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특집] 개발 공약 대결 속 유권자는 “잘 몰라”

▲ 이번 제천 총선에서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엄태영 미래통합당 후보, 그리고 국가혁명배당금당 지재환 후보가 출마했다. ⓒ 민지희, 유희태

지난 2018년,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의원)와 엄태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었다. 당시 제천·단양 선거구 새누리당 권석창 의원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였다. 당시 이후삼 후보(47.7%)가 엄태영 후보(44.8%)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 국회에 입성했다. 약 2년이 지난 이번 4월 총선에서 두 후보가 재격돌한다. 단 한 번 공개된 여론조사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접전 양상이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 선거를 앞두고,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각 후보의 주요 공약을 살펴본다.

▲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현 의원). ⓒ 이후삼 후보 블로그

집권당 현직 국회의원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집권당·청와대·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강조한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제천·단양의 100년 미래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대표 공약은 제천 천연물 산업과 단양 시멘트 발열 활용 수소산업이다. 단양 수소산업은 시멘트 공정 중에 발생하는 고열을 활용,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산업이다.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시멘트 산업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이후삼 후보 측은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시멘트 산업을 없앨 수도, 더 키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시멘트 산업을 활용할 대안으로 충청북도와 단양군이 협의한 내용을 공약으로 내건 것”이라고 답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공약으로는 세명대·대원대 연계 사업 유치를 제시했다. 캠퍼스형 혁신파크를 세명대 유휴부지에 유치함으로써 청년일자리를 창출해, 성장 동력인 청년들이 타지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미래통합당 엄태영 후보는 MBC 토론 방송에서 “세명대학교 핵심 관계자에게 알아본 결과, 세명대와 관계가 없고 시와도 교류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세명대학교 기획실 관계자는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작년에 캠퍼스 혁신파크 공모에 지원했으나 선정이 되지 않았고, 올해에는 이후삼 후보와 추가 지원 방안에 관한 교류를 나눴다”고 밝혔다.

도시재생사업의 하나인 제천 역세권 활성화도 살펴볼 만한 공약이다. 지난해 12월, 제천역 앞 도시재생 인정사업 선정으로 총사업비 96억 원(국비 42억 원, 지방비 28억 원, 연계사업 26억 원)이 투자돼 ‘제천 어번케어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KBS 토론 방송에서도 이후삼 후보는 센터를 언급하며 도시재생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덧붙여서 ▲제천역-강제동 선상보도와 도로확장(약초시장 접근 용이성) ▲봉양역에 컨테이너 물류거점 조성해 제천 조차장과 연계 등 세부적인 계획을 약속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다양한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제천·단양 광역특구 지정 추진 ▲제천 의림지 브랜드 가치 제고 ▲단양 지질공원 세계유네스코 등재 추진 ▲청풍호권 광역관광벨트 추진(순환형 연계루트 조성사업 등) ▲자연·역사·문화 가치를 활용한 관광프로그램 발굴 등이다.

▲ 미래통합당 엄태영 후보. ⓒ 엄태영 후보 블로그

제천시장 출신 지역 전문가

미래통합당 엄태영 후보는 시의원과 시장으로 일한 16년의 현장 능력을 앞세워 시민 중심의 행정역량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대표 공약은 국가지정 ‘호반 산수관광단지’ 선정이다.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문화·관광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선정된 국가지정 관광단지는 ‘제주 중문관광단지’와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는 MBC 토론 방송에서 이 공약에 대해 “국가지정단지의 개념은 사라졌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엄 후보 측은 이에 대해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단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수립하는 관광 개발 기본 계획에 반영되어야 지자체가 수립하는 권역별 관광 개발계획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기업 유치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주요 공약이다. 산학협력 기관과의 지속적인 교류로 투자를 유치해 제2의 공공기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청년 인구 유입도 매우 중요하지만, 청년 인구 이탈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엄태영 후보는 시장으로 재선돼 일하는 동안 ‘일진글로벌, 휴온스, 아워홈’ 등 40여 개 기업을 유치하고, 기적의 도서관 건립, 인재육성재단 기금 100억 원 조성 등 다양한 성과를 보여줬다고 강조한다. 엄 후보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유출을 막고, 지역 대학과 제천시, 그리고 중앙과의 원활한 관계 속에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엄 후보는 또 수도권 연계 교통망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엄 후보는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 성장 잠재력이 있는 남제천IC 인근을 산업물류 거점단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천~여주, 제천~괴산 구간 고속도로 건설을 정부사업으로 반영해 고속도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덧붙여 단양~예천 저수령 터널공사와 수산~단성, 가곡~향산 구간은 도로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천·단양을 농림업 6차 산업 클러스터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농림업 관련 공약은 ▲농업테마파크 ‘초록길 드림팜랜드’ 국비 확보 ▲작목별 종합 산지유통센터 건립 ▲농민 소득증대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 ▲농민수당 지급 입법화 ▲농축산물 가격 안정기금 안정적 조성 및 지원체계 구축 등이다. 역동적인 성장을 통해 살고 싶은 제천·단양을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지역 관련 공약 없는 후보도

지재환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는 “우리 당은 지역개발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그 예산을 주민들께 매월 150만 원씩 평생 드리겠습니다”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주요 내용은 ▲국민배당금 150만 원 지급 ▲출산수당 5000만 원 지급 ▲결혼수당 1억 원, 주택자금 2억 원 지원 ▲참전용사 5억 원 일시지급 ▲군인급여(모병제) 200만 원 ▲농업뉴딜취업 100만 원 ▲연애수당 20만 원, 생일·안경수당 10만 원 ▲상조금 1000만 원 지급이다. 한편 10대 폐지 정책으로는 ▲김영란법 폐지 ▲금융실명제 폐지 ▲헌법재판소 폐지 ▲수능시험 폐지 ▲상속세 폐지 ▲노조 폐지 ▲전교조 폐지 ▲쌍벌제 폐지 ▲교도소 폐지 ▲징병제 폐지가 있다. 지역 관련 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제천 시민의 생각은?

▲ 조명희(65) 씨는 “공약만 잘 지켜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 유희태

후보자들을 바라보는 제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시민들은 대체로 후보자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공약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인터뷰를 거절한 시민 대부분도 정치를 잘 몰라서 답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를 묻자 하나같이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조명희(65) 씨는 단비와의 인터뷰에서 “공약을 100% 지키는 사람이 없다”며 “50%도 거의 못 지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장종열(70) 씨는 “공약을 걸 때와 공약을 할 때가 다르다”고 답했다.

당선인이 될 사람에게 바라는 것으로는 침체된 경기를 살려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약 20년 전, 강원도 속초에서 제천으로 이주했다는 신병호(61) 씨는 “제천은 어느 지역보다도 낙후됐다”며 특히 “전통시장이 힘들기 때문에, 정당을 떠나서 제천을 발전시키고, 젊은 사람들이 타지에서 들어와 지역을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천중앙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인순(70) 씨는 “중앙시장 청년몰에 투자는 엄청나게 했는데, 그걸 살리지 못했다”며 투자를 조금 더 신중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 이동협(27) 씨는 “지역 발전에만 힘써 준다면 어떤 후보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 민지희

젊은층은 보다 다양한 정책에 관심을 뒀다. 대학생 이동협(27) 씨는 “세명대학교 앞에 대학가가 조금 더 많이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들과 달리 젊은 학생들이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균형발전과 관련해 “제천 수산·덕산·청풍 같은 지역은 아직 발전이 많이 안 돼 있는데, 상권이 조금 더 넓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김나현(20) 씨는 “쓸데없이 땅 좀 그만 팠으면 좋겠다”며 “전등 축제도 너무 계속 켜고 있으니까 쓸데없는 돈이 나가는 것 같아서 별로였다”고 말했다.


편집 : 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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