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국 70개 지부 참여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정방송 복원과 조중동방송 광고직거래 저지를 위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언론노동자의 연대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언론노조 산하 112개 사업장 중 파업찬반투표를 한 70개 사업장에서 1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이명박 정권에서 무참히 짓밟힌 언론 현실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1만5천 여 언론 노동자들은 이제 침묵을 깨고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선다”고 말했다. 엄경철 KBS새노조 위원장은 “조선 동아 중앙 등이 만든 종편이 약탈적 광고영업을 시작하면 지상파 방송의 기자와 PD들도 광고영업에 떠밀리고 결국 저널리즘이 훼손될 것”이라며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경남도민일보 등 각 언론사 지부장들도 결의발언을 통해 조중동 방송의 광고 직거래를 막는 미디어렙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무한 광고 경쟁으로 언론시장이 황폐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조준상 사무총장 등 노동•시민단체 대표들도 정부의 눈치를 보는 방송사 경영진이 비판적 프로그램의 방영을 막고, 이른바 ‘소셜테이너법’ 등을 통해 비판적인 출연자를 퇴출시키는 등 현 정부에서 언론자유와 방송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경남도민일보 노조원들은 회사차원에서 신문을 하루 휴간하고 출정식에 나와 참가자들의 환호와 격려를 받았다. 경남도민일보는 조중동 방송의 광고 직접 영업이 허용될 경우 무엇보다 지역신문들이 가장 먼저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인식아래 23일자 신문에 ‘파업 특보’를 함께 배달하고, 24일자 신문을 휴간한 채 투쟁에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언론노조 총파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민주언론실천시민연합 등 3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노조 총파업 지지 연대회의’는 출정식 하루 전인 22일 언론노조 총파업 기자회견장에서 성명을 내고 “조중동 방송에 무한 특혜를 주려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나라당을 심판하기 위해 언론노조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번 총파업 과정에서 언론계 현실을 시민들에게 자세히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과 29일에는 각각 서울 신촌, 홍대 및 명동에서 ‘100명의 김인규, 김재철을 찾아라’는 제목의 지역별 행사를 열고, 25일 저녁 7시 광화문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언론자유 문화 토크 콘서트’를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의 사회로 연다. 이날 행사에는 김여진, 강산에, 커피머신, 이한철, 좋아서 하는 밴드 등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