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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패싱' 주장에 '봉양도 제천' 맞서

기사승인 2019.05.16  22: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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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비현장] 충북선 고속화사업 노선 갈등

세종시 조치원역에서 충북 봉양역을 잇는 충북선 고속철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제천 지역 정차역을 제천역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과 봉양역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지역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해 사업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충북도가 충북선 고속철의 제천지역 정차역을 봉양역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제천시민 중 상당수가 “제천 패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 충북선 고속철사업 개요. 경부선 조치원역에서 중앙선 봉양역을 잇는 129.2km 구간중 청주공항에서 봉양역(빨간색 부분)까지 88km 구간을 직선화해 현재 시속 120km인 최고속도를 시속 230km로 높이는 사업이다. ⓒ 충북도청

이시종 지사 “제천역 돌아가면 고속화사업 목적 어긋나”

충북선 고속철 노선 분쟁은 2월 25일 이시종 충북지사가 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충북선 고속철사업의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은 제천 봉양역을 통과해 중앙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불이 붙었다. 이 지사는 회의에서 “별도 노선을 만들지 않고 충북선을 제천역까지 고속화한 후 고속철이 제천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중앙선을 타고 원주방향으로 가는 노선을 생각할 수 있지만, 고속화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청주공항에서 봉양역까지 고속화한 뒤 봉양역에서 제천역까지 들어 갔다가 정차한 뒤 다시 ‘스위치백(Switchback, 지그재그형 선로)’으로 봉양역으로 돌아나와 중앙선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동시간이 15분 더 걸려 고속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충북선 고속철 제천지역 경유 방안. 충북도는 1안 봉양역 경유안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상당수 제천시민들은 2안 제천역 경유안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충북도청

제천시민 “13만 도시 제쳐두고 지역발전 기대하나”

충북도의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일부 제천시민들은 "제천 패싱"이라며 “일방적인 노선 결정을 철회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제천역 경유를 주장하는 ‘중부내륙미래포럼’ 윤홍창 대변인은 15일 “충북선 고속철사업이 예타 면제를 받아 제천시민들이 플래카드를 걸면서 환영했는데, 충북도가 봉양역 경유 방침을 밝히면서 ‘제천 패싱’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선 고속철사업이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충북 제3의 도시로 인구 13만이 넘는 제천을 패스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제천역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학교, 문화시설, 주택가 등 시가지가 형성돼 있는데, 주변에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봉양역에 고속철이 정차하면 제천지역 발전에 도움될 게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윤 대변인은 “국토부 자료를 보면 봉양역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수를 70~100명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제천지역은 1년 유동인구가 900만명이 넘는다”며 “고속철역을 제천역으로 해야 침체된 상권과 주변 관광지 등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부내륙미래포럼은 지난 4월 초부터 충북선 고속철 제천역 경유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가 지금까지 1만명 이상 서명을 받은 데 이어 오는 장날인 23일 제천역과 시장에서 6차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 3월 21일에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제천시를 방문해 제천시민들을 직접 설득하려 하자 일부 시민들이 이 지사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지사가 제천시청에 도착하자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던 100여명 주민들은 “제천 패싱 설명하라”, “제천에 왜 왔냐”고 고함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 충북선고속철의 ‘제천역 패싱’에 항의하는 제천시민들이 지난 3월 21일 제천시청 앞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의 제천 방문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CJB

충청북도 교통정책과 안태현 주무관은 “제천역 경유안은 추가 사업비가 본사업비 1조5천억원의 절반 이상이 들어 정부에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봉양역에서 제천역으로 내려 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스위치백 노선은 15분에서 20분 정도 운행시간이 늘어나 30분에서 40분 정도 시간을 단축하는 사업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봉양역을 경유하는 방안이 정부를 설득하는 데 현실적”이라며 “제천역을 경유하는 방안은 정부가 받아 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봉양역 경유 노선 신설(7km)에는 2748억원 정도가 들지만 제천역 경유 노선(13km)은 사업비가 8천억원 이상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충북도가 경유역으로 선정한 봉양역 주변에는 ‘충북선 고속화철도 서제천역 건설 환영’이란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 이복림

봉양읍은 제천시내쪽과 달리 충북도가 봉양역이 합리적 노선이라는 견해를 밝힌 뒤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봉양역 경유를 주장하는 ‘의림포럼’ 함한식 사무차장은 “제천을 경유하면 고속화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원래는 충주에서 강원으로 바로 빠져 나갈 수 있었던 것을 봉양으로 가져왔는데, 제천까지 내려 오라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양읍 주민들 “봉양읍도 제천시인데 '제천 패싱' 말 안 돼”

함 차장은 “처음에는 포럼 명의로 봉양역 경유를 희망하고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는데 이제 정책적으로 방향이 정해진 만큼 특별한 행동 없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림포럼 다른 관계자는 제천역 주변 주민들의 ‘제천역 패싱’ 주장을 “봉양역도 제천시 봉양읍에 있고 제천역에서 봉양역까지 7km 밖에 안된다”고 반박했다.

충북도는 기획재정부가 6월 말까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하고 국토교통부가 기본 계획을 수립하면서 구체적인 사업비와 노선, 역 위치 등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편집 : 박서정 기자

김유경 기자 이복림 PD nanchohyang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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