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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2 – ‘견제와 균형’ ‘시민’

기사승인 2019.12.09  22: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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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기자들의 시선] ⑧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 중심에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검찰이 있다. 검찰이 진행중인 수사사건에 대한 시시비비가 아니다. 서초동 촛불 이래, 검찰개혁의 과제로 떠오는 자의적 기소, 무분별한 압수수색, 과도한 수사, 언론에 수사내용 흘리기 등 검찰개혁 과제들이 그대로 반복 재연되고 있다. 지금 검찰은 어떤 얼굴로, 어디에 서 있는가? [청년기자들의 시선] 네 번째 주제는 ‘검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칼의 이, 일상적 정의, 견제와 균형, 시민’ 네 키워드에 시선을 고정한다. (편집자)

<키워드 셋, 견제와 균형>

검찰개혁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우리나라 검찰에는 형사사법의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소추기관으로서 갖는 기소권에 더해, 직접수사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그리고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한다. 주어진 막강한 권한을 오남용했을 때 견제할 방법이 없다. 표적수사와 별건수사, 먼지털기식 무리한 수사에, 기소·불기소를 자의적으로 활용한다.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정치권력의 도구가 된 검찰은 이제 그 자체로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었다. 통제 가능한 검찰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검경수사권 조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설해 검·경·공수처가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검찰개혁이 완성된다.

   
▲ 검경수사권 조정만으로는 검찰개혁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울산 고래고기 수사를 둘러싼 검경의 대립에서 증명된다. ⓒ KBS

검경수사권 조정은 검찰개혁 첫 단추일 뿐

검찰이 경찰에 수사권을 넘겨도 검찰 권한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논의되고 있는 방안대로라면 2차적·보충적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이 검찰에 남는다. 검찰이 보충 수사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넓게 해석해서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다. 기소권은 여전히 검찰만 갖는다. 기소와 불기소를 결정하는 것도 권력으로 작용한다. 오남용 우려는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수사권을 갖고 있고 기소권도 독점한다면, 권한이 이전보다 조금 줄기만 할 뿐 개혁이라 할 만큼 권력이 줄어들지 않는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져도 두 집단은 견제와 균형이 아닌 경쟁 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이 수사권으로 검찰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기도 어렵다. 경찰의 수사능력과 인권보호 수준도 우려가 크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검찰보다도 낮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검찰은 3.5%, 경찰은 2.2%에 불과했다. 규모가 큰 경찰조직의 권력화 역시 견제해야 할 대상이다.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공수처는 검경과 법원 등 고위공무원의 권력형 비리와 함께 갈수록 복잡해지는 정경유착의 비리를 막을 수 있다. 현행 특별검사제를 상시화하는 것과 같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공수처에 관한 우려는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 첫째, 공수처가 옥상옥의 괴물 집단이 될 것이다? 기소권은 검찰에 남기고, 공수처에는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주자. 대신 공수처는 재정신청권을 통해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간접적으로 견제하자. 둘째,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해 친위대를 만든다? 추천위에서 최종 후보 1명까지 추리고 대통령은 임명장만 주자. 국회 청문회는 물론이다. 대통령 직속 조직인 감사원, 국정원과 같이 독립성을 유지하자. 공수처가 정착되면 수사권은 경찰과 공수처가, 영장청구권은 검찰과 공수처, 기소권은 검찰이 권한을 공유하는 구도를 마련할 수 있다.

   
▲ 검·경·공수처의 삼각관계는 가위바위보처럼 우열을 논할 수 없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이뤄져야 한다. ⓒ Pixabay

검찰개혁, ‘가위바위보’로 결정하자

가위바위보는 세 주체가 서로 물고 물리는 구도다. 어느 것이 특별히 더 강하다고 할 수 없다. 검찰과 경찰에 공수처를 더해 권한을 분산하고 공유함으로써 대결이 아닌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 형사사법 내에서 삼권분립을 이루는 것이다. 검찰개혁이 검찰을 갈기갈기 찢어서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무소불위에서 유소불위로, 즉 하지 못하는 일도 있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다. 경찰과 공수처, 법원 개혁도 마찬가지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 아래, 각자 자기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하게 만드는 게 개혁의 본질이다.

(김은초 기자)

 

<키워드 넷, 시민>

서초동∙여의도 촛불과 광화문 태극기의 주장은 분명 다르다. 촛불은 검찰의 권력을 축소하고 공수처를 설치하라고 외친다. 태극기는 윤석열 총장의 수사를 지지하며 검찰 독립을 주장한다. 겉으로 판이하게 달라 보이는 두 주장 사이에 일치하는 지점이 있다. 부패하지 않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는 검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시민을 위한 검찰’로 태어나라는 요구다. ‘시민을 위한 검찰’이 되기 위한 첫 고려사항은 ‘시민’이다. 검찰의 막강한 힘을 어떻게 쪼개놓을지 고민하는 검찰개혁안 논의에서 ‘시민’이 빠져 있다. 시민을 위한 검찰은 시민의 통제를 받을 때 가능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떻게 분배할지 고민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 서초동 촛불과 광화문 태극기 주장은 다르나, 일치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시민을 위한 검찰’로 태어나라는 요구다. ⓒ KBS

‘시민을 위한 검찰’이 되려면

수사권을 경찰로, 고위 관료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공수처로 나눠준다 해서 경찰과 검찰, 공수처가 시민을 위한 공권력이 되지는 않는다.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얻고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게 된다면, 공룡이 되어버린 경찰의 전횡이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 경찰의 국민 신뢰는 바닥이다. 경찰이 수사를 자의적으로 종결해버린다면 검찰이 기소편의주의를 남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공수처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가진 또 다른 거대권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의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만, 경찰과 공수처가 제2의 검찰이 되지 않게 할 장치가 필요하다.

‘시민을 위한 검찰’이 되려면 시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자치검찰제와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하고, 대배심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시민이 검사장을 직접 선출하면 검찰총장이 가진 무소불위 권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마다 생각이 다른 검사장들이 선거에서 당선되고 일정 부분 자치권을 보장받으면, 현재 검찰처럼 일사불란하게 권력을 지원하는 행태는 사라지게 된다. 대배심은 기소 여부를 추첨으로 뽑힌 시민들이 결정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검사의 기소편의주의에 제동을 걸어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을 해소할 수 있고, 권력자나 부자가 전관 변호사를 통해 수사·인신구속·기소·구형 등에 개입하던 관행도 차단된다.

   
▲ 법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이 성공하려면 ‘시민’의 통제가 실현돼야 한다. 시민 통제의 효율성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 검찰청

검찰개혁, ‘시민의 통제’가 핵심이다

2010년 검찰이 기소 여부를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겠다며 도입한 검찰시민위원회는, 시민의 판단수준이 법 전문가인 검찰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깼다. 시민위원회의 판단이 검찰의 판단과 일치하는 비율은 90%를 훌쩍 넘는다. 지금 검찰시민위원회는 실효성이 없다. 중요하지 않은 사건에만 시민들을 부르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다 보니, 심의 건수가 기소 건수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도로 강제하지 않으면, 검찰의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없다. 이미 입증된 시민의 판단력을 믿어야 한다. 검사장 직선제를 실시하고 대배심을 모든 사건에 도입해야 한다. 대배심을 거쳤다면 김학의가 기소되지 않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검사장 직선제가 있었다면 민정수석이 세월호 수사를 방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민을 위한 검찰은 ‘시민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다.

(양동훈 기자)


편집 : 김지연 PD

김은초 양동훈 기자 quaestio15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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