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을 망친 사람들] ⑥ 신혜식 ‘신의 한 수’ 운영자

① 언론의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 • 신장해야 한다.
② 언론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야 하고,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권리나 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아니 된다.
③ 언론은 공적인 관심사에 대해 공익을 대변하며, 취재∙보도∙논평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민주적 여론 형성에 이바지함으로써 그 공적 임무를 수행한다.

위 세 조항은 ‘언론 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언론의 사회적 책임 등)로, 언론인이 언론활동을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공적 책임을 규정해 놓은 것이다. 언론은 이처럼 민주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인 언론이 지켜야 할 ‘정확성’ ‘객관성’ ‘공정성’의 원칙과 책임이 있는데도, ‘언론’이란 이름 아래 사실을 왜곡하고 가짜뉴스를 양산하면서 정치적 선동에 앞장서는 사람이 있다. 구독자 50만에 가까운 ‘파워 유튜버’ 신혜식 씨다.

그는 <신의 한 수>란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내보내며 특정 정파나 세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극우세력을 선동한다. 인터넷 신문사 <독립신문> 대표로 종편에 자주 출연하다가 지금은 <신의 한 수>를 진행하는 신혜식 씨는 가짜뉴스 규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자 “가짜뉴스를 논하려면 언론인 자격부터 달라”고 주장했다. 그를 과연 ‘언론인’으로 불러주어야 할까?

“박근혜 위독, CCTV로 24시간 감시” 가짜방송 

지난 2월 초 설 연휴 직후, 태극기 시위대 등 일부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난데없는 ‘박근혜 위독설’이 나돌았다. 박 전대통령이 몸무게가 30kg 초반대로 떨어지고 지병까지 있는데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CCTV 로 24시간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부 뉴스 채널이 이 소문을 추적해 팩트체크를 한 결과 ‘박근혜 위독설’은 사실이 아니며, 그 출처가 신혜식 씨의 <신의 한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의 한수>가 설 연휴인 2월 6일 유튜브를 통해 방영한 ‘24시간 CCTV 감시, 청와대 전 주치의 양영태 박사 출연, 박근혜 대통령 위독’이란 프로그램이 진원지였다.

“긴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위독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CCTV로 24시간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 정권이 독재정권이란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이렇게 전직 대통령을 억울하게 가두고 24시간 감시하고 있는데, 건강이 매우 위독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 신혜식 씨가 2월 6일 방영된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에서 ‘긴급상황, 박근혜 대통령 위독, CCTV로 24시간 감시’란 가짜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이렇게 방송을 시작한 신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 출신이라는 양영태 씨를 출연시켜 ‘박근혜 위독설’을 증폭했다. 신 씨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 몸무게가 30kg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그리고 지병도 있지 않습니까”라며 양 씨의 발언을 유도했다. 양 씨는 “감옥에서 3년 가까이를 있을 수 있을까”라며 지금까지 수감기간을 과장한 뒤 “만성신부전증은 아주 나쁜 병으로 서서히 몸을 죽여가는 무서운 병”이라고 부풀렸다. 양 씨는 “(몸무게가) 30kg대로 내려갔다면 보통 큰일이 아니고, 의학적으로 바로 입원시켜야 한다”며 “쇼크가 올 수 있고 심장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 대담을 들어보면 당장 박 전 대통령에게 무슨 큰 일이라도 날 것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월에 위독하다던 그는 40일이 지난 17일 현재 아무 문제없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신 씨 주장대로 그가 위독했다면 본인이나 변호인이 병원 이송 등을 요구해야 했고, 교정당국도 긴급 대응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교정당국에 따르면 ‘박 전대통령은 몸무게나 혈압은 큰 변화가 없고, 외래진료를 나간 경우가 있는데 그때도 허리나 무릎관절 통증 때문이지 응급한 상황에 처해 있지는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신 씨는 ‘박근혜 위독설’을 흘리고 방송에서 “이런 상황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형집행정지라도 해서 재판을 받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등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박근혜 석방’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거의 매일 근거 없는 궤변으로 사실 왜곡 

이것만이 아니다. ‘5.18은 김정일의 작품’(3월 10일), ‘북한주민, 김정은과 못살겠다. 미국 제발 북폭해라!’(3월 9일), ‘문재인 트럼프에 이별 통보! 한미동맹 끝났다!’(3월 5일) ‘김정은 6월 사망설’(3월 4일), ‘북한체제 붕괴 위기! 김정은 트럼프의 함정에 빠졌다’(3월 9일)…….

신 씨는 유튜브 방송 <신의 한수>에서 거의 매일 또는 하루 걸러 교묘하게 사실인 것처럼 포장한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직접적이고 단정적인 제목을 뒷받침할 근거는 거의 없고 대담자로 출연한 사람의 정황이나 추론 형식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

▲ 상당수는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배치해 구독자를 끌어 모으는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예를 들어 ‘5.18은 김정일의 작품’이란 가짜뉴스는 신 씨가 탈북여성 이애란 씨를 출연시켜 대담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이 씨는 근거 없이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그럴 것’이란 식으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처럼 호도한다.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김일성∙김정일의 혁명 역사를 공부하잖아요. 거기에 ‘광주 인민 봉기’라고 북한에서는 이야기를 합니다. 수령님의 현명한 영도 아래 남조선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이 성과적으로 진행이 됐다는 내용들이 교과서에 쭉 나와 있어요. 그리고 또 뭐가 있냐 하면 북한은 건국되기 전부터, 사실은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대남공작을 해온 거예요. 적화공작을. ”

또 ‘북한주민, 김정은과 못살겠다. 미국 제발 북폭해라!’란 방송에서는 확인되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무책임하게 내보냈다.

“북한 주민들이 모이면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전쟁이나 확 일어났으면 좋겠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북한 공산 왕조가 망하길 바라는 거거든요. 전쟁에서 자기들이 이긴다고 생각하는 주민 정말 없습니다, 한 명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차피 굶어 죽으나 총에 맞아 죽어나 죽는 건 매한가지 아니겠냐. 그러니까 빨리  세상이 확 뒤집히길 간절히 바라는데 문재인이 계속 떠받혀 주니까 북한 주민들이 화가 나는 거죠.” 

‘삼성본사 해외이전설’로 경제개혁 발목 

언론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이 사실 확인을 통한 정확성 확보다.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고의로 조작했다면 어떤 주장을 펴도 설득력이 없고 그 주장은 뿌리부터 무너진다. 거의 매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는 신 씨가 확산시켜 지금도 재벌이나 극우세력이 재벌개혁에 저항할 때 국민을 협박하듯 흘리는 가짜뉴스가 ‘삼성본사 해외이전설’이다.

▲ '삼성 본사는 미국으로 공장은 베트남으로' 편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 압박 정책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업의 거점을 베트남과 미국으로 이전하려 한다’는 가짜 뉴스를 내보내 역대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신 씨는 2018년 10월 31일 ‘이재용 열받았다! 삼성 본사는 미국으로 공장은 베트남으로’라는 제목의 유튜브방송을 내보냈다. ’이재용 충격선언, 공장은 베트남 본사는 미국으로?’란 부제까지 시청자가 보면 삼성이 본사와 공장을 모두 해외로 내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막상 방송 내용은 제목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사실은 제시하지 않고, ‘이런 정황과 저런 상황이면 나라도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겠다’는 식의 주장만 늘어 놓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투자유인책으로 제의받은 내용을 열거하고, 이런 엄청난 혜택을 주는데 “여러분 같으면 가시겠습니까, 안 가시겠습니까”하는 식의 ‘유도성 주장’을 했다. 신 씨는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인도를 전략적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고 이 이야기가 미국을 전략적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인도가 IT강국이고 IT로 미래를 열어 나가려는 삼성은 인도 출신 인재로 가득한 미국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방송 내용 어디에도 삼성전자 본사 미국 이전이나 공장 베트남 이전에 관한 사실은 없이 “여러분 삼성전자 본사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옮긴다, 이거 거짓말 같습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라며 ‘삼성전자 본사 미국 이전’이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본사 이전에 관한 어떠한 방침이나 입장도 밝힌 바 없으며, 기자가 삼성 본사 홍보팀에 문의하자 “해당 유튜브 내용은 모두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답했다.

신 씨는 7년전 <독립신문>을 만들면서 “보다 정확한 내용을 취재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내용은 고사하고 진실을 외면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특정 정치세력의 전위나 대변자, 또는 기관지 구실을 하고 있다.

공정성커녕 편파보도로 가득한 <신의 한 수>

언론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공정성’이다. 초기 공정성 논의의 대표 학자인 스웨덴의 웨스터슈탈은 공정성을 ‘객관성의 하위 개념으로 논쟁의 사안에 관해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그 세력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균형 잡히고 중립적인 상태’라고 정의했다.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심의기준 제 4조(공정성)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주장, 공약 등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기사,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감정 또는 편견이 담긴 표현을 사용하는 기사 등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그러나 신 씨는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그 세력으로부터 분리되어 있어야 하는’ 공정성 부분에서도 아예 특정 정파와 세력에 완전히 가세해 대놓고 편파보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23일 방송한 ‘촛불 세력이 자유민주주의 적들!’에서 대담자로 출연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촛불시위와 집회’의 성격과 배경을 왜곡하고 폄훼했다.

“작년 촛불시위에 모인 대중은 그냥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나온 사람들이 아니고 조직화 된 대중들이죠. 그 촛불시위를 조직한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선동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죠. 특정 목적을 위해서. 거기에 부화뇌동해 국민 대표들이 나와서 같이 그런 선동을 증폭시킨다는 것은 대표들이 스스로 대의제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작년 1월 23일에 출범한 ‘한국 자유회’에서 저희들이 박근혜 탄핵은 반드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탄핵으로 간다고 얘기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의제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탄핵으로 갈 위험성이 매우 크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8명입니다. 8명이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정하는 것은 전체주의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선 볼 수 없는 것이죠.”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직접민주주의이고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민주주의다. 사회 규모가 커지고 다원화하면서 구성원 전원의 직접 참여가 불가능해지면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대의민주주의다. 직접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의민주주의를 흔든다는 말은 민주주의에 관한 기초도 모르고 펼치는 주장이다. 촛불집회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조직됐다는 주장은 당시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압도적인 비판 여론도 특정 목적을 갖고 조작한 것이란 말과 같다.

신 씨와 김 교수의 말은 박근혜 탄핵을 무효화하려는 일부 극우세력의 주장에 호응해서 그들에게 자기들 주장을 합리화하는 궤변성 논리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분명해 보인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모두 잃은 주장이고 보도이다.

▲ ‘촛불 세력이 자유민주주의 적들!’ 방송 장면. 신혜식 씨와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가 특정 목적을 갖고 조직화했다며 탄핵을 원천적으로 부정했다. ©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신혜식 씨는 최근 점점 더 과격하고 선정적인 어휘나 용어를 동원해 거칠고 공격적인 뉴스를 생산한다. 배경과 공간, 편집 방식 등을 기성 방송사처럼 재현하고, 정치인과 교수 등을 인터뷰하며 그럴듯한 뉴스처럼 꾸미고 주기적으로 영상을 업로드하는가 하면 광고까지 앞뒤로 붙어 있어 일반인에게는 형식을 갖춘 ‘꽤 볼만한’ 뉴스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그가 내보내고 있는 뉴스들을 보면 사실관계가 확실치 않고 객관성과 공정성은 찾아 볼 수 없는 것들로 넘쳐 난다.

‘김태우가 조국을 잡았다!’ (2월 20일)
‘5.18 역풍! 문재인 지지율 추락!’ (2월 20일)
‘김경수 전격 법정 구속! 문재인은 가짜 대통령?’ (1월 29일)

그가 방송을 통해 공격하는 대상은 전부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진보진영 사람들이다. 자유한국당이나 태극기시위 세력은 한번도 비판 대상에 오르지 않는다. 태극기집회 참석자 등 극우세력이 타도 또는 척결대상으로 지목한 인사들만 골라 공격하고 비판한다.

언론은 특정 정당이나 정파 세력에 구애됨이 없이 누구든 문제가 있거나 잘못을 하는 경우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해야 한다. 잘잘못과 상관없이 특정 세력의 목소리만 대변하고 반대편은 공격만 한다면 언론이 아니라 당보이거나 기관지다. 

수사나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들은 사실 위주로 보도하고 문제가 있을 때 합리적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 비판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다. 그럼에도 신 씨는 <신의 한 수> 방송을 통해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 ‘김경수 지사의 댓글 공작 의혹’ 같은 사건들을 두고 사실확인은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성 편파보도를 일삼고 있다.

신 씨는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우파인사들을 대거 출연시켜 그들만의 주장을 마음대로 펼치도록 장을 열어 준다. 이는 언론이나 언론인이 아니고 정당이나 정파의 기관지요 정당의 당원이라고 하는 것이 합당한 처우다.

▲ ‘나경원 미국서 충격받은 이유!’(2월 17일) 방송 장면.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 나경원 원내대표, 신혜식 씨, 원유철 의원. 신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의 출연자는 극우 또는 보수 인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거칠고 저급한 표현과 주장 난무

신 씨는 1998년 <안티 김대중>이란 웹사이트로 활동을 시작해 2000년에는 ‘민주참여 네티즌연대’란 보수우익단체를 만들어 인공기 화형식을 여는 등 일찌감치 언론인이 아니라 특정 세력의 행동대로 나섰다. 2002년에는 <독립신문>이란 극우 성향 인터넷신문을 만들고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과격하고 선정적인 기사들을 내보내왔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한번만 더 민족의 원수 김정일을 두둔했다간 네 머리에 총알을 박아버리겠다’며 감정 배설 식 패러디를 해 논란을 일으켰고, 2011년에는 방송인 김미화 씨를 ‘종북, 친노좌파, 반미’ 등으로 매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걸려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에는 ‘신은미와 황선의가 전국순회 토크 문화 콘서트에서 북한을 미화했다’며 인화물질을 폭발시킨 오 아무개(18) 군을 위한 보수단체 모금활동을 해 1340만 원을 모았다.

2015년 국회의원 총선 때는 대구 달서을지구에 출마한 김용판 새누리당 후보 선거 유세장에 가서 “우리는 인터넷 방송사이기 때문에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지원유세를 했다. 신 씨의 이런 행적은 정당의 당원이나 특정세력 구성원의 태도이지 언론인으로서는 피해야 할 자세이다.

사람은 대개 거짓말에 귀가 솔깃하다. 처음에는 의심하고 부정하지만 거듭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거짓말에 동의하고 사실인 양 받아들인다. ‘표현의 자유’란 미명 아래 ‘가짜 뉴스’가 계속 확산되는 원인이다.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과 기성 정치인까지 동원해 유튜브라는 거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짓 정보를 진짜인 듯 내보내고, 엄청난 광고 수익까지 챙기는 신혜식씨.

그는 2002년 <독립신문>을 창간하면서 “보수가 침묵하는 시대에 할 말을 하자는 심정으로 <독립신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할 말은 하겠다’며 시작한 그의 17년 언론활동이 그 수준이라면 양식있는 한국인 가운데 누가 그에게 ‘언론인’이라는 호칭을 붙이려 할까?

1896년 서재필이 창간한 <독립신문>은 영문판 <The Independent>도 발간했는데, 1986년 창간된 영국 <The Independent>를 90년 앞섰다. <독립신문>이 1899년 폐간되고 그로부터 120년, 한국 언론의 대다수는 독립은커녕 정파와 자본의 ‘식민지(紙)’가 됐다. 그중에서도 더 이상 누추할 수 없는 모습과 더 이상 해로울 수 없는 보도 태도를 보이는 일부 유튜브 매체들을 우리 사회는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까?


정권이 바뀌면 정부 영향권에 있는 매체들이 논조를 180도 바꾸는 사례를 수없이 보면서 시민들은 ‘언제 우리도 BBC 같은 공정한 언론을 갖게 되나’라는 염원을 품어왔다. 사실 언론 독립은 제도의 문제인 동시에 언론인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언론에는 저널리즘의 표준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채 언론인이나 이데올로그 행세를 하면서 언론을 망치거나 출세의 도구로 악용하는 이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기성언론은 비판의식과 윤리의식 부재 또는 동업자의식 때문에 미디어 자체비평과 상호비평을 피하려 한다. 성역 없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가 한국 언론을 망친 이들의 행적과 보도태도를 추적하고 고발하는 장기기획을 시작하는 이유다. (편집자)

편집 : 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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