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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토끼를 이기는 동화는 허구다

기사승인 2018.10.14  14: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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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사전] ‘소득’

   
▲ 고하늘 PD

"하늘아, 너는 거북이 같은 사람이 돼야 해." 어머니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내게 한 말이다. 빠르지만 오만한 토끼는 자기 실력만 믿고 경기 중 낮잠을 자다, 느리지만 성실한 거북이에게 지고 만다.

나는 거북이처럼 살려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달렸다. 하지만 지금 나는 거북이가 아닌 토끼 같은 삶을 산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토끼처럼 빠르게 달리지만 거북이를 이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아무리 토끼처럼 빨리 달려도 집을 가진 거북이를 이길 수 없다. 자만하지 않고 성실히 달려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조금 형편이 낫다면 주인 손에 길드는 '집토끼' 신세 정도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1순위가 일하는 직업이 아닌 놀고먹는 건물주라고 한다. 건물주와 신을 합쳐 부르는 '갓물주'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열심히 살아도 내 집 한 채 구하기 힘든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건물이 소득을 만들어내는 수단이 되어 부를 대물림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이 말도 옛말이다. 건물주는 일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산다. 이런 불로소득은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소득 양극화를 심화한다. 정부는 해결책으로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담은 9.13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를 '세금폭탄'이라 비난하면서 일부 국회의원은 종부세 완화를 뼈대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 한국 사회에서는 아무리 토끼처럼 빨리 달려도 집을 가진 거북이를 이길 수 없다. ⓒ DAUM

<뉴스타파>가 2018년 국회의원 재산공개내역을 분석한 결과 현직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83명이 종부세 과세 대상이었다.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이 42명으로 가장 많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16채나 가지고 있어 논란이 됐다. 국회가 부동산 기득권 집단이나 다름없는데 '내 세금폭탄' 맞을 짓을 하려 할까?

9.13부동산 대책보다 더 강한 정책이 필요하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프레시안>에서 '부동산 불로소득의 확대는 건물을 소유하지 못한 하위계층의 소득이 상위계층으로 이동하는 소득분배 악화를 심화한다'며 '중요한 것은 불로소득 차단 및 환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열심히 사는 토끼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을 가능케 하는 규칙 마련이 시급하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편집: 이민호 기자

고하늘 PD gosky07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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