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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공정의 역습을 막아라

기사승인 2018.08.16  18: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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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비발언대] 손준수 기자

   
▲ 손준수 기자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밝힌 국정철학이다. 촛불시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지만, 그들과 철학이 어긋날 때마다 높았던 지지율은 급락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공정한 경쟁 과정을 거치지 않고 취해진 조처에 여론은 등을 돌렸다. 최근에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거진 영세자영업자와 노동자 간의 갈등, 미진한 경제성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임금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어려움, 최저임금과 큰 차이 없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급여 등은 기회와 과정, 결과의 불공정을 드러냈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을의 갈등을 키우는 이유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추구해왔다. 정부는 노동자와 농민을 저임금, 저곡가 등으로 희생시켜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반면 기업에는 정책 개입을 통해 기업대출 확대, 법인세 인하, 고환율 유지 등의 혜택을 베풀었다. 대기업의 과실이 자연스럽게 분배될 줄 알았지만,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만 커졌다. 덩치가 커진 대기업은 골목상권으로 들어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늘렸다. 이들은 가맹비와 물품구매 강요 등으로 점주를 압박했다. 그 결과 영세자영업자와 노동자의 돈은 대기업 금고로 들어가는 구조로 굳어졌다. 임금인상과 소비활성화가 이루어져도 이익은 대기업이 독점함으로써 국민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에 경제성장의 마중물은 낙수도, 분수도 되지 못하고 고인물이 되고 말았다.

   
▲ 문재인 정부의 정책 성공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서 올 것이다. ⓒ 청와대

고인물은 썩기 전에 흘려 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기능 강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담 스미스는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각자 이익을 위해 가격을 조정하면서 생산과 소비를 효율화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대기업이 골목까지 들어와 시장기능을 방해하는 구조다. 대기업 진입을 봉쇄하는 조처는 시장경제의 기본적 자유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가맹점끼리가 아니라,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경쟁하는 구조로 탈바꿈시키는 걸 현실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맹점이 본사의 강요된 구매가 아니라, 시장에서 자유롭게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고,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 시장의 독점과 담합을 감시한다면, 공정성이 유지되는 효과도 따라온다.

한국사회에서 ‘공정’이 중요해진 이유는 그동안 ‘불평등’한 정책 개입의 영향이 크다. 재벌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으로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는 심해졌다. 그 결과 자신의 노력으로 온전한 보상을 받기 어려워진 자영업자와 개인은 출발선과 규칙, 과정에 집착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를 증대해 소득주도성장을 달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불합리한 경제구조 속에서 공정의 역습을 당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개혁을 먼저 단행해야 한다. 기득권층의 저항이 있을지라도 국민 절반 이상이 지지한다. 촛불의 외침에 귀를 막지 말고 다시금 응답해야 한다.


편집 : 조현아PD

손준수 기자 danbi@danbinews.com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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