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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두발 자유화’, 제천도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8.11.09  20: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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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기자학교] 김민아(의림여중1)·연지윤·조은빈(제천여중1)·강민성(제천동중1)·박정화(교사) 기자

지난 9월 2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중고교생 두발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두발 자유화는 학생인권조례에 명시돼 있다”며 “두발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 결정권 영역에 해당하며, 기본적 권리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두발 길이뿐 아니라 염색이나 파마 등 두발 상태도 학생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 교육감은 “아침이 설레는 학교 만들기의 연장선으로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를 선언하고자 한다”며 “학교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 MBC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학생생활규정(학교 규칙)의 개정사항에 포함하도록 각 학교에 요청했다.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가 설문조사, 토론회 같은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학교 규칙을 개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두발 자유화’에 대한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학생들 생각보다 교사와 학부모들 의견이 더 크게 반영된다면 학교들이 시행하고 있는 두발 규정은 크게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두발 자유화’와 관련해 대도시도 시골도 아닌 중소도시 충북 제천의 중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두발 자유화’ 학생들은 대부분 ‘찬성’

학생들이 흔히 사용하는 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에서 충북 제천시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 176명 중 145명이 ‘두발 자유화’에 찬성했고 31명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전체 학생의 80%가 넘을 정도로 대부분 학생들은 ‘두발 자유화’에 찬성했다.

제천여중 오유진(1학년) 양은 “머리가 다 똑같이 ‘귀밑 단발’이면 누가 누군지 모를 것 같다”며 “각자 자기 개성대로 꾸미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강주희(1학년) 양 또한 “학생들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싶다”며 서울시교육청의 ‘두발 자유화’ 발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 중학생들은 각자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두발 자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제천여중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학교는 두발 길이를 학생 자율에 맡기고 있으나 염색이나 파마는 ‘웨이브를 넣지 않은 볼륨 매직’ 또는 ‘C컬 펌’만 허용한다. © 제천여자중학교

‘학생은 학생다워야’ 학부모는 모두 반대

대부분 중학생들이 ‘두발 자유화’에 긍정적인 것과 달리 학부모들은 ‘두발 자유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동중 학부모라고 밝힌 이현정 씨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는데 염색과 탈색을 하게 되면 성인인지 학생인지 구분 짓기 힘들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제천여중 학부모인 김영수 씨 역시 “학생들이 탈선할 위험도 있고,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데 (두발 자유화가 되면) 외모를 가꾸는 데 시간과 돈 낭비를 하게 될 것”이라 걱정했다. 외모 가꾸기에 한창인 중고등학생들에게 완전한 자율권을 부여하면 아직 자기 통제력이 약한 학생들이 시간뿐 아니라 돈까지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 대 ‘학생들 건강 해로워’

학교에서 직접 학생들의 두발을 규제하는 선생님들 의견은 어떨까? 제천여중 선생님 7명에게 설문을 받아보니, 3명은 찬성, 4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혜 과학선생님은 “두발 규정이 있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머리 길이, C컬펌 허용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은 지금도 학교에서 허용하고 있다”며 “시대 흐름에 맞추어 (학생들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는데 학교가 굳이 규정을 두어 제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리 ‘두발 자유화’가 된다 해도 강한 염색이나 파마를 하려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할 거라는 얘기다. 윤진향 기술가정선생님과 서경화 정보선생님도 학생들의 자유의지와 개성 표현 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답했다.

   
▲ 의림여중 학생들이 교장선생님과 함께 웃으며 손가락 하트를 짓고 있다. 이 학교는 두발 길이를 블라우스 아래 깃선으로 제한한다. 머리 모양을 변형하거나 염색과 파마를 하는 것은 금한다. © 의림여자중학교

하지만 학생들이 학업보다 외모 관리에 시간을 많이 쓸 것이라 우려하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박용원 수학선생님은 “현재도 기회가 되면 학생들이 염색과 파마를 하는데 자유화하면 학업보다 몸 치장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염색이나 파마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이 학생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미연 한문선생님은 “염색이나 파마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약품은 어른한테도 해로운 경우가 많아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며 ‘두발 자유화’를 우려했다.

‘두발 자유화’로 소외될 수 있는 학생들 

대부분 학생들이 ‘다양한 개성 존중’이라는 이유로 ‘두발 자유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두발 자유화가 학교에서 실시되면 오히려 소외되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 학생들은 파마를 하고 싶어도 못 할 텐데 취약 계층 학생들은 ‘소외감’이나 ‘박탈감’ 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소외감이나 박탈감은 학교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두발 자유화’는 문제될 수 있다.

내토중학교 권민지(1학년) 양은 “두발자유화를 실시하면 학교가 학교 같지 않을 것 같다”며 학교 분위기가 문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발 자유화’를 반대하는 다른 학생들 또한 외모 가꾸는 데 들어갈 비용을 고려하면 완전한 자율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두발 규정 마련해야

‘두발 자유화’와 관련한 간략한 사회조사를 실시해보니 농촌을 끼고 있고 저소득계층도 많은 제천 지역의 특성상 ‘두발 자유화’를 시행하려면 서울과는 또 다른 배려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완전한 ‘두발 자유화’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하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두발 규정이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 간의 소통을 통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 취재·첨삭지도: 박지영(단비뉴스 환경부장), 이봉수(단비뉴스 대표)


사단법인 <단비뉴스>는 제천교육지원청·행복교육추진단·생태누리연구소와 함께 9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토요일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서 제2기 행복기자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미디어 제작 체험을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미디어와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진학과 진로 모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설됐습니다. 이제 그 결과물들을 <단비뉴스>에 연재하니 그들의 눈에 비친 학교와 한국 사회를 기사나 영상으로 확인하세요.(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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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반수현 PD

김민아 연지윤 강민성 조은빈 박정화 기자 melonmelon91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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