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임의 문답쇼, 힘] 소설가 김진명

“트럼프 머리엔 돈밖에 없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머리를 (돈 얘기로) 꽝 때려 줘야 합니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 노동력을 도와주면 중국이 생산할 수 있는 모든 걸 북한이 더 잘 생산해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 거기서 번 돈은 모두 미국산 생산재를 구매하는 데 쓰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 미국 제조업도 살아나고 대중 적자도 없애고, 트럼프가 미국민에게 했던 공약을 완수할 수 있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싸드>, <미중전쟁> 등 누적판매량 1500만여 권의 소설을 쓴 김진명(60) 작가가 17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남북관계와 미·중 패권경쟁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희망적 기류가 형성됐지만 미·중·일·러 등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남북관계가 덫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에는 군사력 증강 명분인 북핵문제가 완전 해소되는 것을 원치 않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개방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부각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신이 나서 이를 돕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한 ‘단물’ 빨아먹고 내팽개칠 수도

▲ 김진명 작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개방과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연동하는 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군사력에 의존하는데, 군사력 증강에는 북한이라는 ‘악동’의 존재가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북핵 문제가 풀려버리면 군수산업이 와해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승리 등) ‘단물’만 빨아먹고 북한을 내팽개칠 수도 있어요. 따라올 수 없는 ‘어려운 숙제’를 계속 주는 거죠. 그렇게 안 되려면 북한개방으로 미국이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북미교역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협정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김 작가는 북미 무관세교역협정으로 안정적 대북투자환경이 조성되면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광속’으로 북한투자에 나서, 개성공단 1천개 이상이 만들어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 북한의 군 병력까지 대거 노동력으로 전환돼 진정한 평화가 온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과거처럼 핵 포기와 경제지원을 단계적으로 주고받는 방식은 중국에 북한을 넘겨주는 결과를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북투자를 망설이는 동안 중국이 전격적으로 북한 경제를 장악, ‘재주는 곰(한·미)이 넘고 돈은 왕서방(중국)이 챙기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중국은 남북통일이 되면 광화문 촛불이 천안문으로 ‘직수입’돼 공산당 체제를 위협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경제를 장악하면 미중 갈등으로 남북 간에 대리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북한의 핵 포기와 북미 경제협력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남용·부동산투기 이명박 구속은 사필귀정”

▲ 김진명 작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검찰에 이 후보의 부동산투기의혹 수사를 촉구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 전 대통령을 ‘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지난 2007년 발간된 소설 <킹메이커>를 통해 BBK사건(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주가조작 사건)을 다뤘던 김 작가는 이 전 대통령의 권력남용과 부동산투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적 이해를 추구하는 데 남용했으니 구속된 것은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며 “특히 평생 빌딩매입 등 과도한 부동산투기로 돈을 모은 부분도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대선 직전인 2007년 7월 서울중앙지검에 이 전 대통령의 부동산투기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일도 있다.

김 작가는 “부동산투기로 땅값, 집값, 임대료를 올린 사람들은 젊은 세대와 저소득층을 고통스럽게 만든 것은 물론 아이들의 미래까지 박탈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해야 큰 글이 나온다"

▲ 김진명 작가는 다독과 사색의 힘을 이야기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김 작가는 이날 방송에서 학창 시절 교과서 공부 대신 ‘잔인한 독서’라고 할 만큼 책읽기에 빠졌던 경험을 회고하며 ‘다독’과 ‘사색’의 힘을 역설하기도 했다. 중고시절에는 수업 중에도 교과서 대신 철학서 등을 읽었고, 대학 때는 도서관 문이 열리는 시간에 들어가 문 닫을 때까지 책에 파묻혀 살았다고 한다. 다방면에 걸친 독서를 통해 세상의 이치와 지혜를 자연스럽게 깨닫는,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큰 글은 손이나 재주로 쓰는 게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고, 세상을 향해 토해내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을 향해 토해내고 싶은 뭐가 있으려면 내면적으로 굉장히 깊어져야 한다”며 “그래서 중요한 게 먼저 많이 읽고 사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방송 SBSCNBC는 2월 22일부터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 2018년 시즌 방송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방송 영상과 주요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

편집 :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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