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의 무장정치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4개월 넘게 가자지구에서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쟁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권력을 잡은 2006년 이후 벌어진 5번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중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이 되어가고 있다. <단비뉴스>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가자지구 보건부, 유엔, 이스라엘 정부 등에서 발표하는 여러 통계를 분석해, 이번 전쟁의 여파와 현재 상황을 종합했다. 이스
대만 남쪽에 있는 타이난시(臺南市)는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타이난시 산화역에서 20분 동안 버스를 타고 달리면 자연에 둘러싸인 한 캠퍼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캠퍼스는 한적한 시골에 위치해 있다. 예술대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학교 곳곳에 학생들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이 학교가 여느 예술대와 다른 점이 있다. 단순한 ‘예술작품’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경영을 할 수 있는 ‘예술행정’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5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예술행정학은 1960년대 후반 미국 대학들이 관련 학과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단비뉴스>가 전국 곳곳의 ‘거점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이하 ‘거점 센터’)를 직접 취재한 결과, 9개 거점 센터 모두 내년부터 운영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35개 ‘소지역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이하 ‘소지역 센터’) 가운데 대다수도 일부 직원을 해고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정부가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 지원비를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이들 센터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그 전국적 실태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취재팀이 지난 9월부터
‘산업폐기물’은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폐기물이다. 일상생활에서 보통 종량제 수거용 봉투로 배출하는 폐기물은 ‘생활폐기물’이다. 병원에서 나오는 의료폐기물처럼 환경이나 인체에 해로운 폐기물은 ‘지정폐기물’이다. 2021년에 환경부가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을 보면, 전체 폐기물의 88.5%는 건설폐기물과 지정폐기물을 포함해 민간에서 처리되는 산업폐기물이다. 공익법률센터 농본과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전체 폐기물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의료폐기물 관리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포항과 고령, 청주, 예산, 완주, 강릉, 양양, 화성, 평택 등 전국의 폐기물처리시설 피해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모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2019년 의욕적으로 ‘국민동의청원’ 제도를 도입한 국회가 청원 상당수를 심사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에 규정된 청원 심사 의무는 물론 국회법에 규정된 심사 기간도 무시하고, 수년째 심사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청원이 절반 이상이었다.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심사 기간 연장 요구서를 규정보다 뒤늦게 제출하거나 아예 연장 요구조차 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둔 경우가 많았다.<단비뉴스>는 21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3년 동안 접수된 국민동의청원의 진행 상태를 분석했다. 이 기간 접수된 심사 기간 연장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전북대학병원 입구 정류장에서 10여 분 걸으면, ‘책’이라고 적힌 작은 간판이 보인다. 입구에는 ‘위로와 공감의 책방, 잘 익은 언어들’이라는 서점 이름이 적혀 있다. 1층에는 서점, 2층에는 창작 스튜디오가 있다는 안내글도 적혀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베스트셀러부터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한 책이 눈에 들어온다. 책장 곳곳에 책을 추천하는 이유가 적힌 메모가 놓여 있다. 평상시 이곳은 작은 서점이지만, 때로 전시장이나 행사장으로 변모한다. 책방지기인 이지선(47) 씨가 꾸미고 관리한다. 인후동에서 ‘잘 익은 언어
지난 22일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지난 7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미호천이 집중호우로 넘치면서 궁평2지하차도가 물에 잠겼다. 모두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경찰과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국정감사도 열렸지만 진상 규명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관계기관들의 모습에 참사로 유족들과 생존자들은 힘을 합쳐 사람들 앞에 섰다. 이들은 100일 동안 어떻게 버티고 있었을까. 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100일에 대해 들었다.7월 15일,
전편: ①14살, 한국에 처음 발 디뎠다전편: ②원치 않는 이별을 경험한 가족, 한국에서 모이다 “‘순수’ 한국인이요?”한국인 친구가 있냐는 취재팀의 질문에 지민호(20) 씨는 중국어로 되물었다. “없어요. 여기서는 불가능하죠. 여기에 선생님을 제외하고 한국인이 아무도 없잖아요. 건너 건너 아는 한국인은 딱 한 명 있어요. 친구의 친구. 그 애는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민호 씨는 막대사탕을 문 채 말했다. 작년 여름 한국에 들어온 민호 씨는 현재 ‘남북사랑학교’ 고등부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남북사랑학교’는 탈북 배
전편: ①14살, 한국에 처음 발 디뎠다지난 8월 9일 오전 8시,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진은광(14) 군이 나왔다. 방학이지만 검정고시 보충 수업이 있어 학교에 가는 길이었다. 호텔에서 룸메이드(호텔에서 손님들의 객실을 정리·정돈하는 일)를 하는 부모님은 이날 은광 군보다 한 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은광 군은 탈북민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를 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이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태어나 살다가 7살에 한국에 들어왔다. 지난 2년 동안 은광 군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에 있는 ‘남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들이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북한이탈주민은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이 있거나, 탈북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겪었기 때문에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매우 꺼린다. 그들의 자녀의 신분을 노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약 한 달 동안의 설득 끝에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 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중 11명을 심층 인터뷰했다.설문조사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동안 탈북민 대안학교, 탈북민 교회(담임 목사가 탈북민이거나
대만의 역사가 시작된 타이난시(臺南市) 타이난역에서 북쪽으로 약 한 시간 동안 열차를 탄다. 신잉(新營)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 30분을 더 간다. 창밖 건물들의 높이가 낮아지고 모습은 낡아진다. 버스는 대만의 1호 국도인 ‘중산 고속공로(中山高速公路)’를 가로질렀다. 그렇게 타이난시 옌슈이구(鹽水)에 도착한다. 도로를 중심으로 양 옆에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달을 닮은 항구, 옌슈이17세기 네덜란드는 타이난시를 중심으로 대만을 지배했다. 38년 후, 명나라 정성공(鄭成功) 장군이 이들을 쫓아내고 동녕국(東寧國)을 건국했다. 이때
취약계층에 대한 미용 서비스는 주로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미용 봉사장을 여는 형태로 제공된다. 동네 미용실이 인력을, 복지시설이 공간을 제공한다. 그런데 미용 봉사가 주로 복지시설에서 진행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은 소외되고 있다. 신체장애로 시설 방문이 어려운 노인들은 스스로 머리를 자른다. 미용 서비스가 봉사자의 자발성에 의존하면서 프로그램이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지난 5월 10일은 서울시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의 3주기였다. 최 씨는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북구노동인권네트워크는 지난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아파트 경비원의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3주기 추모주간 캠페인을 진행했다.최 씨 사고를 계기로, 관련 법 개정은 신속히 이뤄졌다. 일명 ‘경비원 갑질 방지법’이라 불리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2021년 10월부터 시행됐다. 경비원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정해, 법에서 정하지 않은 허드렛일을 시킬 수 없도록 보호한다는 취지였다.그럼
지난 2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생성형AI는 인쇄술 이후 최대 지적혁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생성형AI는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AI의 확산으로 10년간 세계 경제 GDP 기준으로 7% 성장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챗지피티가 MBA, 의사 면허시험, 변호사 시험을 높은 성적으로 통과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보면서 앞으로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본격적인
“재작년부터 희한하게 벌이 없어지는 거예요. 벌통 350개 중 30개만 남았어요. 7000만 원은 손해 봤을 거예요”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면에 있는 한 양봉장에서 양봉업자 홍공진(68) 씨의 말이다. 월남전에 파병됐던 홍 씨는 한국에 돌아온 후 같은 자리에서 35년째 양봉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꿀벌을 90% 넘게 잃었다. 지난 3월 월동기가 끝난 뒤 확인해 보니, 꿀벌은 밖에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벌통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베테랑 양봉업자인 홍 씨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홍 씨는 죽은 꿀벌을 가지고 제천시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 심지어는 초·중·고를 통합해서 운영하는 학교들이 있다. 이른바 ‘통합운영학교’다. 통합운영학교 중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한 초·중학교는 전국에 60개교가 있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와 달리 초·중학교는 학교급에 따라 교원자격제도가 다르다. 현행법상 교원자격이 다른 교원은 교차지도가 불가능하고, 교육과정도 달라 통합교육이 어렵다. 초·중 통합운영학교의 교육과정 통합을 위한 정책 마련은 답보 상태다. 학교를 통합할 수 있는 근거는 만들어 놓고 통합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는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상(上) : 전 세계 사실 추적꾼들이 서울에 모인 이유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글로벌 팩트 10’(Global Fact 10)이 열렸다. ‘글로벌 팩트’는 전 세계 ‘팩트체커’(fact checker·사실 확인자)가 모여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컨퍼런스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은 ‘글로벌 팩트 10’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팩트체크센터와 국제팩트체킹연맹(IFCN) 공동 주최로 열렸다. 미국의 비영리 언론 연구소인 포인터연구소 산하에 있는 국제팩트체킹연맹은 전 세계 팩트체커를 연결하