 청년대표 당선자는 둘뿐이다. 청년대표라 할 만한 류호정 당선자는 정의당 소속이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고위공직자 출신이면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됐다. 업적, 지위, 평판 등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비례대표로 나서면서 21대 국회도 소수자들을 대변하기 어렵게 됐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한 것도 유권자의 뜻이라는 반론이 있다. 후보들이 유명인이 아니어서 믿지 못한 것을 유권자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3석씩을 차지한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창당의 주역인 안철수와 정봉주∙손혜원의 명성을 득표에 최대한 활용했다. 그들은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명성이 표심에 반영된 것은 비례후보의 대표성에 문제가 생긴다. 정책도 급조된 것들이어서 이미지 선거로 표를 가져간 꼴이 됐다. 두 거대 정당은, 투표용지에서 앞 순번을 차지하려고,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을 비례정당에 파견하는 꼼수를 뒀다. 선거는 정책과 그 정책을 밀고 갈 인물을 뽑는 절차라고 보면 이번 선거의 의미는 상당히 퇴색했다. 

   
▲ 정의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9.6%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비례대표는 5석 배정받았다. 오른쪽부터 강은미, 장혜영, 이자스민 비례후보. ⓒ 연합뉴스

작년 12월 선거법이 개정되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 발 진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꼼수로 선거법 개정을 사실상 무효화하고 비례대표만 내는 정당까지 등장해 민주주의는 오히려 한 발 후퇴했다. 개정된 선거법에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선거인단 투표를 거치는 등 민주적 절차를 준수하라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100여명 소규모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수법 등으로 법망을 벗어났으니 민주적 절차를 지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래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 심사 결과를 완전히 뒤엎는 일이 벌어지는 등 밥그릇 싸움이 치열했다. 

위성정당에 전권을 행사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인재영입으로 국민의 관심만 끌었을 뿐, 영입한 인재를 위성정당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하지도, 후보 순번을 국민에게 묻지도 않았다. 어떤 의원을 비례대표로 선출할지 결정권은 유권자에게 줘야 한다. 더불어시민당은 1번부터 10번까지 시민사회와 군소 정당 추천 인사를 후보로 배치했고, 11번부터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를 배정했다. 비례대표 순번을 번호별로 나눠 공천했다는 것은 선거인단의 결정권을 배제했다는 뜻이다. 

17석, 19석을 확보한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부족한 숫자만큼 당선자를 영입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 독자적인 교섭단체 구성 여부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심을 왜곡하고, 의회정치를 파국으로 내몰아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선거는 끝났지만 거대 양당의 행태에 관한 국민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여야는 주권자에게 사과하고 선거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편집: 최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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