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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방송기자 된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

기사승인 2018.11.08  1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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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흔든 책] 김문환 ‘TV뉴스 기사 작성법’

“아니, 제가 어떻게 방송기자 하겠어요?”

내가 언론사 시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 방송사에서 일하던 지인이 “신문과 방송 중 어느 쪽을 선호하냐”고 물었다. 나는 대구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같은 경상도라 해서 사투리가 똑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구는 앞쪽에, 부산은 뒤쪽에 강세가 실려 정반대다. 부산 친구들과는 대구 사투리로, 대구 친구들과는 부산 사투리로 말할 때도 있다. 그 반대로 말할 때도 있어서 나도 모르게 정체불명의 사투리를 구사하기도 한다. 이 책에도 언급돼 있지만 사투리 중에 가장 고치기 어려운 것은 경상도 사투리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투리를 고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팁이 여기에 있어 반가웠다.

   
▲ 저자가 현장 기자로 뛰면서 익힌 오디오 발성법과 기사 작성법을 초심자들도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 커뮤니케이션북스

방송기자의 세 가지 핵심 자질

이 책에서 말하는 방송기자로서 중요한 자질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 오디오 능력을 꼽는다. 좋은 음색보다 중요한 것은 '인토네이션(intonation, 억양·발음)'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리포트 작성 능력이다. 1분 20초 안팎의 리포트에 영상과 기타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섞어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신문기자와 마찬가지로 ‘저널리스트’ 구실을 하는 것은 맞지만, 결정적 차이는 결국 ‘영상’이기 때문이다. 신문기자는 말로 전달하지만 방송기자는 영상으로 ‘효율적 말하기’를 해야 한다. 마지막은 간결한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 능력이다. 이 세 가지 자질을 통해 이 책은 효과적인 오디오 발성법과 기사 작성법을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리포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각종 사건사고와 자연재해, 집회, 발표 등을 포괄하는 발생기획 기사와 사회 각 현상이나 풍조 등을 인지해 리포트로 만든 스케치, 르포 기사다. 현장 사례로 시작해 전체 실태로 확장하고 이를 통해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대안(전망)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한 마디로 리포트의 구성이다. 즉 ‘도입부-전개부-심화부-결론부’의 흐름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실제 첨삭을 통해 제작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만드는 <단비뉴스> TV뉴스 리포트를 통해 어떻게 흐름을 잡아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학생 기자가 쓴 원문과 첨삭본을 제시해, 초심자들이 하기 쉬운 실수와 보완해야 할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 TV뉴스는 크게 리포트와 스트레이트 기사로 나뉜다. <단비뉴스>에 실린 TV뉴스 리포트를 보면 김문환 교수가 어떻게 뉴스 제작을 지도하는지 엿볼 수 있다. ⓒ 단비뉴스

보도자료와 현장취재를 TV뉴스로 만드는 법

기본적으로 앵커 낭독용 뉴스인 스트레이트 기사는 통신사가 보내온 신문용 기사 또는 보도자료를 방송용으로 고치거나, 자료 없이 현장에 나가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리포트와 달리 스트레이트는 정보 위주 문자 뉴스이니 리포트와 또 다른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에도 요령이 있다. 첫 문장에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둘째 문장에는 육하원칙을 바탕으로 개요를 자세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셋째 문장부터는 중요 정보 순으로 전달하면 된다. 신문 기사의 ‘역피라미드’를 생각하면 쉽다.

그러나 막상 방송용 스트레이트 기사를 써보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스트레이트 기사의 구체적 첨삭 과정도 이 책이 제시한다. <연합뉴스>나 보도자료 원본을 제시하고, 그를 통해 학생 기자가 쓴 초고와 저자의 첨삭본이 차례로 등장한다. 원고를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를 자연스레 고민하게 한다. 또 검찰, 법원, 재난, 집회, 발표,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소스의 보도 자료와 현장을 구분해 그에 따른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 방법을 한눈에 접할 수 있다.

책 전편에 숨어있는 알토란 같은 디테일

“사투리에 말주변조차 없어 방송기자는 꿈도 꾸지 못하고 신문사에 들어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방송 기자가 될 수 있었는데’라는 헛된 공상과 ‘그땐 왜 이런 좋은 책이 없었지’라는 원망이 생긴다.”(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이런 책이 일찍 나왔다면 자칫 방송기자 ‘봉샘’을 볼 수 있을 뻔했다.

내가 방송기자로 자신 없어 하자 그 지인은 내게 “성량과 톤이 좋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응원했다. 그 말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 보면 내게 큰 용기를 준 말이었던 것 같다. 나처럼 사투리로, 또는 방송용 기사 쓰기의 어려움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서평을 길게 쓰는 것보다 그게 더 유익할 듯 싶다. 방송기자는 특히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알토란처럼 영양가 높은 디테일이 이 책에 담겨있다. 내가 책을 읽고 받은 용기를 미래의 독자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편집 : 장은미 기자

장은미 기자 josinrunmi@naver.com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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