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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와 원시부족의 분배방식

기사승인 2019.11.08  1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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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사전] ‘돈’

   
▲ 황진우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유럽축구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리그로 평가된다. 유럽축구시즌은 5월에 끝나는데 리그 상위권 팀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다. 대부분 리그는 4월이 되면 순위가 가려진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대개 끝날 때까지 우승팀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4위까지 순위가 확정되지 않는다. 순위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중계권 수익 때문이다. 2018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중계권 수익은 FC바르셀로나가 1위로 약 1,875억원을 벌었다. 최하위 팀은 469억원을 벌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시즌 리버풀이 2,295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최하위 허더즈필드도 1,455억 원을 벌었다. 

중계권 수익이 바탕이 되니 하위 팀도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상위권뿐 아니라 하위권 순위 경쟁도 관심거리다. 탈락하는 하위 두 팀은 다음 해에는 천 억원 이상 손해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시청자들이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이 기간에는 하위팀이 상위팀을 이기는 이변도 종종 일어나 시청률 고공행진을 붙잡아준다. 

   
▲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리버풀 FC는 2018/19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다. ⓒ pixabay

하지만 우리나라 청년들 형편은 수익 격차가 너무나 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하위권에 속한 팀과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지난번 발표한 최저임금은 2.87% 인상된 8,590원이었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며 ‘최저임금은 오르지 않고 최저임금법만 개악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스스로 소득주도성장을 폐지한 셈’이라는 비판에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 일어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변명했다.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 격차는 11배 이상 벌어졌고 지니계수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불평등의 출발점인 교육 불평등도 심해지고 취업이 힘드니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도 늘어난다. 기본소득이 불안정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점차 희망을 잃어간다. ‘노력하면 성공하는 사회’에서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는 사회’로 굳어져 사람들은 ‘로또’ 같은 한 방에 기대를 걸게 된다. 

어렵더라도 최저 임금을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보장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도 중계권 수익이 보장되니 팀 전력이 양극화하지 않고 시청자도 늘어났다. 시청자가 늘어나니 광고도 증가하고 스폰서 회사 수도 증가해 리그에 활력이 넘친다. 중계권 수익에서 잘 나가는 팀이 훨씬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부익부 빈익빈’을 포기하고 하위팀과 나눠가진 것이 리그 흥행을 가져왔다. 

한국 사회에서는 승자독식 구조로 분배되는 데가 너무 많다. 세계 일류기업을 지탱하는 것은 하청기업과 노동자들인데 그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다. 원시부족들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사냥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운 이에게 돌아가는 몫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게 보통이라고 한다. 머리나 심장, 또는 맛있는 부위를 주는 정도로 공적을 기리고, 고루 나눠 갖는 게 보편적 관습이다. 우리 사회는 프리미어리그와 원시부족에게 배워야 한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 제14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이 글을 쓴 이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재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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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양동훈 기자

황진우 기자 gugu9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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