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자학교] 제3기 39명 수료

5월 25일부터 시작된 제3기 행복기자학교가 지난달 29일 수료식을 하고 5주간 일정을 일단 마무리했다. 그러나 학기말고사와 겹쳐 기사나 영상을 제출하지 못한 일부 중고교생은 강사진과 함께 계속 과제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고, 다른 참가자들은 이미 <단비뉴스>에 보도한 것 말고도 민주시민으로서 본격적인 기자활동에 나서게 된다.

제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구추진단과 생태누리연구소,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과 사단법인 <단비뉴스>가 함께 운영한 제3기 행복기자학교에는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다. ‘시민기자’가 되기 위해 행복기자학교를 찾은 39명 수강생들은 다양한 기자 체험을 한 뒤 값진 ‘기자 신분증’을 얻었다.

▲ 제3기 행복기자학교 전과정을 수료한 수강생들이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최유진

“글쓰기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생겨”

행복기자학교 3기는 지난 1∙2기처럼 토요일마다 국내 유일의 정규 대학원 과정인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교육을 받고 일요일을 비롯한 주중에는 취재활동을 했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기사 아이템을 발제하고 4~5명씩 팀을 꾸려 직접 취재에 나섰다.

이들은 민물 가마우지가 급증해 몸살을 앓고 있는 제천 명소 의림지를 찾아 실태를 고발했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지역 현장 곳곳을 누비는 ‘실버기자’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취재 전과정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 간부 기자들이 멘토로서 함께했고, 수강생들이 직접 작성한 기사와 TV뉴스 리포트 등은 이봉수∙김문환 교수의 최종 첨삭을 거친 뒤 <단비뉴스>에 계속 실리고 있다.

▲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맨 왼쪽 앉은 이)와 멘토를 맡은 박지영·임지윤·정재원·최유진 <단비뉴스> 간부들이 수강생들과 기사 기획회의를 하고 있다. ⓒ 최유진

김영수(57)∙양승회(58) 수강생과 함께 TV뉴스 리포트 '생태계 위협당하는 의림지’를 만든 최춘희(59) 수강생은 “글쓰기는 항상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행복기자학교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것 같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충북혁신도시에 사는 유슬아(서전고2) 양은 “제천까지 버스로 거의 3시간이 걸리고 귀가할 때는 버스가 끊겨 오가기가 힘들었다”면서도 “행복기자학교 강의와 체험은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였다”고 말했다.

‘기자’란 이름으로 세대간 벽 허물다

특히 이번 3기 행복기자학교에서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해 세대간 벽을 허무는 자리가 됐다. 최고령인 신옥선(77)·김수교(69)·김계홍(70) 수강생은 ‘6월의 꽃을 닮은 은빛기자단 여름 나기’ 기사를 통해 ‘제천 은빛기자단’을 소개했다. 이들은 일명 ‘실버기자’로 제천의 명소를 소개하고 노인과 관련된 제천시 정보들을 빠짐없이 기사에 담는다. 김수교 씨는 “’할머니 부대’가 아래로는 손주 뻘 되는 학생들 틈에서 기자가 되기 위한 강의를 듣게 되어 감사하다”며 “기자학교를 통해 언론의 본질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의림지에서 오리배를 타고 가마우지를 취재하고 있는 양승회 수강생 등 취재팀. 이 팀은 이곳 말고도 솔방죽과 청풍호 곳곳을 찾아 가마우지 급증으로 위협받고 있는 생태계 현장을 TV뉴스로 보도했다. ⓒ <단비뉴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천시 지회장을 맡고 있는 양승회(58) 수강생은 “평소 민물 가마우지 개체 증가가 심각한 문제라 생각했다”며 아이템을 제시하자 즉각 취재팀이 구성됐다. 22일부터 본격 취재에 들어간 이 팀은 ‘의림지에 가마우지가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고 팀원들이 기동취재를 하는가 하면 청풍호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피해 어민의 고충을 생생하게 TV뉴스 리포트에 담았다.

“상당수 언론은 세상을 내다보는 창이 아니라 가리는 커튼”

▲ 5월 25일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가 ‘미디어의 이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박지영

현장실습 이전에 미디어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이론 강의가 진행됐다. ‘미디어의 이해’ ‘개인 DB 만들기' '글쓰기 어렵지 않다’ 등을 강의한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은 “미디어는 세상을 내다보는 창인데 한국 언론 상당수는 오히려 세상을 가리는 커튼이 됐다”며 가짜뉴스가 아니라 진짜뉴스를 만드는 기자가 되는 방법과 글쓰기 요령 등을 쉽게 설명했다.

방송기자 출신 김문환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흥미로운 기사 쓰기와 TV뉴스 리포팅' 강의에서 방송용 뉴스 작성·제작기법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방송은 현장을 최대한 생생하게 전달하고 시청자가 알기 쉽게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강생들은 강의 뒤 <단비뉴스> 스튜디오에서 직접 카메라 앞에 앉아 앵커 체험을 해보며 TV뉴스 리포트 제작을 몸으로 익혔다.

▲ 김문환 교수가 <단비뉴스> 스튜디오에서 수강생에게 TV뉴스 앵커 멘트를 지도하고 있다. ⓒ 최유진

기자학교에서는 미디어 관련 강의뿐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특강이 진행됐다. 이순득 세경대 미술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자존감·사회성 향상 캠프'를 통해 연령대가 다양한 수강생들이 함께 게임을 하며 친해질 수 있게 유도했다. 유병현 한국기술연구원 박사는 '기후로 본 남극과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 “21세기 꼭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제3기 행복기자학교 다큐멘터리 제작팀인 유슬아(서전고2)·최지수(명지초6) 양과 박산하(제천중2) 군은 충청북도교육청을 찾아 행복교육지구의 추진 배경과 의의 등을 김병우 충북교육감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김 교육감은 행복교육지구를 ‘학교 밖 배움터’로 정의하며 “학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21세기에 꼭 필요한 역량들을 기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 충청북도교육청을 찾은 박산하(제천중2), 유슬아(서전고2), 최지수(명지초6) 수강생(왼쪽부터)이 김병우 충북교육감(가운데)과 인터뷰하고 있다. ⓒ 최유진

김 교육감은 특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행복기자학교와 같은 미디어 관련 교육과정을 많이 개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쓸모 있는 정보인지 아닌지 가려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도 알아야 하지만, 동시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제대로 분별할 줄 알고 정보의 가치를 판단할 줄 아는 눈도 필요합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입니다.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목들은 옛날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학문 분야뿐이잖아요. 이제 ‘미디어 리터러시’는 온갖 영역에서 필수적인 교육이 됐습니다. 충북에서는 학생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게 교육청에서 정책적으로 기회를 늘려가겠습니다."

* 취재·첨삭지도: 박지영·최유진(단비뉴스 기자), 이봉수(단비뉴스 대표)

* 첨삭 과정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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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단비뉴스>는 제천교육지원청·행복교육추진단·생태누리연구소와 함께 5월 25일부터 6월 29일까지 토요일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서 제3기 행복기자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미디어 제작 체험을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 그리고 일반인에게 미디어와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도우려고 개설됐습니다. 이제 그 결과물들을 <단비뉴스>에 연재하니 그들의 눈에 비친 학교와 지역 사회를 기사나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편집자)

편집 :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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